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외모 지적에 태도 논란, 연기로 극복…정준원, 솔직한 고백

여러 논란을 작품과 연기로 극복한 배우 정준원(38)이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구설에 관해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정준원은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유부녀 킬러'로 시청자와 만났다. '유부녀 킬러'는 가족과 직장, 그리고 비밀스러운 또 다른 삶까지 동시에 지켜내야 하는 워킹맘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정준원은 극 중 공효진(보나)의 남편인 권태성 역을 맡아 출연했다.
우여곡절 많은 작품을 마무리했다. 방송 전 드라마 홍보를 위해 출연한 MBC '놀면 뭐하니?'에서 성실하지 못했다며 예능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동명의 웹툰 원작에서 수려한 외모로 표현되는 원작 캐릭터와 차이가 난다며 미스 캐스팅 논란까지 제기됐다.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너무 감사하다. 잘 마무리된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이 큰 것 같다.”
-최고 시청률이라는 성과도 있었지만, 시끄러운 말들도 많았다.
“예능 프로그램을 말하시는 건가. 제가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예능 경험이 없다 보니까, 어쨌든 작품 홍보를 목적으로 출연했다. 제가 평소에도 그 프로그램을 즐겨봤었고, 존경하는 유재석 선배님의 팬으로서 긴장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너무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큰 상태에서 갑자기 고장이 났다.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 그래서 불편한 지점들이 생겼던 것 같아서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
-이후 공효진이나 유재석이 위로를 해줬나.
“현장에 있었을 때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다. 제작진도 재미있게 만들어주시려고 노력하셨는데, 보시기에 불편한 것들이 있었던 것 같다. 공효진 선배님도, 유재석 선배님도 괜찮다고 위로해주셨다. 경험이 생겼으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점들이 많은 것 같다.”
-공효진에 따르면, 촬영하고 구토를 했다고.
“그날 기억이 잘 안 날 정도로 초긴장 상태였다. 집에서 속이 울렁거린다는 말씀을 (공효진에게) 드렸었다.”
-예능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 있나.
“기회를 제공해주신다면 만회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원작 캐릭터와 다르다는 혹평도 있었는데.
“각색될 때 설정이 바뀌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 대본을 봤을 때 그런 설정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처음엔 몰랐다. 추후에 원작 설정을 보고, 드라마 대본을 봤을 때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다정한 남편, 아빠의 모습이 강했다. 이걸 어떻게 잘 만들어갈지에 집중했다. 감독님과 대화를 나눌 때도 현실적으로 보여야 하는 매력들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물론 원작 팬들에겐 아쉬운 지점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말들이 서운하거나 하진 않았나.
“그런 건 없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주연작이라 부담이 컸겠다.
“주연으로 이렇게 긴 호흡의 드라마가 처음이었다. 그냥 연기를 잘 해내자가 우선이었다. 그것 말고도 해내야 하는 게 많다는 걸 깨달았다. 공효진 선배님을 워낙 좋아했다. 좀 많이 의지하고 많이 믿고, 조금 부족하더라도 뭔가 충분히 호흡을 잘 맞춰서 살릴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다.”
“드라마 중간중간 계속 있어 왔던 논란들이었다. 태성의 진심으로 시청자 여러분을 설득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다행히 관심을 가져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

-태성을 어떻게 그리려고 했나.
“원작 속 태성의 미모를 뛰어넘는 무기가 딱 그것인 것 같다. 큰 사랑, 다정함에 최대한 집중하려고 했다. 멋지다는 단어의 종류가 많을 텐데, 멋진 아빠로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유튜브 클립 같은 것들도 봤나.
“초반에 좋지 않은 반응이 많았던 것 같은데, 극 후반부로 갈수록 변화하는 것들을 보면서, 그런 분위기 자체가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외모 관리에 신경을 쓰기도 했나.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보시는 분들의 취향이 다르다 보니. 나름 관리한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진행형이다.”
-자꾸만 외모 지적이 나오는 게 기분 좋지 않겠다.
“당연히 기분은 좋을 수는 없다. 근데 감내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연기에 대해 욕을 먹으면 정말 속상할 것 같은데, 애당초 그런 류의 연기자가 아닌 걸 저도 안다. 그래서 그렇게 속상해하고 그렇지는 않다. 못생겼다고 하는데 '행복해'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저에게 그게 우선순위가 아니다. 그렇다고 외모 관심 없다고 쓰시면 안 된다. 저도 노력을 하고 있다.”
-결혼한 공효진이 도움을 주기도 했나.
“'남편과 있을 때 나는 보통 이런 것 같아' 이런 식으로 조금씩 조언을 해주셨다. 장면에 맞춰서 '이런 쪽도 좋은 것 같아' 이렇게 맞춰나갔다.”
-공효진이 연기적으로 조언한 부분이 있나.
“완벽히 동료로서 받아들여주셨던 것 같다. 굉장히 존중해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어렸을 때부터 활동하신 선배님인데, 후배로 보지 않고 동료로 눈높이를 맞춰서 연기해주셔서 감사했다. 후반부에 조언을 해주셔서 더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었다.”
“며칠 전에 만나서 말씀드린 게 있다. 보나 캐릭터가 기본적으로 태성보다 차분하고 어두운 부분이 있다. 14회 회상 신에 프러포즈를 하는 장면을 찍는 날이었는데, 그때가 유일하게 로맨스 같은 시퀀스였다. 사랑스러운 보나가 명확히 보였다. '괜히 로코퀸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빛이 달라지더라.”

-태성의 다정한 면모가 비현실적이긴 했다.
“저는 그런 경험이 없다 보니까, 많은 순간이 제 기준에선 '이렇게까지 다정할 수가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는 테토남인데 에겐남을 연기했다던데.
“테토남은 아닌데, 성격이 평소에 말이 별로 없고 낯을 가리는 면이 있다. 그래서 그렇게 보시는 분들이 간혹 있다. 간질간질한 걸 어색해하는 부분도 있었다 보니까.”
-이상이와는 촬영장에서 또래였는데.
“동년배이고 동성 친구이다 보니까, 친해졌다. 첫날부터 반말하며 지내기로 했다. 친구처럼 잘 지냈다. 당연히 효진 선배에게 가장 의지했지만, 동년배에게 의지하는 면도 있지 않나. 서로 너무 잘 지내서, 그 관계가 극 중에서 잘 표현된 것 같다.”
“태성이라서가 아니라 작품 자체에 끌렸다. 대본을 처음 보고 '내가 출연을 하든 안 하든 이건 보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분들이 부담 없이 보기 좋을 것 같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원작을 봤나.
“실존 인물도 아니고 웹툰상 캐릭터의 설정값이 다르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따라갈 수도 있다. 근데 완벽하게 정준원이 할 수 있는 태성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제작진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이후 첫 지상파 주연이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긴 호흡으로 계속 출연을 하는 게 아니라, 극 중 로맨스를 담당하며 환기해줄 수 있는 장치였던 것 같다. 물론 캐릭터가 좋아서 사랑받을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은 효진 선배님과 함께 극 전체를 끌고 가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까, 주연 배우로서 설득할 수 있을지의 부담감이 컸다. 제가 낯선 대중분들이 많다 보니까, 낯섦에서 오는 신선함도 있을지 모르지만 신뢰가 안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설득해야 하는 부담이 컸다. 저 때문에 작품에 피해가 가면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까, 저는 제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게 성공적이었다고 제 입으로 말하긴 좀 그런 것 같고, 좋은 스코어로 마무리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있다.”
-공효진은 어떤 사람인가.
“배우로서 배울 점이 너무 많다. 카리스마가 첫 이미지였는데, 너무 사랑스럽다. 누나이고 선배니까 이렇게 표현하기 좀 그런데,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선배님이다. 아이같이 해맑다. 선배님과 연기하면 촬영 중이란 걸 인지하고 있는데도 그 순간을 진짜로 만들어주는 엄청난 힘이 있다. 하면서도 깜짝 놀란다. 대단한 배우라는 사실에 촬영 때마다 놀랐다. 그런 집중력을 배우고 싶었다. 든든한 선배이고 동료였다.”
-로코 킹 타이틀 욕심은 없나.
“없다.”
-적지 않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았다.
“꿈만 같다. 바랐던 일들이 하나씩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데, 행복하고 감사하다. 이렇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해봤는데, 운이 좋게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감사하다. 출연한다면 궁금하게 생각해주시는 배우가 되는 게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꿈이었다.”
-논란을 돌아보면 어떤가.
“아무렇진 않을 순 없다. 당연히 속상했다. 어쨌든 이미 벌어진 일이고, 작품에서 연기로 설득시킬 수밖에 없는 게 제 일이니까.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오면 최선을 다해서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 그게 다다.”
“너무 많은 경험을 했고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늦은 나이에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되면서, 배워야 할 것들을 너무 짧은 시간 안에 배워야 했다. 그게 '유부녀 킬러'라는 작품에 밀집돼 있었다. 연기자 정준원으로서 헤쳐나가야 할 숙제들을 많이 부여받은 것 같기도 하다.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 계기가 됐다.”

-내년부터 40대가 된다.
“어떻게 하고 싶다고 해도 뜻대로 되지 않으니까. 다행히 이번 작품을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다음 작품은 그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고. 꾸준히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면 분명 시청자분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 그냥 하던 대로 열심히 진심을 다해서 해야겠다.”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진심으로 너무 감사한 마음뿐이다. 제가 뭐라고 팬미팅에 와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모습들이 진짜 너무 복에 겨울 정도로 행복한 순간이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일련의 일들을 헤쳐나가는 데 큰 힘이 됐다. 나에 대해 좋은 이야기가 100개 중에 99개가 있는데, 나쁜 이야기가 하나만 있어도 그게 꽂히기도 하지 않나. 근데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컴퍼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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