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한전 ‘25조 전기료 선납’ 거절

이석진 기자 2026. 9. 1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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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한국전력이 제안한 총 25조 원 규모의 '전기요금 5년 치 선납' 방안을 거절했다.

한전이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전력망을 조기에 확충하기 위해 대규모 전기요금을 미리 받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양사는 향후 업황과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하면 수십조 원의 자금을 한꺼번에 집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에 약 20조 원, SK하이닉스에 약 5조 원의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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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치 요금 삼성 20조·하이닉스 5조
한전 “양사 거절 의사 전달한 것 사실”
전력망 재원 확충에도 자금 부담 판단
한전 부채 211조…사채 특례 종료 임박
삼성전자(왼쪽) 서초사옥 모습과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모습. 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가 한국전력이 제안한 총 25조 원 규모의 ‘전기요금 5년 치 선납’ 방안을 거절했다.

한전이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전력망을 조기에 확충하기 위해 대규모 전기요금을 미리 받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양사는 향후 업황과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하면 수십조 원의 자금을 한꺼번에 집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한전의 전기요금 선납 제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한 뒤 수용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이를 한전 측에 전달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당사의 제안에 거절 의사를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전은 최근 삼성전자에 약 20조 원, SK하이닉스에 약 5조 원의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양사가 지난해 낸 전기요금을 기준으로 각각 약 5년 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전은 선납된 전기요금을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에 우선 투입하겠다는 방침이었다. 반도체 공장이 밀집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향후 대규모 전력 수요가 예상되는 지역의 송·변전망 투자를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의 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인센티브도 제시했다. 선납금에 국고채 2년물 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이자를 적용한 뒤 향후 반기마다 납부할 전기요금에서 원금과 이자를 차감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반도체 기업이 한전에 장기 자금을 빌려주고 이를 향후 전기료로 돌려받는 구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력 인프라 조기 확충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5년 치 비용을 한꺼번에 집행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메모리 업황 호조로 양사의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크게 개선됐지만 반도체 산업의 높은 업황 변동성을 감안하면 현재의 호황이 향후 5년간 이어진다고 전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전은 대규모 전력망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10조 7000억 원에 달하며 하루 이자 부담만 약 115억 원이다. 한전채 발행 한도를 기존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에서 최대 5배로 늘린 정부 특례도 내년 말 종료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선납금을 확보할 경우 추가 회사채 발행을 줄이면서 전력망 건설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양사의 거절로 새로운 재원 조달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석진 기자 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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