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벽화 외국인 160명이 닦았다... 전국 최초 '외국인 봉사단' 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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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청계천 명물 길이 186m의 '정조대왕 능행반차도' 앞에 외국인 160여 명이 모였다.
서울 거주 외국인 주민 45만 시대를 맞아 출범한 봉사단은 외국인을 단순한 행정 수혜자가 아닌 동등한 시정 파트너로 바라보고, 내·외국인이 함께 지역사회 문제와 재난·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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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봉사단원 160명 청계천 봉사활동
"한국에서 받은 혜택, 봉사로 환원할래요"

13일 서울 청계천 명물 길이 186m의 '정조대왕 능행반차도' 앞에 외국인 160여 명이 모였다. 이 벽화는 조선 제22대 왕 정조가 1795년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모시고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수원 화성으로 향했던 8일간의 행차를 그린 대규모 궁중 기록화다. 관광객처럼 벽화를 유심히 들여다보던 외국인들은 살수차와 밀대로 벽화를 깔끔하게 닦았다. 주변 화단에 국화와 아스타 등 초화류 1,700본도 정성스레 심었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하며 청계천 일대 청소를 도맡은 이 외국인들은 서울시 '글로벌 바로봉사단'이다. 서울 거주 외국인 주민 45만 시대를 맞아 출범한 봉사단은 외국인을 단순한 행정 수혜자가 아닌 동등한 시정 파트너로 바라보고, 내·외국인이 함께 지역사회 문제와 재난·위기를 극복하자는 취지로 꾸려졌다. 42개국 출신 외국인 주민 314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광역 지자체 차원에서 외국인 주민이 주체가 되는 자원봉사단을 조직한 것은 전국 최초다.
출신 국가는 제각각이었지만 서울을 아끼고 가꾸는 마음은 하나였다. 2010년 중국에서 건너와 한국으로 귀화한 김가인(53)씨는 "암 투병 당시 한국에서 많은 치료 지원을 받았는데,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조금이라도 환원하고 싶어 봉사 활동을 시작했다"며 "한국 사회에 외국인에 대한 좋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주변 외국인들에게도 적극적으로 봉사단을 알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출신 유학생 아시킨(25) 역시 "서울이라는 안전하고 좋은 도시에서 지내는 만큼, 우리가 받는 이런 혜택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앞서 쪽방촌 봉사 활동을 다녀왔는데, 외국인 시선에서는 미처 알지 못했던 서울의 또 다른 이면을 마주하고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어 무척 뜻깊었다"고 전했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압두마리크(24)와 일본인 다쓰타 히로카(23) 등도 "봉사라기보다 아름다운 도시 서울을 가꾸는 데 동참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구슬땀을 흘렸다.


현장 봉사활동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시청 본관 8층 다목적홀에서는 글로벌 바로봉사단 공식 발대식이 열렸다. '한마음 서울, 세계의 손길'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날 발대식은 위촉장 수여식과 활동약속 선언,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터치하는 하이파이브 퍼포먼스 순으로 진행됐다. 명예단장으로는 2020년 서울시 명예시민이자 주한외국인 자원봉사단체 '볼룬티어 코리아(Volunteer Korea)' 공동창립자인 벨기에 출신 방송인 겸 환경운동가 줄리안 퀸타르트가 위촉됐다.
봉사단은 올해 3월 구성된 이후 방탄소년단(BTS) 광화문 컴백 공연 통역 지원을 시작으로 북한산 생태계 보전 나무 식재, 서울국제정원박람회 안내, 취약계층 폭염 구호물품 전달 등 다방면에서 연인원 779명이 투입되며 이미 실전 감각을 다져왔다.
시는 이번 공식 출범을 계기로 한강버스 선착장 다국어 안내 등 상시 봉사활동을 체계화하고,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등 대형 국제행사에 투입할 전문 자원봉사 인적 자원 플랫폼으로 봉사단을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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