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다” “끔찍한 최후 당했으면”…삼성전자 노노 갈등, 위험 수위 넘었다

전종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p@mk.co.kr) 2026. 9. 14.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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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간의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성과급 갈등을 둘러싼 이견이 상대 노조와 임직원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넘어 "죽이고 싶다"는 식의 신변을 위협하는 폭력적 표현으로까지 치달으면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이날 비반도체 노조인 동행노동조합(동행노조)에 '동행 소통방 내 임직원 및 최승호 위원장 대상 폭력적 표현·비하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 및 재발방지대책 요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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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DX 부문 간 성과급 차이 확대에
상대 노조 겨냥한 과격 표현 쏟아져
초기업노조, ‘설명 요구’ 공문 보내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뉴스1]
복수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간의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성과급 갈등을 둘러싼 이견이 상대 노조와 임직원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넘어 “죽이고 싶다”는 식의 신변을 위협하는 폭력적 표현으로까지 치달으면서다. 사측과 노조가 맞서는 ‘노사 갈등’을 넘어 노조끼리 충돌하는 ‘노노(勞勞) 갈등’이 위험 수준으로 격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는 이날 비반도체 노조인 동행노동조합(동행노조)에 ‘동행 소통방 내 임직원 및 최승호 위원장 대상 폭력적 표현·비하 발언에 대한 공식 입장 및 재발방지대책 요구’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업노조는 공문에서 “조합원 제보를 통해 동행노조의 텔레그램 ‘권리조합원 소통방’에서 삼성전자 임직원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을 겨냥한 폭력적 표현과 비하 발언이 게시된 자료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가 공문과 함께 제시한 소통방 캡처에는 “죽이고 싶다”는 취지의 표현뿐 아니라 “사제 폭탄이라도 만들어서 던지고 싶은 지경”, “최대한 고통스럽고 끔찍한 최후를 당했으면” 등 수위 높은 발언이 담겼다. 특정 임직원이나 사업부 구성원을 비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초기업노조는 “특정인의 죽음을 바라거나 신체에 위해를 가하고 싶다는 표현, 타운홀 미팅에서 폭발물을 사용하고 싶다는 표현 등이 포함돼 있다”며 “보상제도나 교섭 결과에 대한 의견 차이를 넘어 당사자와 동료 직원들에게 불안과 모욕감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했다.

초기업노조는 해당 텔레그램 소통방이 권리조합원의 개별 인증을 거쳐 입장하는 구조라는 점을 특히 문제 삼았다. 게시자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인 만큼 소통방 운영 주체가 폭력적·비하 표현을 방치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동행노조 소통방에서 이런 발언이 게시된 이후에도 경고·삭제 등 조치가 취해진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 점에 유감을 전달한다”며 “오는 18일까지 서면으로 책임 있는 설명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초기업노조는 소통방 대화록 전문과 게시물 삭제·수정 이력, 경고 조치 내역, 운영·관리 권한 기록 등 원본 자료를 임의로 삭제하거나 변경하지 말고 보존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다만, 공개된 자료는 초기업노조가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각 글의 작성자가 누구인지와 발언 전후의 전체 대화 맥락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초기업노조 역시 해당 글들을 동행노조의 공식 입장으로 단정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동행노조 텔레그램 소통방.[초기업노조]
이번 사태의 이면에는 구성원들 간의 성과급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 부문과 비반도체 부문 간의 성과급 차이가 크게 확대되면서다. 공개된 소통방 캡처에도 이를 비판하는 대화가 곳곳에 등장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노조 간 갈등이 상대방을 향한 적대적 언어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노조마다 조합원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특정인의 죽음이나 신체 위해를 언급하는 단계까지 넘어가면서 조직 구성원의 안전에 대한 불안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 초일류기업의 내부 갈등으로 인한 국가 경쟁력 손실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 복수 노조 간 갈등이 어느 수준까지 격화됐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 노조와 구성원을 ‘적’으로 규정하고 폭력적 언어까지 동원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마주할 수 없는 수준까지 갔다는 것이다.

전규열 서경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는 “노조 간의 경쟁이 적대와 폭력적 언어로 넘어가면 노조의 대표성과 조직 전체의 신뢰를 훼손한다”며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노노 갈등이 조직 전체의 불신과 분열로 확산될 수 있어 각 노조가 내부 소통 공간에 대한 자율적인 관리 기준을 보다 엄격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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