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시황]‘AI 거품론’ 번지나…삼성전자 4%·SK하이닉스 6% 급락

오승현 기자 2026. 9. 1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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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에 미국 금리 부담까지 악재 겹쳐
삼성전자 1만500원 내린 24만9천 원에 마감
SK하이닉스도 11만5천 원 빠지며 169만7천 원
글로벌 반도체주 약세 속 AI 투자 전망에도 경고음

중동발 지정학적 불안과 미국 금리 상승에 이어 인공지능(AI) 투자 속도조절론까지 부상하면서 국내 반도체 대장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4~6%대 하락하며 코스피 약세를 주도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500원(4.05%) 떨어진 24만9천 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 역시 11만5천 원(6.35%) 급락한 169만7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국내 증시를 압박한 핵심 변수는 중동 정세와 미국 금리였다. 주말 사이 중동 긴장이 완화되면서 국제유가가 떨어지고 미국 뉴욕증시가 반등했지만, 걸프 국가 외무장관급 회의가 연기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커졌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도 반도체주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 인상할 확률은 86.3%까지 높아졌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직후 장중 4.99%대까지 오르며 5%에 근접했다. 금리 상승으로 성장주에 대한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도 위축됐다.

미국 반도체 종목의 주가 흐름도 국내 증시에 부담을 더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0.22% 하락했고 샌디스크는 3.50% 떨어졌다. 시게이트와 웨스턴디지털도 각각 3.73%, 2.98% 급락했다.

여기에 AI 산업의 성장 속도를 둘러싼 우려까지 겹쳤다. 최근 빅테크 업계에서 AI 투자의 속도와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경계감이 커지는 가운데,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AI 발전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모데이 CEO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AI 모델의 성능 향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AI 기술 발전에 따른 위험을 예방하는 역량이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발언이 AI 관련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반도체 수요에 대한 경계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확대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증가해온 만큼 투자 속도가 둔화될 경우 관련 업종의 주가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이번 급락을 AI 수요 둔화만으로 해석하기에는 중동 정세와 미국 금리 등 거시 변수의 영향도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분간 중동발 지정학적 위험과 미국 금리 움직임, AI 투자 지속 여부가 국내 반도체주의 방향성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