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관광 관문’ 날개 달았지만…“국제노선 없으면 반쪽짜리”

박성원 선임기자 2026. 9. 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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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 선정
노선 확대 없으면 ‘관광객’ 유치 한계
관광상품 개발·연계 교통망 마련 시급
체류시간·소비 늘려야 지역경제 효과
무안국제공항 전경. 전남일보 자료사진

무안국제공항이 광주·전남을 찾는 외국인 관광의 새로운 관문으로 도약할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관광객을 받을 공항과 관광객을 실어 나를 국제노선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935억원의 정부 지원과 무안~광주~여수 관광권 구상도 반쪽짜리에 그칠 수 있다. 이번 사업의 성패가 결국 무안공항의 안정적 운영과 국제노선 확충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관광권' 선정, 무안공항의 새로운 기회
문화체육관광부가 무안·김해·대구·청주·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을 선정하면서 무안공항은 단순한 지역 공항을 넘어 서남권 방한관광의 관문으로 육성될 기회를 맞았다.

무안공항 관광권에는 무안·목포와 광주, 여수가 연계도시로 포함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의 방향은 명확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인천공항을 거쳐 수도권에서 관광한 뒤 지역으로 이동하는 기존 방식을 넘어 지방공항으로 직접 입국해 해당 지역에서 여행하고 소비하도록 관광 동선을 바꾸는 것이다.

무안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이 무안·목포의 서해안 관광을 즐긴 뒤 광주의 문화·예술을 경험하고 여수의 섬과 해양레저까지 둘러보는 식이다.

여기에 남도음식을 공통 콘텐츠로 묶어 단순 경유형 관광이 아닌 숙박과 체험을 포함한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항공은 무안공항, 철도는 광주 KTX역, 해상은 여수항이 담당하는 공항·철도·크루즈 관광 삼각축도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유치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핵심
정부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5대 관광권을 집중 육성한다.

2027년에는 정부 예산안 기준 국비 659억원과 지방비 276억원 등 모두 935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해외 홍보·마케팅, 교통·관광 편의 개선, 관광 콘텐츠와 상품 개발 등이 주요 지원 대상이다.
인천국제공항. 전남일보 자료사진

예산의 의미는 단순히 관광시설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것은 지방공항 입국객 자체를 늘리는 것이다. 2029년 전체 방한 관광객 3000만명 가운데 지방 입국객 500만명을 목표로 지방공항 중심의 새로운 방한관광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구상이 실제 외국인 관광객의 이동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따라서 무안공항 관광권의 첫 번째 성과지표 역시 관광객이 몇 개의 관광상품을 개발했는지가 아니라 무안공항으로 실제 몇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했는가가 돼야 한다. 관광상품을 만들고 홍보하는 것과 외국인을 실제 비행기에 태워 무안공항으로 데려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와야 국제노선도 늘어나
국제노선은 이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선결 조건이다.

항공사는 관광수요와 운항 안정성,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노선을 결정한다. 관광객이 늘어야 노선이 확대되고, 노선이 확대돼야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는 구조다. 무안공항 관광권이 풀어야 할 숙제가 바로 이 문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해외 온라인여행사(OTA), 항공사, 여행업계와 연계해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주요 방한시장 공동 마케팅을 확대하는 한편 관광수요와 연계한 국제노선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결국 관광정책과 항공정책을 별개로 볼 수 없는 이유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국가와 도시를 분석해 노선 유치 전략을 세우고, 노선이 개설되면 해당 노선에 맞춘 관광상품을 즉시 공급하는 '노선-관광상품 동시 개발' 방식이 필요하다.

'돈 쓰고 머무는 관광'으로 전환해야
지역경제 효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광객 숫자보다 체류시간과 소비액을 봐야 한다.

무안공항으로 들어온 관광객이 한두 곳을 둘러본 뒤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간다면 지역에 돌아오는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면 섬과 바다를 체험하고 남도음식을 먹고 숙박하면서 문화예술과 웰니스 프로그램까지 경험한다면 관광객 한 명이 지역에서 쓰는 돈과 체류시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무안·목포의 서해안, 광주의 문화·예술, 여수의 섬·해양레저를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묶으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남도음식은 관광권 전체를 연결할 수 있는 생활형 콘텐츠다. 유명 관광지 중심의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 식당과 전통시장, 숙박업소, 체험업체 등 지역 곳곳으로 소비가 퍼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관광객 증가가 숙박·외식·교통·관광체험업 매출과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무안공항의 안정적인 운영과 국제노선 확충은 다른 관광사업보다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다.

무안공항에 외국인이 내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관광상품을 만들어도 의미가 없고, 외국인이 내려도 지역에서 편리하게 이동하고 머물 수 없다면 관광권의 경제적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무안공항 국제노선이 늘지 않고서는 관광권 자체가 작동하기 어렵다"며 "항공편을 확보한 뒤 외국인이 무안공항에 내려 목포·광주·여수까지 편하게 이동하고 숙박과 식사, 체험에 돈을 쓸 수 있도록 관광상품과 교통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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