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장관 "반도체·AI혁명, 원전 검토 불가피… 데이터센터엔 별도 전기요금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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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투자 등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에너지 지도를 바꿀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국가를 신뢰해달라"고 말했다.
"전력은 반도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AI 혁명이 진행되고 있고,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전력 수요가 있다. 또 한국은 일본, 중국과 치열한 제조업 경쟁을 벌이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탄소 중립은 말할 것도 없다. 기후와 산업 경쟁력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야 할 에너지 믹스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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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력 수요 증가 불가피
원전 추가 상황 생길 수 있어"
2040 석탄 폐지 "계획대로"
지중화로 전력망 확충 속도↑
AIDC 전용 요금제 "설계 중"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투자 등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에너지 지도를 바꿀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국가를 신뢰해달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 등을 추가로 지을 땐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메가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인 AIDC 역시 초대용량·고전압 등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전력 사용이 불가피하다. 김 장관은 "AIDC 전용 요금제 설계 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기가와트(GW)급 전력을 24시간 빨아들이는 AIDC의 전력 수요를 감안한 별도의 요금제를 신설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7월 환경부 장관에 오른 김 장관은 10월 기후부 출범으로 에너지 정책도 총괄한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 AI 혁명, 산업 경쟁력 확보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메가프로젝트발(發) 전력 소비 폭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에 관심이 많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6.3GW의 전력이 필요하다. 현재 발전 여유와 원전, 재생에너지 확대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 그런데 반도체 공장이 더 늘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 앞서 지역에 원전을 건설할 빈 공간(부지)이 있다고 말한 것도, 그런 가능성을 고려해 참고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김 장관은 7월 한 라디오에서 전남광주 영광과 울산 울주에 각각 2기씩 새 원전을 지을 부지가 있다고 말했다.)"
-메가프로젝트 수요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전력 운영을 위해서도 원전이 필요하다는 건데.
"전력은 반도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AI 혁명이 진행되고 있고,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전력 수요가 있다. 또 한국은 일본, 중국과 치열한 제조업 경쟁을 벌이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탄소 중립은 말할 것도 없다. 기후와 산업 경쟁력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야 할 에너지 믹스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에너지 믹스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현재로선 원전과 재생에너지 위주로 가되, LNG 같은 대체 에너지원을 보조 수단으로 쓰는 방향이 돼야 한다. 재생에너지만 해도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인다. 원전이 이걸 전부 대체할 순 없는 노릇이다. 석탄 발전 비중이 여전히 25~30%다. 2040년까지 (정부 계획대로) 석탄화력발전을 끄면 가스가 빈자리를 당분간 채울 수밖에 없다."
-2040년 석탄화력발전소 전면 폐지는 계획대로 가능한가. AIDC를 지으려면 석탄발전이 불가피하단 지적도 있다.
"계획대로 간다. 기업은 석탄발전소를 더 돌리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별 기업의 사정을 국가가 다 받아들일 순 없다. AI를 위해 석탄발전소 돌리자는 건 말이 안 된다. 자율주행 기술을 휘발유 차량에 적용할 순 없는 것 아닌가. 재생에너지 기반의 AI를 돌려야 그게 미래다. 탈탄소, 반드시 한다. 그래서 더 빨리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가격을 낮춰야 한다."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전력망 확충 속도도 높이기로 했다. 주민 반발을 해소할 수 있나.
"송전망 대책의 큰 기조는 철탑의 총 개수를 줄이는 것이다. 새 철탑을 세우는 대신 기존 철탑에 송전선을 늘리는 식이다. 송전선을 땅속에 묻는 지중화도 확대한다. 송전탑 건설보다 비용이 6~10배가량 비싸지만 주민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송전망 주변 주민들의 원천 소득이 늘도록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가뭄 등 메가프로젝트 관련 용수 부족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극단적인 가뭄이 오면 그건 전국적인 위기다. 수도권은 괜찮고, 광주는 안 괜찮은 문제가 아니다. '호남에 극한 가뭄이 온다면'이란 전제는 타당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물 대책이 비교적 정밀하게 짜여 있다. 댐, 하수, 하천 등을 연계해 용수 공급이 가능한 국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극한 폭우 가능성이다. 예측이 더 힘들고 일반적인 하수 용량으로는 감당이 안 될 때가 많다. 인프라를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
-앞서 AIDC 전용 요금제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AIDC는 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전기요금을 적용받는다. 일반용 고객 중에서도 전기를 많이 쓰는 을 중에 '을'이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AIDC 전용의 별도 요금 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AIDC 수요자와 맺은 계약 조건, 최소부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범위의 요금 수준을 만들려고 한다."

-메가프로젝트 속도전 의지가 강하다.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 단축에 대한 우려가 큰데.
"환경영향평가 과정 자체를 생략하자는 게 아니다. 보통 사계절을 다 보고 평가한다. 다만 호남 반도체 건설이 예정된 광주 군공항만 해도 이미 공항 부지인 만큼, 평가 기간을 단축해서 실제로 환경 파괴 영향이 있는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내면서 유연성을 갖자는 취지다."
-발전 공기업 5개사를 통합한 '한국발전공사'가 내년 출범한다.
"에너지를 민영화하자는 신자유주의 흐름이 있었다. 그게 더 효율적이란 믿음으로 우리 역시 발전사를 쪼갠 게 25년 전이다. 전기를 민영화한 국가들 모두 전기요금이 우리보다 비싸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와 석탄화력 폐지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만큼, 인력과 자본을 질서 있게 통합하고 결집해야 할 때다."
인터뷰=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정리=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전예현 기자 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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