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빌려 집 샀더니 이자만 월 200만원…‘차라리 월세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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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아파트를 처분하고 월세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출 이자를 부담하더라도 집값이 오르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지금은 매달 실제로 빠져나가는 돈을 먼저 따지는 수요자가 많다"며 "대출 규모가 4억~5억원에 이르면 월 이자와 주변 아파트 월세를 직접 비교하면서 매매를 포기하거나 주택을 정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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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 4% 후반 진입, 5억원이면 이자만 연 2400만원
동구 월세 비중 57.4%…고금리에 주거 셈법도 달라져

대구 수성구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아파트를 처분하고 월세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받은 주택담보대출이 5억원가량인데 금리가 4% 후반까지 올라서다. 연 4.8%를 적용하면 원금을 제외한 이자만 매달 200만원에 달한다.
A씨는 “대출 원금까지 갚으면 매달 은행에 내는 돈이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며 “집값이 크게 오른다는 보장도 없는데 계속 이자를 내느니 집을 정리하고 월세로 옮기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대구 주택시장의 주거 셈법이 달라지고 있다.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데 들어가는 금융비용이 급증하면서 ‘내 집 마련’ 대신 월세를 택하거나, 기존 주택 보유자조차 대출을 정리하고 임대로 옮기는 방안을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 7일 기준 5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80~7.24%에 달했다. 변동형도 연 4.28~6.65% 수준이다.
대출금이 4억~5억원에 달하면 4% 후반 금리의 무게는 상당하다. 연 4.8%를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4억원의 연 이자는 1920만원으로 월 160만원이다. 5억원이면 연간 2400만원, 월 200만원이다. 5억원을 연 4.8%, 30년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는다면 월 상환액은 약 262만원으로 불어난다. 관리비와 보유세 등은 별도다.
이 같은 금융비용 증가는 대구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와도 맞물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신고자료를 가공한 최신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간 대구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계약 3만3323건 가운데 월세는 1만8177건으로 54.5%를 차지했다. 아파트 임대차 계약 두 건 중 한 건 이상이 월세인 셈이다. 직전 12개월과 비교하면 월세 비중은 3.2%포인트 상승했다.
지역별 차이도 뚜렷했다. 동구는 아파트 임대차 계약의 57.4%가 월세였던 반면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높은 수성구는 45.7%로 절반을 밑돌았다. 전세 중심이던 대구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도 월세가 빠르게 자리를 넓히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매매와 전세 사이의 자금 격차도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12개월 대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5만원, 평균 전세보증금은 2억6192만원으로 격차가 1억3813만원에 달한다. 직전 12개월보다 이 격차가 15.1% 확대됐다. 수성구의 경우 최근 12개월 평균 매매가격이 6억5068만원, 평균 전세보증금은 3억4702만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집을 사기 위해 필요한 자기자본과 대출 규모는 커지는 반면 대출금리는 4% 후반까지 올라,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매매와 월세 사이의 비용을 따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5억원을 빌려 매달 이자만 2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면 보증금을 일부 내고 월세를 사는 것이 당장의 현금흐름에서는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대구의 집값 흐름도 이런 고민을 키우는 요인이다. 대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6월까지 장기간 하락세를 이어온 뒤 등락을 거듭하는 등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도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떨어진 반면 전셋값은 5주 연속 상승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대출 이자를 부담하더라도 집값이 오르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지금은 매달 실제로 빠져나가는 돈을 먼저 따지는 수요자가 많다”며 “대출 규모가 4억~5억원에 이르면 월 이자와 주변 아파트 월세를 직접 비교하면서 매매를 포기하거나 주택을 정리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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