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장관 "반도체·AI혁명, 원전 검토 불가피… 데이터센터엔 별도 전기요금 도입"

유대근 2026. 9. 1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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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투자 등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에너지 지도를 바꿀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국가를 신뢰해달라"고 말했다.

"전력은 반도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AI 혁명이 진행되고 있고,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전력 수요가 있다. 또 한국은 일본, 중국과 치열한 제조업 경쟁을 벌이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탄소 중립은 말할 것도 없다. 기후와 산업 경쟁력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야 할 에너지 믹스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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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기후부 장관 인터뷰]
"국가 전력 수요 증가 불가피
원전 추가 상황 생길 수 있어"
2040 석탄 폐지 "계획대로"
지중화로 전력망 확충 속도↑
AIDC 전용 요금제 "설계 중"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9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 집무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예진 기자

반도체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투자 등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에너지 지도를 바꿀 예정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9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포함한 '에너지 믹스'를 통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국가를 신뢰해달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장 등을 추가로 지을 땐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메가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인 AIDC 역시 초대용량·고전압 등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의 전력 사용이 불가피하다. 김 장관은 "AIDC 전용 요금제 설계 작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기가와트(GW)급 전력을 24시간 빨아들이는 AIDC의 전력 수요를 감안한 별도의 요금제를 신설하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7월 환경부 장관에 오른 김 장관은 10월 기후부 출범으로 에너지 정책도 총괄한다. 그는 기후위기 대응, AI 혁명, 산업 경쟁력 확보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메가프로젝트발(發) 전력 소비 폭증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에 관심이 많다.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에만 6.3GW의 전력이 필요하다. 현재 발전 여유와 원전, 재생에너지 확대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 그런데 반도체 공장이 더 늘어나면 얘기가 달라진다.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 앞서 지역에 원전을 건설할 빈 공간(부지)이 있다고 말한 것도, 그런 가능성을 고려해 참고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김 장관은 7월 한 라디오에서 전남광주 영광과 울산 울주에 각각 2기씩 새 원전을 지을 부지가 있다고 말했다.)"

-메가프로젝트 수요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전력 운영을 위해서도 원전이 필요하다는 건데.

"전력은 반도체만의 문제는 아니다. AI 혁명이 진행되고 있고,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전력 수요가 있다. 또 한국은 일본, 중국과 치열한 제조업 경쟁을 벌이는 숙제도 떠안고 있다. 탄소 중립은 말할 것도 없다. 기후와 산업 경쟁력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야 할 에너지 믹스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에너지 믹스 전략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현재로선 원전과 재생에너지 위주로 가되, LNG 같은 대체 에너지원을 보조 수단으로 쓰는 방향이 돼야 한다. 재생에너지만 해도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출렁인다. 원전이 이걸 전부 대체할 순 없는 노릇이다. 석탄 발전 비중이 여전히 25~30%다. 2040년까지 (정부 계획대로) 석탄화력발전을 끄면 가스가 빈자리를 당분간 채울 수밖에 없다."

-2040년 석탄화력발전소 전면 폐지는 계획대로 가능한가. AIDC를 지으려면 석탄발전이 불가피하단 지적도 있다.

"계획대로 간다. 기업은 석탄발전소를 더 돌리고 싶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별 기업의 사정을 국가가 다 받아들일 순 없다. AI를 위해 석탄발전소 돌리자는 건 말이 안 된다. 자율주행 기술을 휘발유 차량에 적용할 순 없는 것 아닌가. 재생에너지 기반의 AI를 돌려야 그게 미래다. 탈탄소, 반드시 한다. 그래서 더 빨리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가격을 낮춰야 한다."

3선 국회의원으로 지난해 7월 환경부 장관에 오른 김성환 장관은 그해 10월 기후·환경과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초대 장관이 됐다. 박수본 인턴기자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전력망 확충 속도도 높이기로 했다. 주민 반발을 해소할 수 있나.

"송전망 대책의 큰 기조는 철탑의 총 개수를 줄이는 것이다. 새 철탑을 세우는 대신 기존 철탑에 송전선을 늘리는 식이다. 송전선을 땅속에 묻는 지중화도 확대한다. 송전탑 건설보다 비용이 6~10배가량 비싸지만 주민들이 피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송전망 주변 주민들의 원천 소득이 늘도록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가뭄 등 메가프로젝트 관련 용수 부족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극단적인 가뭄이 오면 그건 전국적인 위기다. 수도권은 괜찮고, 광주는 안 괜찮은 문제가 아니다. '호남에 극한 가뭄이 온다면'이란 전제는 타당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물 대책이 비교적 정밀하게 짜여 있다. 댐, 하수, 하천 등을 연계해 용수 공급이 가능한 국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문제는 극한 폭우 가능성이다. 예측이 더 힘들고 일반적인 하수 용량으로는 감당이 안 될 때가 많다. 인프라를 더 보강할 필요가 있다."

-앞서 AIDC 전용 요금제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AIDC는 산업용이 아닌 일반용 전기요금을 적용받는다. 일반용 고객 중에서도 전기를 많이 쓰는 을 중에 '을'이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AIDC 전용의 별도 요금 체계를 설계하고 있다. AIDC 수요자와 맺은 계약 조건, 최소부하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정 범위의 요금 수준을 만들려고 한다."

이재명(가운데) 대통령이 6월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최태원(맨 왼쪽) 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손을 맞잡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메가프로젝트 속도전 의지가 강하다. 환경영향평가 등 절차 단축에 대한 우려가 큰데.

"환경영향평가 과정 자체를 생략하자는 게 아니다. 보통 사계절을 다 보고 평가한다. 다만 호남 반도체 건설이 예정된 광주 군공항만 해도 이미 공항 부지인 만큼, 평가 기간을 단축해서 실제로 환경 파괴 영향이 있는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내면서 유연성을 갖자는 취지다."

-발전 공기업 5개사를 통합한 '한국발전공사'가 내년 출범한다.

"에너지를 민영화하자는 신자유주의 흐름이 있었다. 그게 더 효율적이란 믿음으로 우리 역시 발전사를 쪼갠 게 25년 전이다. 전기를 민영화한 국가들 모두 전기요금이 우리보다 비싸다.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대규모 재생에너지 투자와 석탄화력 폐지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만큼, 인력과 자본을 질서 있게 통합하고 결집해야 할 때다."

인터뷰=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정리=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전예현 기자 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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