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넘었더니 BYD 오나…현대차, 트럼프 "중국車, 美생산 OK" 발언에 '촉각'

남주현 기자 2026. 9. 14.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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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생산 허용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최대 수출처인 미국 시장을 두고 국내 완성차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관세와 규제 장벽으로 진출이 제한됐던 중국 완성차가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입할 경우, 주력 차종이 겹치는 국내 업체의 점유율 및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브랜드들의 미국 현지 생산 가능성에 따라 미국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완성차 업계는 중국 차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중저가 라인업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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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中브랜드 자동차 美생산 허용 이슈
혼다·닛산 등 일본차 넘어 美 톱3 목전이던 韓현대차 긴장
"현지 생산 최소 2~3년 소요…제네시스·HEV 중심 체질개선"
[선전=신화/뉴시스] 중국 최대 전기차 메이커 비야디의 자동차 수출 전용선이 광둥성 선전항에서 첫 출항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2026.07.02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내 생산 허용 가능성을 시사함에 따라, 최대 수출처인 미국 시장을 두고 국내 완성차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관세와 규제 장벽으로 진출이 제한됐던 중국 완성차가 현지 생산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입할 경우, 주력 차종이 겹치는 국내 업체의 점유율 및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을 고용한다면 중국 자동차 회사가 미국에 들어와 공장을 짓고 차량을 생산해도 괜찮다"고 언급했다.

이 발언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으로, 회담 결과에 따라 대중 자동차 규제 지형이 급변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미 상무부의 행정규정은 별도의 입법 절차 없이 행정부의 규정 개정이나 특정 허가 발급 만으로 수정할 수 있어,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행정부 차원의 조치가 곧바로 이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재 미국은 무역법 301조와 일반 관세를 더해 중국산 차량에 약 127.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중국차의 미국 판매를 봉쇄하고 있다.

미 상무부의 행정규정인 '커넥티드카 규칙'을 통해서도 차량연결 및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한 중국차의 판매를 제한하는 등 진입 장벽을 높게 유지해 왔다.

중국 브랜드들의 미국 현지 생산 가능성에 따라 미국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있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긴장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미국은 지난해 현대차그룹 전체 판매량 중 183만6172대를 차지해, 국내(125만8730대) 보다 50% 가까이 더 팔리는 최대 해외 시장이다.

그동안 미국 시장은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완성차 브랜드를 넘어서기 위한 한국차의 치열한 전장이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미국 시장 점유율 12.9%를 기록해 포드(12.2%)를 처음으로 제치고 월간 기준 3위에 올랐다.

1~8월 누적으로는 11.8%로 포드(12.5%)에 0.7%포인트 뒤져 있지만, 하반기 흐름상 연간 톱3 진입 가능성이 거론되던 상황이었다.

완성차 업계는 중국 차의 미국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현대차·기아의 중저가 라인업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본다.

대형 픽업트럭 중심의 1위 GM이나 3위 포드와 달리 현대차와 기아는 중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보급형 전기차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 코나·투싼, 기아 셀토스·스포티지·EV3 등은 BYD, 지리, 체리자동차 등 중국 업체의 글로벌 주력 모델과 차급이 상당 부분 겹친다.

[서울=뉴시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19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열린 'GV 90 월드 프리미어'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 하고 있다.왼쪽부터 제네시스북미법인 테드로스 맹기스테(Tedros Mengiste) COO(최고운영책임자), 현대차그룹 R&D본부장 만프레드 하러(Manfred Harrer) 사장, 현대차 북미법인 랜디 파커(Randy Parker) CEO, 현대차 대표이사 호세 무뇨스 사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현대차그룹 CCO 겸 CDO 루크 동커볼케 사장, 현대제네시스글로벌디자인담당 이상엽 부사장, 제네시스사업본부장 이시혁 전무.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2026.08.2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차의 글로벌 성장세도 거세다.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최고 45.3%의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들은 현지 공장 설립을 통한 우회 생산 방식으로 관세 장벽을 넘어서고 있다.

헝가리와 스페인 등 유럽 내 생산 거점을 구축해 상계관세를 회피한 중국 브랜드는 올 7월 유럽 시장 점유율(11.2%)에서 한국 브랜드(7.6%)를 사상 처음으로 넘어섰다.

다만, 미 행정부의 기류 변화와 별개로 미 의회와 현지 업계의 반대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 상원 상무위원회는 지난 7월 중국 등 우려국과 연계된 커넥티드카의 수입·생산·판매를 원천 차단하는 '커넥티드카 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현지 완성차 업체들도 해당 법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 차의 미국 진출이 현실화되더라도 시차가 존재하는 만큼, 그 기간 현대차그룹이 프리미엄 브랜드 및 하이브리드(HEV) 중심의 고단가 체질 개선을 더욱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내 토지 구매부터 공장 완공까지는 최소 5년, 기존 공장을 인수해 개조하더라도 최소 2~3년 이상이 소요돼 당장 시장 진입이 현실화하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다만 중국 차 진출 시 저가 경쟁으로는 대응이 불가능한 만큼,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와 하이브리드(HEV)를 중심으로 한 럭셔리·고부가가치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인프라와 라인업을 발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제네시스는 2016년 미국 진출 이후 올 7월까지 누적 45만404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8만2331대로 처음 연간 8만 대를 넘어서며 2021년부터 5년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 중이다.

최근 미국 현지에 85번째 단독 전용 전시장을 오픈하는 등 딜러망을 넓히는 한편, 럭셔리 플래그십 SUV인 'GV90'과 'GV80 하이브리드' 등 고단가 전동화 라인업 투입을 준비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njh3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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