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대신 LPDDR 쓴다…세미파이브, 500㎟ AI 추론칩 양산
세미파이브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활용한 인공지능(AI) 추론 가속기 대규모 양산에 들어갔다. HBM(고대역폭메모리) 대신 저전력 D램을 쓰는 구조로 전력 효율을 높인 제품이다.

베르다는 거대언어모델(LLM) 등 AI 추론 연산에 특화된 가속기다. 챗GPT처럼 완성된 모델이 이용자 질문에 답을 만들어내는 추론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반도체로, 데이터센터에서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연산을 겨냥했다.
아키텍처 측면에서는 HBM 대신 LPDDR(저전력 D램)을 사용해 LLM 추론에서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통상 AI 가속기는 대역폭 확보를 위해 HBM을 탑재하는데, 추론 영역에서는 학습 대비 요구 대역폭이 낮아 저전력 메모리로 대체하는 설계가 가능하다.
칩 크기도 눈에 띈다. 면적이 500㎟를 넘는 대면적 '빅다이(Big Die)' 제품이다. 반도체 다이가 커질수록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 가능한 칩 수가 줄고 불량 발생 가능성이 높아져 수율 관리가 어려워진다. 전력 소비와 발열 관리 난도도 함께 올라간다.

세미파이브는 지난해 3분기 한화비전 보안 카메라용 AI ASIC '와이즈넷9' 양산을 시작한 데 이어 올해 2분기 일본 고성능컴퓨팅(HPC)용 AI 반도체를 양산했고, 이번 3분기 데이터센터용 AI 추론 가속기까지 양산 제품군에 추가했다. 응용 분야를 보안과 엣지에서 HPC, 데이터센터 AI로 넓힌 셈이다. 단발성 개발(NRE)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반복 매출 기반의 양산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수주 실적도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양산 신규 수주액은 423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주액(212억원)의 약 두 배에 달했다. 분기별로는 1분기 156억원에서 2분기 267억원으로 71% 늘었다. 2분기 해외 수주 비중은 45%를 기록해 글로벌 파이프라인도 본격 가동됐다.
조명현 세미파이브 대표는 "AI가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전환되며 데이터센터 시장의 ASIC 가속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양산 성공은 고객사의 혁신적 아키텍처와 세미파이브의 턴키 역량이 결합해 500㎟ 이상 대면적 칩을 설계부터 양산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최선단 공정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한 성과"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