[노영우의 스톡피시] 시장이냐, 트럼프냐 … 워시가 써낼 답안은

노영우 전문기자(rhoyw@mk.co.kr) 2026. 9. 1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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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시험을 볼 때 어려운 문제는 미뤄놓고 시험시간 내내 고민하다가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기 직전 답을 써낸 경험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케빈 워시에게는 9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그런 자리다.

워시가 이끄는 연준은 그동안 기준금리는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시장과 트럼프 사이에서 다소 기계적인 균형을 잡는 모습으로 비쳤다.

워시가 시장과 트럼프 사이에서 어떤 답을 고를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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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 FOMC에 세계가 주목
트럼프는 인하 압박하지만
美국채금리 이미 고공행진
인상땐 긴축 압력 커지고
동결땐 물가대응 신뢰 흔들
딜레마 빠진 워시 선택 촉각

학창 시절 시험을 볼 때 어려운 문제는 미뤄놓고 시험시간 내내 고민하다가 시험 종료를 알리는 종이 울리기 직전 답을 써낸 경험이 있다. 조금이라도 생각을 더해서 정답을 골라보려는 안간힘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케빈 워시에게는 9월 15~16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그런 자리다. 지난 5월 취임 후 고민을 거듭해왔던 미국 기준금리와 관련한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시점이기 때문이다. 시간을 더 끌기에는 연준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지 않다.

워시 의장은 취임 때부터 '매파'와 '비둘기파' 논란을 불러왔다.

그의 과거 이력을 보면 매파다. 그는 벤 버냉키 전 의장이 주도한 2차 양적완화에 강하게 반대했고, 결국 임기를 7년 가까이 남겨둔 채 연준 이사직까지 던졌다. 또 '인플레이션은 가장 역진적인 세금'이라고 주장하며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이미지도 남겼다.

반면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선택한 인물이다. 트럼프는 11월 그의 운명을 좌우할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선거에 큰 악재가 될 것이란 생각에 연일 금리를 인하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연준 입장에서는 이런 정치 상황이 부담스럽다.

워시가 이끄는 연준은 그동안 기준금리는 동결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등 시장과 트럼프 사이에서 다소 기계적인 균형을 잡는 모습으로 비쳤다. 워시가 향후 금리를 예고하는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도 사실상 폐지하면서 기준금리 경로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런 연준에 대한 시장과 트럼프의 인내는 한계에 다다른 모습이다.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출로 돈이 많이 풀릴 것이라는 예상에,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미국 물가는 연준 목표치인 2%를 훨씬 웃돈다. 재정과 물가 불안이 반영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워시의 취임일인 5월 22일 4.57%에서 9월 13일에는 4.95%로 0.4%포인트가량 올랐다. 미 국채 3개월물 금리도 같은 기간 3.67%에서 4.02%까지 상승했다. 시장이 연준보다 먼저 움직이며 기준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다른 한편에서 트럼프는 연준을 한층 더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는 "금리를 내리라. 그러지 않으면 대미 무역흑자국과의 교역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선거를 앞둔 트럼프는 갈수록 조급해지고 있다.

연준은 시장의 기대와 트럼프의 요구가 충돌하는 상황 속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 이상 시간을 끌면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파장은 만만찮을 전망이다.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긴축 흐름이 한층 강해질 것임을 알리는 신호탄이 된다. 금리 인상을 저울질하는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워시와 트럼프 간 긴장 관계가 심화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2018년 트럼프 집권 1기 중간선거 직전인 9월에 제롬 파월 전 의장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트럼프와의 사이가 급격히 악화됐던 역사가 되풀이될 수도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시장은 연준의 독립성이 트럼프의 입김에 심각하게 훼손됐다는 평가를 내릴 것이다. 워시는 1970년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압력에 밀려 인플레이션 대응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아서 번스 전 의장의 오명을 뒤집어쓸 수도 있다. 금리 동결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면 시장에서는 오히려 장기금리가 올라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한층 더 커질 수도 있다.

9월 FOMC의 관전법은 단순하다. 워시가 시장과 트럼프 사이에서 어떤 답을 고를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가 써낼 답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이 또 한 차례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

[노영우 부국장·디지털혁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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