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개발 늦추자는 美 빅테크…WSJ “중국만 웃는다”

미국 주요 인공지능(AI)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은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 같은 움직임이 기존 선두 기업의 독점을 굳히고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미국의 우위를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13일(현지시간) '위대한 AI 속도 조절?'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AI 기업 최고경영자들의 속도 조절 요구가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왔다며 그 배경과 목적을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AI 통제 필요하지만 규제가 독점 키울 수도"
WSJ은 오픈AI 모델들이 오픈소스 AI 공유 플랫폼인 허깅페이스를 무단 공격한 사례를 언급하며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행동하는 AI에 대한 우려 자체는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업들이 자발적인 속도 조절을 제안하는 데에는 정부의 강제 규제를 피하려는 계산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AI 기술이 위험하다고 판단한다면 기업 스스로 개발 속도를 늦추면 되는데, 이를 위해 외부 규제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WSJ은 특히 정부 규제가 기존 대형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해 후발 업체의 진입을 막는 '규제포획' 가능성을 경계했다.

"미국 멈추면 중국은 기다리지 않을 것"
WSJ이 더 큰 위험으로 꼽은 것은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이다.
미국 기업들이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추더라도 중국이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미국을 따라잡을 기회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최첨단 AI 기술의 주도권을 잃을 경우 AI를 활용한 생화학 무기 등 안보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도 약화할 수 있다고 사설은 주장했다.
WSJ은 스스로 학습하고 발전하는 AI가 가져올 위험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막으려다 미국의 기술 주도권을 중국에 넘겨주는 결과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