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식 수익률 96%, 암 예측은 1분 만에 '뚝딱'…LG, AI 성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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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전자 활성을 1분 안에 예측하고, 42만 개 후보 물질 가운데 탈모에 효과가 있는 물질은 하루 만에 찾아냈다. 모두 LG가 개발한 AI가 산업 현장에 투입돼 만들어낸 성과다.
LG AI연구원은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와 암 치료를 돕는 '암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LG의 과학 특화 AI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가 42만 개가 넘는 후보 물질을 검토해 단 하루 만에 탈모 효능 가능성이 높은 물질 '람시딜(Rhamsydil)'을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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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금융·과학 분야 ‘전문가 AI’ 공개
'AI 자율실험실' 계획 발표

암 유전자 활성을 1분 안에 예측하고, 42만 개 후보 물질 가운데 탈모에 효과가 있는 물질은 하루 만에 찾아냈다. 인공지능(AI)이 종목을 골라 운용하는 미국 상장지수펀드(ETF)는 2023년 11월 상장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96.22%의 수익률을 냈다. 모두 LG가 개발한 AI가 산업 현장에 투입돼 만들어낸 성과다.
LG AI연구원은 14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AI 토크 콘서트 2026’을 열고 제조·과학·금융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 AI(Expert AI)’를 공개했다. 범용 AI의 성능 경쟁을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AI로 경쟁의 무대를 옮기겠다고 밝혔다.
이날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좋은 AI 모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산업 현장에서 풀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LG AI연구원의 미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세상에는 수많은 범용 AI 모델이 존재하며, 뛰어난 답변을 생성한다”고 말한 뒤,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수와 단 1%의 예외까지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AI가 필요했고, 실질적인 성과를 증명할 수 있어야 산업 현장에서 AI가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며, “이것이 LG AI연구원이 각 산업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갖춘 전문가 AI 개발에 집중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LG AI연구원은 24시간 스스로 실험하고 학습하는 ‘AI 자율실험실’ 구축 계획도 처음 공개했다. 소재 개발 AI가 새로운 물질의 합성 결과를 예측하면 로봇팔과 자동화 장비가 실제 실험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다시 AI가 학습해 다음 실험까지 스스로 설계하는 방식이다. 사람이 반복해온 ‘예측→실험→분석’ 과정을 AI와 로봇이 이어받는 셈이다.
암 치료 4주→하루…탈모 예방 물질도 찾아내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과학·의료 분야에서 나왔다. LG AI연구원은 미국 밴더빌트대 메디컬센터와 암 치료를 돕는 ‘암 에이전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조직 병리 이미지와 유전자 정보, 약물 반응 데이터를 함께 분석해 환자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제시하는 AI다.
암 유전자 활성 상태를 1분 이내에 예측하고, 기존에 평균 4주 이상 걸리던 암 진단·분석부터 맞춤 치료 전략 설계까지의 과정을 하루 수준으로 단축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위암을 시작으로 대장암과 폐암까지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AI가 분석과 검증, 치료 전략 설계를 나눠 수행하되 각 단계마다 전문 의료진이 판단하는 안전장치도 뒀다.
LG생활건강과의 협업에서는 신소재 개발 시간을 크게 줄였다. LG의 과학 특화 AI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가 42만 개가 넘는 후보 물질을 검토해 단 하루 만에 탈모 효능 가능성이 높은 물질 ‘람시딜(Rhamsydil)’을 찾아냈다. 통상 화장품 소재 하나를 개발하는 데 약 22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탐색 단계의 시간을 크게 줄인 것이다. 해당 물질은 현재 제품화를 준비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도 AI가 들어간다. LG AI연구원의 ‘엑사원 데이터 파운드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 심사 AI 개발에 활용됐다. 방대한 신약 제출 자료의 번역·요약부터 기존 허가 제품과의 비교·검증을 AI가 맡아 심사자의 반복 업무를 줄이는 방식이다. 향후 실제 의약품 허가 심사 과정에 적용될 예정이다.
AI가 고른 미국 주식, S&P500 ETF보다 20%P 앞서

금융 분야에서는 이미 수익률로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의 기술이 적용된 ‘LQAI ETF’는 2023년 11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미국 대형주 500개 가운데 AI가 4주마다 100개 종목을 새로 골라 운용하는 상품이다.
상장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 수익률은 96.22%로 같은 기간 S&P500 추종 ETF의 76.78%를 19%포인트 이상 웃돌았다. LG는 이 금융 예측 기술을 기업과 금융기관이 사용할 수 있는 ‘엑사원 BI(EXAONE Business Intelligence)’로 확장했다. 한국과 미국에 상장된 약 8000개 기업을 매일 분석해 향후 4주간 주가 흐름을 예측하고, 단순히 숫자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금융 전문가 수준의 설명까지 붙인다.
이미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에게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코스콤과 협력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채권과 원자재 등으로 예측 대상 자산군을 넓힐 계획이다.
제조 현장에서는 문제가 발생한 뒤 원인을 찾는 ‘사후 대응’을 AI가 이상 징후를 먼저 포착하는 ‘선제 대응’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LG AI연구원은 제조 현장의 표 형태 데이터를 분석하는 ‘엑사원 태뷸러(EXAONE Tabular)’를 개발했다. 공장의 온도·압력·공정 조건·품질 검사·생산 이력 등 복잡하게 얽힌 데이터를 읽고 변수 간 관계를 파악해 불량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최적의 생산 조건까지 찾아낸다. 1억 개 이상의 테이블 데이터를 학습해 현장 데이터가 많지 않은 공정에서도 별도의 대규모 학습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는 이날 AI가 공장 전체를 운영하는 ‘자율형 공장’도 공개했다. 사람이 생산 목표와 품질 기준만 정하면 AI가 공장 전체 상태를 파악하고 로봇과 검사 시스템, 설비 최적화 모델을 연결해 스스로 생산 계획을 세우고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도 개발 중이다.
LG의 AI는 산업 현장을 향한다. 챗봇처럼 그럴듯한 답을 내놓는 것만으로는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AI가 업무 시간을 줄이고 비용을 낮추며 품질과 생산성을 높여 실제 기업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게 LG의 판단이다.
LG AI연구원은 2020년 12월 설립 이후 배터리 수명·용량 예측, 불량 제품 선별, 생산·자재 관리 최적화,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등 100건이 넘는 산업 난제를 해결했다. 글로벌 주요 AI 학회에 368편의 논문이 채택됐고 국내외 특허 출원은 1080건에 달한다.
임 공동 연구원장은 “좋은 AI 모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산업 현장에서 풀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LG AI연구원의 미션”이라며 “AI 경쟁은 이제 모델 성능을 비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가 AI로 더 큰 현실의 변화를 만들어내느냐가 기준이 되고 있다”고 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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