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사후조정 '암초'…무단 녹음·회의록 배포 논란

배옥진 2026. 9. 1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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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임금과 노동조건을 둘러싼 갈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사후조정에 나선 가운데 노동조합이 조정회의록을 외부에 공개한 것이 새로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참석자 실명과 발언이 담긴 회의 내용이 언론과 임직원에게 공개되면서 비공개 타협을 전제로 한 조정 절차의 신뢰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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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임금과 노동조건을 둘러싼 갈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사후조정에 나선 가운데 노동조합이 조정회의록을 외부에 공개한 것이 새로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참석자 실명과 발언이 담긴 회의 내용이 언론과 임직원에게 공개되면서 비공개 타협을 전제로 한 조정 절차의 신뢰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회사는 법적 대응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지만 참석자 실명과 발언을 담은 회의록 편집본 배포가 조정 절차의 신뢰와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보고 법률 검토에 착수했다.

5월 6일 오전 인천 연수구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출근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1∼5일 진행한 전면 파업을 마무리하고 이날 현장에 복귀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지난 8일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제1차 사후조정 회의 직후 회의 내용을 정리한 문서를 언론과 전체 임직원에게 배포했다. 문서에는 공익위원과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의 실명과 발언이 직접 인용됐다.

노조는 조합원의 알 권리를 위한 정보 공유라는 입장인 반면 회사는 사측의 교섭 태도를 지적한 일부 발언을 중심으로 회의 내용을 발췌하고 재구성해 사실관계를 왜곡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 간 신뢰를 바탕으로 진행돼야 할 조정 절차를 외부 여론전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조정회의 녹음 과정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봤다. 노동위원회법상 회의 공개 원칙이 참석자의 임의 녹음까지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노동위원회규칙 제27조 제2항은 위원장의 허가 없는 녹음과 녹화·촬영을 금지하고 있다. 위원장은 이를 제지하거나 해당 참석자에게 퇴장을 명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조사관 등이 작성하는 공식 회의록과 별도로 참석자가 위원장의 사전 허가 없이 회의를 녹음했다면 노동위원회의 질서유지 규칙을 위반했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회사는 무단 녹음 여부와 관련 절차를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조사관 등의 공식 회의록 작성 외에 참석자 개인이 위원장의 사전 허가 없이 임의로 녹음한 행위는 노동위원회가 정한 공정한 질서유지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며 “공적 조정 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회의 내용을 외부에 배포한 행위도 쟁점이다. 위원과 회사 참석자의 동의 없이 실명과 발언이 담긴 문서를 외부에 전달한 만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정보 누설 금지 조항,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회사측은 실제 발언 가운데 특정 문구만 선택적으로 편집해 외부에 유포했다면 비방 목적과 공연성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회의록이 원래 발언의 맥락을 제대로 반영했는지도 향후 법적 책임을 판단하는 주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후조정은 노동위원회가 제3자로 참여해 중단된 노사 교섭을 복원하고 타협 가능성을 찾는 절차다. 조정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 실명과 함께 외부에 공개되고 특정 방향으로 재구성될 경우 참석자들이 솔직한 의견과 중재안을 제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개별 발언을 둘러싼 책임 공방이 커지면 조정 절차 자체가 파행할 가능성도 있다.

노조가 사후조정 시작 시점에 맞춰 회사와 대표이사를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등 7건의 법적 쟁송을 제기한 점도 갈등을 키우고 있다. 대화와 법적 대응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노사 합의를 모색하는 사후조정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무단 녹음과 회의 내용 편집 여부, 실명·발언의 외부 배포에 따른 법적 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 법률 전문가는 “사후조정은 제3자인 노동위원회가 개입해 비공개 타협 가능성을 탐색하는 유연한 자리인데 발언이 실명과 함께 외부에 유출되고 재편집된다면 향후 정상적인 조정 진행이 불가능해진다”며 “정당한 조합활동 범위를 벗어난 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이 수반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노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사후조정 2차 회의 일정 연기를 요청한 것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일정은 노사 간 교섭 상황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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