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커봤자 밥이나 축내죠”…애물단지 취급받는 세계최대 여객기

김제관 기자(reteq@mk.co.kr) 2026. 9. 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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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하늘 위 호텔'로 불리며 항공 여행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세계 최대 여객기 에어버스 A380이 점차 하늘에서 사라지고 있다.

항공정보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현재 운항 중인 A380은 171대로, 2010년대 후반 230대 이상이었던 정점보다 60대 이상 줄었다.

루프트한자는 2021년 A380을 영구 퇴역시켰다고 발표했지만 에어버스와 보잉의 신형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자 2년 만에 다시 운항에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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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에어버스 A380 잇단 퇴역
높은 유지비·연료비에 퇴출 수순
230대서 현재 171대로 줄어들어
에미리트 항공의 A380 여객기. AFP 연합뉴스
한때 ‘하늘 위 호텔’로 불리며 항공 여행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세계 최대 여객기 에어버스 A380이 점차 하늘에서 사라지고 있다. 넓은 2층 객실과 쾌적한 비행 환경으로 승객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높은 운항·유지 비용에 발목이 잡히면서 항공사들이 잇달아 퇴역에 나서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호주 콴타스항공은 현재 보유한 A380 10대를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퇴역시키기로 했다. 당초 계획보다 4년이나 앞당겼다. A380이 2021년 생산 중단된 이후 부품 공급 등 공급망 위험이 커지고 유지·보수 비용도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A380은 이미 전성기에서 크게 물러났다. 항공정보업체 시리움에 따르면 현재 운항 중인 A380은 171대로, 2010년대 후반 230대 이상이었던 정점보다 60대 이상 줄었다. 주문이 줄면서 에어버스는 2021년 생산을 아예 중단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제선 운항이 급감하자 한꺼번에 500명 이상을 태우는 A380과 같은 초대형 여객기도 직격탄을 맞았다. 에어프랑스와 타이항공 등은 이 시기에 보유 기종을 모두 퇴역시켰다.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A380은 한때 부활했다. 새 항공기 공급이 늦어진 것도 수명을 연장했다. 루프트한자는 2021년 A380을 영구 퇴역시켰다고 발표했지만 에어버스와 보잉의 신형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자 2년 만에 다시 운항에 투입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부활에도 A380이 안고 있던 근본적인 경제성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다. A380은 500명 이상을 한꺼번에 태울 수 있어 런던·두바이·싱가포르 같은 대형 허브공항 사이에서 대규모 승객을 운송할 때 강점을 발휘한다. 반대로 거대한 기체의 좌석을 충분히 채우지 못하면 수익성이 빠르게 떨어진다. 엔진도 4개여서 신형 쌍발기에 비해 연료비와 유지·보수비 부담이 크다.

항공사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도 A380의 입지를 좁혔다. A350이나 보잉 787 같은 신형 쌍발기는 A380보다 좌석 수는 적지만 연료 효율이 높고 장거리 운항이 가능하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초대형 여객기 한 대에 수백 명을 모아 대형 허브공항끼리 운송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작은 항공기로 더 다양한 도시를 직접 연결할 수 있게 됐다. 노선별 수요에 맞춰 공급 좌석을 조절하기도 쉬워졌다.

고급 항공여행의 방식이 달라진 것도 A380에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과거에는 에미레이트항공의 기내 샤워시설이나 에티하드항공의 3개 공간으로 구성된 초호화 객실처럼 거대한 기체를 활용한 서비스 자체가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이제 다른 항공사들도 더 작은 항공기에 개인용 미니 스위트 등 고급 좌석을 설치하면서 A380만의 차별성이 약해졌다. 콴타스 역시 A380을 대체할 A350-1000에 기존보다 일등석·비즈니스석·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다만 A380이 당장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최대 운항사인 에미레이트항공은 현재 101대를 운항하고 15대를 보관하고 있다. 기존 A380의 객실과 기내 기술을 개선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2040년대 초반까지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루프트한자도 남은 8대의 비즈니스석과 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개선하며 2030년대까지 운항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2030년대 초중반이면 A380이 사실상 에미레이트항공에서만 볼 수 있는 기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여행산업 분석가 헨리 하트벨트는 “항공사는 이제 자존심이 아니라 이익을 위해 비행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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