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AI, 中에 앞서야” 속도조절론 일축…시진핑도 ‘오픈소스 동맹’ 가속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2026. 9. 1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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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인간이 통제할 수 없기 전에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정상이 관련 기술 패권을 지향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어 속도를 조절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3일(현지 시간) AI 개발 속도 조절에 나설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각각 13일과 14일 AI 개발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AI 패권 경쟁에서 자국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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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뉴시스
최근 글로벌 빅테크를 중심으로 인간이 통제할 수 없기 전에 인공지능(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정상이 관련 기술 패권을 지향하겠다는 방침을 강조하고 있어 속도를 조절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3일(현지 시간) AI 개발 속도 조절에 나설 의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각각 13일과 14일 AI 개발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AI 패권 경쟁에서 자국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개발의 ‘속도 조절론’이 양대 강국의 첨단 기술을 둘러싼 패권 경쟁이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히는 모양새다.

● 미중 정상, AI 경쟁력 강조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취재진에게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 나는 그것을 계속 유지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AI에서 이기는 자가 승자(whoever wins AI wins)”라며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위해 지속적인 AI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AI는 나쁜 것보다 좋은 것이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또 AI의 위험성을 부각시키는 이들을 “매우 부정적인 세력(very negative forces)”이라고 비판했다.

WSJ는 같은 날 ‘위대한 AI 속도 늦추기?(The Great AI Slowdown?)’란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은 자국 AI 선도 기업들의 개발 속도를 늦출 생각이 없는데, 미국 정치권은 이번 계기를 통해 AI 기술 개발을 중단시키거나 통제하려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유일한 실질적 경쟁자는 중국”이라며 “시 주석이 미국의 AI 개발 속도 늦추기를 인류를 위한 기회가 아니라 중국이 AI 주도권을 쥘 절호의 기회로 여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시 주석도 같은 날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비(非)서방 연합체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브릭스를 위해 ‘AI 오픈소스 구역’을 구축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 AI 인재 양성 등에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등이 미국 주도의 AI 질서에 맞설 자체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와 AI 모델 등을 앞세워 기술 우위를 지키려 한다면, 중국은 ‘가성비 AI’로 불리는 딥시크 등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오픈소스 모델을 앞세우겠단 전략인 것이다.

특히 글로벌타임스는 14일 미국 AI 빅테크에서 제기되는 속도 조절론을 중국 견제를 위한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AI 발전을 늦추기 위해 칩, 컴퓨팅 역량 및 모델에 대한 규제를 옹호하려는 의도란 것이다.

● AI 개발 속도 조절, 현실적으로 합의 어려워

최근 미국 AI 기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 xAI의 일론 머스크 창업자,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CEO 등 AI 개발을 선도해 온 4대 빅테크 ‘구루(Guru·대가)’들은 잇따라 속도 조절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모데이는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AI 모델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며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거나 사이버 공격 등에 악용될 위험을 경고했다. 이후 올트먼, 머스크, 허사비스도 이 의견에 동조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치열하게 경쟁해 온 세계 4대 AI 기업 수장들이 잇달아 ‘안전 우선’에 동의한 것을 “보기 드문 단결”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AI는 2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로도 다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은 이달 중순 AI 안전 문제를 논의하는 양자 대화도 추진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감시와 양국 AI 기업 간 위험 정보 공유 등이 논의될 수 있다.

다만 미중이 AI 개발 속도를 둘러싼 합의를 이끌어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특히 미중 AI 경쟁을 냉전 시대 미소 간 핵 군비 경쟁과 유사한 ‘안보 딜레마’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의 위험성을 인지하면서도 상대의 군사적 우위를 우려해 핵무기 경쟁을 이어갔듯, AI에서도 한쪽이 속도를 늦출 경우 상대가 기술적·군사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양국의 감속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AI 차르’인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은 12일 X를 통해 “중국이 (AI 개발 속도와 관련된) 글로벌 합의에 동참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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