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치 전기료 25조 선납” 한전 제안에 삼전닉스 “NO”
삼전닉스 “반도체 수퍼사이클
5년 내내 이어질지 장담 못해”

한국전력이 전력망 건설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제안한 ‘5년 치 전기 요금 25조원 선납’ 구상이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선납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하고 최근 한전에 거절 의사를 전달한 것이다. 반도체 호황이 5년 내내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거액을 미리 내는 건 부담스럽다는 이유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일 부사장급 인사를 통해 한전에 “전기료 선납 제안에 응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금의 반도체 수퍼사이클이 5년 내내 이어질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고 한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이유로 선납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도 “전기 요금 선납안에 대해 참여가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전은 선납을 추가 제안한 다른 기업은 없다고 했다.
한전은 지난 7월 9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전력망 건설 재원 확보를 위한 전기 요금 선납 제안서’를 전달했다. 두 회사가 5년 치 전기 요금을 미리 내면 한전이 이를 첨단산업단지 전력 공급을 위한 국가 기간망 건설에 우선 투입한다는 구상이었다. 지난해 납부한 전기료를 기준으로 삼성전자 약 20조원, SK하이닉스 약 5조원 등 총 25조원 규모였다.
양 사가 25조원을 1년에 걸쳐 매달 나눠 내면 한전이 선납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는 방안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제때 공급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나, 결과적으로 향후 5년의 경영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더 크게 본 것이다.
한전이 전기료 선납 카드를 제시한 것은 급증하는 전력망 투자와 막대한 부채에 따른 부담을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자금과 한전채 발행 등을 통해 투자비를 조달해왔으나, 전기 요금을 앞당겨 받으면 한전채 발행 부담을 덜면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선납제의 발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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