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0만원인데 없어서 못 사요"…아재들 몰리자 20분 만에 동났다

안정훈 2026. 9. 14.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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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10시께 500만원에 육박하는 게임 굿즈를 사기 위해 '온라인 오픈런'이 벌어졌다.

수백만원짜리 게임 굿즈에 구매자가 몰리는 현상을 단순한 '금테크'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조폐공사는 넥슨과 2023년 함께 출시한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금메달' 순금 31.1g짜리 500개를 개당 396만원에 판매했다.

어린 시절 이들 게임을 즐긴 이용자들이 이제 수백만원짜리 한정판을 살 수 있는 소비층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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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 값인데 순식간에 품절”
480만원짜리 ‘이것’에 게이머 오픈런
한국조폐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14일 오전 10시께 500만원에 육박하는 게임 굿즈를 사기 위해 ‘온라인 오픈런’이 벌어졌다. 이날 한국조폐공사가 판매를 시작한 ‘디아블로 30주년 금메달’ 얘기다. 개당 가격이 479만5000원에 달하지만 판매 시작과 동시에 구매자가 몰리면서 조폐공사 쇼핑몰엔 10분만에 1491명의 접속 대기열이 생겼다. 준비된 금메달 500개는 판매 개시 20분도 채 안 돼 모두 팔렸다.

조폐공사가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디아블로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제품이다. 순금으로 만든 금메달 500개를 비롯해 은메달 2500개, 은 불리온 메달 1만개 등이 한정 수량으로 나왔다. 판매 전부터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에서는 “몇 시부터 살 수 있느냐”, “이번에는 꼭 사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수백만원짜리 게임 굿즈에 구매자가 몰리는 현상을 단순한 ‘금테크’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금 자체가 목적이라면 굳이 판매 시간에 맞춰 접속해 디아블로 문양이 새겨진 제품을 살 이유가 없어서다. 금의 실물 가치에 한정판이라는 희소성, 수십 년간 쌓인 게임 지식재산권(IP)에 대한 애착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디아블로나 메이플스토리처럼 오랜 기간 서비스를 이어온 게임은 이용자가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IP에 강한 애착을 가진 팬덤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경제력을 갖춘 연령대로 성장하면서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고가의 컬렉터 상품에도 수요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조폐공사 홈페이지 갈무리


조폐공사는 넥슨과 2023년 함께 출시한 ‘메이플스토리 20주년 금메달’ 순금 31.1g짜리 500개를 개당 396만원에 판매했다. 당시에도 구매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조폐공사 쇼핑몰 접속에 차질이 빚어졌다. 이후 중고시장에는 최초 판매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1200만~1500만)의 매물이 나오면서 단순 굿즈를 넘어 수집품으로서도 주목받았다.

조폐공사의 게임 팬덤 공략은 이후에도 이어졌다. 2023년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월드 챔피언십’ 기념 금메달 400개를 제작했고, 이후 T1 우승 기념메달과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기념메달도 잇달아 선보였다. 메이플스토리와 LoL, 디아블로 모두 짧게 유행한 게임이 아니라 10~30년간 이용자를 붙잡아온 장수 IP라는 공통점이 있다.


업계가 주목하는 대목도 여기에 있다. 어린 시절 이들 게임을 즐긴 이용자들이 이제 수백만원짜리 한정판을 살 수 있는 소비층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게임 속 캐릭터와 세계관을 소비하는 데 그쳤던 팬덤이 팝업스토어와 공연, 캐릭터 상품을 넘어 고가의 실물 컬렉터 시장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조폐공사에게도 새로운 사업 기회다. 화폐 제조 과정에서 축적한 금속 가공과 압인 기술에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문화 IP를 결합하면 기존 기념메달보다 훨씬 넓은 소비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 게임뿐 아니라 K팝과 스포츠 등으로 기념메달 사업을 확장하는 배경이다. IP를 보유한 기업 역시 게임 밖에서 팬들과 접점을 넓히고 브랜드의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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