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추 후 이란서 구출된 美공군 대령 "시속 160㎞ 추락하며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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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은 것을 보았을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순간이었습니다. 추락하면서 '주님,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하지만 이 시련을 이겨내려면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지난 4월 이란 작전 수행 중 타고 있던 전투기가 미사일에 맞고 격추된 뒤 적진 한가운데서 이틀 넘게 버틴 끝에 구출된 미국 공군 대령의 극적인 생존기가 공개됐다.
미 지상군이 이란 영토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80년 미국이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단행했던 작전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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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특수부대 90여 명·CIA 동원 사투 끝 '부활절 아침' 50시간 만에 구출
![미 공군 F-15E 전투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4/yonhap/20260914163758589ihgc.jpg)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은 것을 보았을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순간이었습니다. 추락하면서 '주님, 당신의 뜻대로 하소서. 하지만 이 시련을 이겨내려면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기도했습니다."
지난 4월 이란 작전 수행 중 타고 있던 전투기가 미사일에 맞고 격추된 뒤 적진 한가운데서 이틀 넘게 버틴 끝에 구출된 미국 공군 대령의 극적인 생존기가 공개됐다.
'브라보'로만 신원이 공개된 이 대령은 13일(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CBS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이스파한 남부 적진 한가운데로 추락하던 당시 상황과 이후 구출 과정을 대중에 처음으로 자세히 털어놨다.
지난 4월 2일 밤, 2인승 F-15E 전투기는 이란의 핵물질 축적지 인근 드론·미사일 시설을 타격하기 위해 출격했다가 이란군의 휴대용 미사일에 피격됐다.
3천만달러(약 400억원) 가치의 최신예 전투기가 10만달러(약 1억3천500만원)짜리 휴대용 미사일에 맞은 것이다.
전투기에 화재가 발생하자 앞좌석의 조종사 '알파'와 뒷좌석의 무기체계장교 '브라보'는 비상 탈출을 감행했다.
문제는 브라보의 낙하산이 이란 미사일 파편에 손상됐다는 것이었다.
낙하산이 정상적으로 펼쳐지지 않으면서 브라보는 죽음의 공포 속에 시속 110∼160㎞의 속도로 추락했고, 몸이 땅에 부딪힐 때의 충격으로 척추와 팔, 어깨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즉사하지 않고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다친 것만 해도 기적이었다.
브라보는 "인질로 잡혀 이란 방송에 나오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일념으로 몸을 이끌고 해발 약 2천100m의 절벽 고지대로 피신했다.
브라보가 탄 전투기를 격추한 이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전투기의 잔해 사진은 이란 언론에 공개됐고, 이란의 무장 수색대는 브라보가 숨어있던 곳의 수백m 앞까지 추격해왔다.
미군 구출 부대는 작전 시작 6시간 만에 알파를 구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란군과의 격렬한 총격전 속에 브라보를 찾지 못해 일단은 철수해야 했다.
CBS와 인터뷰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상황실에서 브라보를 하루 더 적진에 남겨둬야 한다는 결정을 내릴 때가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브라보는 성치 않은 몸으로 물도 식량도 거의 없는 고산지대의 혹한 속에서 하루를 더 버텨냈다.
그 사이 미 중앙정보국(CIA)은 첨단 기술을 동원해 그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는 한편 이란군의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한 기만 작전을 펼쳤다.
미군은 미사일과 드론으로 인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진지를 타격해 구출 경로를 확보했다.
미군 특수부대원 90여명은 구출용 헬기 및 수송기를 타고 이란 영토 내 임시 사막 비행장에 착륙했다. 미 지상군이 이란 영토에 발을 내디딘 것은 1980년 미국이 이란 주재 미 대사관 인질들을 구출하기 위해 단행했던 작전 이후 46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공중에는 수백명이 투입됐고, 수천 명의 지원 인력이 작전에 참여했다.
자신을 발견한 미군 구조대를 본 브라보의 첫마디는 "가자"(Let's go)였다. 브라보는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위기는 이어졌다. 구조대 수송기의 랜딩기어가 사막의 모래밭에 파묻혀 이륙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미군은 첨단 군사 기술이 이란에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헬기들과 각각 1억달러(약 1천350억원) 상당의 항공기 2대를 현장에서 폭파했다.
이어 은밀히 침투한 추가 지원팀을 통해 전원 무사히 탈출했다.
격추되고 약 50시간이 지난 부활절(4월 5일) 아침, 브라보는 미국에 있는 아내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했다.
브라보는 이번 구출 작전에 대해 "단순히 내가 살아 돌아온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단 한 명의 부하도 적진에 남겨두지 않는다는 미국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군과 국가가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역사적 사례"라고 말했다.
![구출 작전에 투입됐던 것으로 추정되는 미 항공기 잔해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4/yonhap/20260914162139704fpep.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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