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의료기관과 연계, AI 개발·검증 생태계 함께 구축해야

이다예 기자 2026. 9. 14. 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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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리부트-AI 헬스케어로 산업 전환의 해법을 찾다
(4)인재·데이터·신뢰가 / 산업화 열쇠-캘거리(하)
세계적인 연구자들 연구활동 지원
AI 기반 보건·의료 기술 한계 확장
연구성과를 실제 의료현장과 연결
의료진 신뢰확보…윤리·책임 바탕
신뢰받는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
실패와 시행착오도 학습기회 삼아
AI 의료 ‘장기적인 혁신’ 이뤄야
▲ Amii는 캐나다 3대 인공지능 연구 허브 중 하나다. Amii는 의료진과 산업계의 AI 이해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Upper Bound conference' 행사를 개최한다. Amii 제공

캐나다 앨버타주는 캘거리대학교, Amii 등 인공지능(AI) 전략의 핵심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예방적 케어 기반의 AI를 도입해 고위험 환자를 식별하고 입원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연구와 상용화 중심의 AI 윤리와 책임, 산업 파트너십을 강조하며 AI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장기적 혁신' 강조

"AI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복적 혁신을 지속하려는 장기적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실패와 시행착오도 학습의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캠 링크(Cam Linke) Amii(Alberta Machine Intelligence Institute) CEO는 제조업 중심 산업도시에서 AI 헬스케어 산업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울산에 '장기적 혁신'을 주문했다. 단기간에 완성된 기술과 성과를 만들어내기보다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AI를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Amii는 캐나다 3대 인공지능 연구 허브 중 하나로, 20년 이상 축적해 온 연구 역량을 기반으로 한다. 튜링상 수상자이자 강화학습의 선구자인 리처드 서튼(Richard Sutton)과 같은 세계적 연구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링크 CEO는 "획기적 과학 연구 성과를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해 연구실에서 이뤄진 발견을 현실 세계로 직접 옮기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Amii는 세계적 연구자들의 연구를 지원해 AI 기반 보건·의료 기술의 한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연구 성과를 실제 의료 현장과 연결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환자 진료와 임상 결과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Amii는 AI를 일선 의료 현장에 직접 적용하기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앨버타 주정부로부터 1000만달러를 투자받아 '헬스 이노베이션 랩'을 출범했다.

링크 CEO는 "궁극적으로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환자의 치료 결과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I 의료현장 안착 열쇠는 '신뢰'

링크 CEO는 실제 산업현장에 AI를 확산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로 기업의 위험 회피 성향을 꼽았다.

또 하나의 장벽은 'AI 리터러시'다. 기업의 의사결정권자가 AI를 윤리적이고 책임 있게 활용하는 방법을 충분히 이해해야 실제 투자와 도입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료 분야에서는 기술의 정확도뿐만 아니라 AI를 직접 사용해야 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의 신뢰 확보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 Amii 연구진은 임상적 안전성과 '설명 가능한 AI'에 초점을 맞춘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Amii's Upper Bound conference 등 의료진과 산업계의 AI 이해도를 끌어올리는 교육과 행사도 개최한다.

링크 CEO는 AI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모색하는 울산도 기술 자체보다 이를 실제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AI 기반 의료기록 작성 도구를 활용하면 의료진의 행정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고, AI가 탑재된 휴대용 초음파 장비를 활용하면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도 의료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캘거리대학교 관계자가 환자에게 진료 관련 정보를 보여주는 스크린 기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Circle Cardiovascular Imaging 관계자가 작업하는 모습. Circle Cardiovascular Imaging 제공

◇산업화 관건은 데이터

AI 기반 자동화 의료 영상 플랫폼 업체인 서클 심혈관 영상(Circle Cardiovascular Imaging)은 캘거리에 본사를 두고 있다.

데이비드 윌슨(David Wilson) Circle Cardiovascular Imaging 마케팅 부사장은 "AI는 의료인력 부족에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수단 중 하나"라며 "심장 CT와 MRI 영상 분석·판독 과정에 AI를 적용한 결과 업무에 필요한 시간을 최대 85%까지 줄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AI가 의료영상 분석 과정에서 사람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작업을 대신하면서 가능해진 변화로 분석된다. 계산값과 검사 결과가 자동으로 판독 보고서에 입력되면서 사람이 직접 옮겨 적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특히 제조업 중심 도시가 의료 AI를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하려면 우선 데이터 과학자와 데이터 전문가를 확보해야 한다는 게 윌슨 부사장의 조언이다.

임상 자원에 대한 접근성도 필요하다. AI가 도출한 임상 결과를 시험하고 검증하기 위해서는 결과의 정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정답 데이터'(ground truth data)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는 의료 AI 산업을 육성하려는 도시가 데이터 전문인력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의료기관과 연결해 AI를 개발하고 검증할 수 있는 생태계를 함께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윌슨 부사장은 "병원은 민감한 환자 데이터가 보호되고 윤리적으로 적절한 방식으로 활용된다는 사실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캘거리=이다예기자·사진=김가람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