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송유관 피격에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정부 "10월까지 원유 확보"
브렌트·WTI 2~3%대 급등…얀부 비축유 5~7일이 관건
국내 7~8월 도입 100% 이상·9~10월 90% 이상 확보
정부, 비축유 스와프·우회항로 전환·도입 다변화 지원

미·이란 교전 속 사우디아라비아의 핵심 우회 송유관까지 공격받으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다만 국내 정유업계는 10월까지 원유 물량을 상당 부분 확보해 단기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부는 14일 문신학 차관 주재로 국내 정유업계와 '원유 수급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원유 수급 현황과 유조선 통항 상황,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근 중동에서는 미·이란 교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석유시설을 공격하고 홍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페림섬까지 진입하면서 원유 수송을 둘러싼 불안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핵심 수송로인 사우디 동서 송유관까지 피격돼 가동이 중단됐다.
약 1200㎞ 길이의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유전지대에서 홍해 연안 얀부항까지 원유를 수송하는 시설로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을 운송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은 최근 6개월 동안에는 하루 약 400만 배럴을 우회 수송하며 공급 충격을 완화해왔다.
사우디는 지난 10일 드론 공격으로 송유관이 손상되자 가동을 중단했다. 재가동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송유관 폐쇄가 장기화할 경우 세계 원유 공급량의 최대 4%가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국제유가도 뛰었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102달러를 넘어섰고 브렌트유도 장중 108달러를 웃돌았다. 14일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도 브렌트유와 WTI는 2~3%대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얀부항에 남아 있는 비축유로 기존 수출 물량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5~7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송유관 복구 시점이 향후 유가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외교적 움직임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란과 걸프 국가들이 임시 선박 통행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날 오만에서 열 예정이던 회의는 일부 국가의 불참 등으로 연기됐다.
다만 정부와 정유업계는 당장 국내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7~8월 도입된 원유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수준이며, 9~10월 물량도 전년 대비 90% 이상 확보됐다. 사전에 원유 물량을 비교적 충분히 확보한 만큼 사우디 송유관 폐쇄에 따른 단기적인 국내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정부는 중동 위기 초기부터 가동 중인 민관 소통·점검체계를 통해 현지 정세와 원유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사우디 동서 송유관 재가동 상황을 살피는 한편 수에즈운하 등 우회항로 전환도 지원한다.
지난달 24일 재시행한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도 활용한다. 비축유 스와프는 정유사가 해외에서 대체 원유를 확보한 사실이 확인되면 정부가 비축유를 먼저 빌려주고, 해당 원유가 국내에 도착한 뒤 이를 돌려받는 제도다.
문 차관은 "정부와 정유·해운업계가 긴밀히 소통하며 국민 생활에 불안이 없도록 수급 동향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겠다"며 "비축유 스와프와 함께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원유 도입 다변화 운임차액 지원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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