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브릭스에 ‘AI 오픈소스 구역’… AI 동맹 확보에 속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BRICS) 회원국을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오픈소스 구역’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AI 모델 개발과 전문 인력 교육, 스마트공장 구축까지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이 우방국을 중심으로 AI·반도체 공급망을 묶는 가운데 중국은 신흥국·개도국을 아우르는 글로벌사우스에 자국 AI 기술과 표준을 확산시키고 있다. 미·중 AI 경쟁이 기술 고도화를 넘어 어느 쪽이 더 많은 국가를 자국 생태계로 끌어들이느냐는 ‘AI 우군 확보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은 13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제18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중국이 앞장서 브릭스 국가를 위한 AI 오픈소스 구역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회원국의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응용과 AI 전문 교육을 지원해 개방형 AI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스마트공장 건설과 관련 기술표준 체계 구축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이 앞세우는 무기는 오픈웨이트 AI 모델이다. 딥시크와 알리바바의 큐원(Qwen) 등은 개발자가 모델 가중치를 내려받아 자국 언어나 산업에 맞게 수정할 수 있다. 자체 AI 개발 능력이 약한 개발도상국이 도입할 경우 막대한 비용을 들여 모델을 처음부터 개발하지 않아도 된다. 중국이 AI 모델과 교육, 디지털 인프라를 패키지로 제공하면 중국 기술을 사용하는 개발자와 기업이 늘어 중국식 AI 생태계와 기술표준이 확산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시진핑은 정상회의 첫날인 12일에는 지난 7월 상하이에 설립된 세계인공지능협력기구(WAICO)에 브릭스 회원국들이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 주도로 설립이 추진된 WAICO는 29국이 설립 협정에 서명한 정부 간 국제기구로 AI 개발·응용과 국제협력, 거버넌스를 다룬다. 중국이 브릭스를 AI 기술과 산업의 확산 통로로 활용하는 동시에 WAICO를 통해 국제 AI 규칙과 표준 논의에서도 발언권을 키우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글로벌사우스를 겨냥한 AI 협력안을 꺼낸 것도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이 24일 미국을 방문해 자신과 회담하고 AI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한국·일본·호주·영국·싱가포르·이스라엘과 ‘팍스 실리카(Pax Silica)’를 출범시켰다. 핵심광물과 에너지부터 반도체·데이터센터·AI 모델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신뢰할 수 있는 국가끼리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은 내년 브릭스 의장국 지위를 활용해 AI 협력 구상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일 전망이다. 시진핑은 중국에서 제19차 브릭스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브릭스 서비스무역포럼도 열겠다고 밝혔다. 다만 브릭스가 일사불란하게 중국 주도의 반미 기술 진영으로 결집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도는 브릭스를 반서방 진영보다 전략적 자율성을 넓히는 수단으로 보고 미국과의 안보·경제 관계도 유지하고 있다. 이란은 대미 강경 노선을 취하는 반면 UAE는 미국과 긴밀한 안보 관계를 맺고 있어 회원국들의 이해도 크게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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