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가 깬 ‘실적=연임’ 공식···금융지주 CEO 인사판 다시 짠다

김태영 기자 2026. 9. 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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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양종희 현 회장 대신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하면서 금융권의 최고경영자(CEO) 연임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그 동안 실적과 경영 안정성이 뒷받침되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KB금융지주가 '변화'와 '세대교체'를 앞세워 현직 회장을 교체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두 사람 모두 취임 이후 경영 성과와 조직 안정 측면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연임 가능성이 거론돼 왔지만 KB금융이 최대 실적을 낸 현직 회장 대신 세대교체를 선택하면서 기존 전망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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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황병우 내년 초 임기 만료···연말 5대 은행장도 일제히 거취 결정
50명 넘는 계열사 CEO 인사 대기···미래 성장전략과 조직 적합성에 무게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KB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양종희 현 회장 대신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택하면서 금융권의 최고경영자(CEO) 연임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그 동안 실적과 경영 안정성이 뒷받침되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KB금융지주가 '변화'와 '세대교체'를 앞세워 현직 회장을 교체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평가다.

당장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부터 연말 임기를 마치는 주요 계열사 CEO들까지 기존의 성과 중심 평가만으로는 거취를 장담하기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인사의 기준이 '그 동안 얼마나 잘했느냐'에서 '앞으로도 이 사람이 최선이냐'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 / 사진=챗GPT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이 각각 내년 2월과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취임 이후 경영 성과와 조직 안정 측면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연임 가능성이 거론돼 왔지만 KB금융이 최대 실적을 낸 현직 회장 대신 세대교체를 선택하면서 기존 전망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찬우 회장은 지난해 2월 취임해 내년 2월 첫 임기를 마친다. NH농협금융지주는 다른 주요 금융지주와 달리 회장 기본 임기가 2년으로 짧고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중앙회의 판단이 인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중앙회와 큰 마찰 없이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과거 NH투자증권 대표 인선 등을 둘러싸고 금융지주와 중앙회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그 동안 이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KB금융지주가 양종희 회장의 실적과 경영 안정성보다 변화 필요성을 앞세워 새 인물을 선택하면서 NH농협금융지주 역시 단순한 '안정론'만으로 연임을 설명하기는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NH농협금융지주는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도 올해 말 대거 만료되는 만큼, 연말 계열사 인사가 차기 회장 인선의 방향을 가늠할 첫 신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황병우 회장은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이끌고 그룹 체질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에 나섰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돼 왔다.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연령대가 낮다는 점도 세대교체 부담이 크지 않은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KB금융지주 사례는 이 같은 현직 프리미엄에도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실적과 연령, 경영 연속성이 모두 연임에 유리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이사회가 향후 성장전략과 조직 변화 필요성을 더 크게 평가할 경우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찬우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황병우 iM금융지주 회장의 거취는 KB금융지주 이후 금융권 인사 기준이 실제로 달라졌는지를 확인할 첫 사례로 꼽힌다. 두 사람 모두 성과와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연임 명분을 갖고 있지만 이제는 이 같은 요소만으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이 같은 기류는 연말 계열사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 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모두 올해 말 끝난다. 증권·보험·카드·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 대표까지 포함하면 인사 대상은 50명을 상회한다.

특히 첫 임기를 마치는 CEO들의 경우 그 동안에는 실적이 양호하고 별다른 내부통제 문제가 없으면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KB금융지주 선택으로 단순한 성과뿐 아니라 향후 그룹 전략과의 적합성, 조직 변화 필요성까지 함께 평가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말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단순히 누가 연임하고 누가 교체되느냐보다 CEO를 평가하는 기준이 어디에 놓이느냐로 이동하고 보고 있다.

과거 성과를 유지하는 데 적합한 인물인지, 아니면 AI·디지털 전환과 자산관리, 글로벌, 비은행 강화 등 다음 성장 과제를 맡길 인물인지가 인선 과정에서 더 중요하게 다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KB금융지주 인선은 좋은 실적이 연임의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연말 CEO 인사에서도 과거 성과보다는 앞으로 그룹이 가려는 방향과 인물이 얼마나 맞아떨어지는지가 이전보다 중요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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