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11억 보조금 택한 용혜인… 민낯 드러낸 위성정당

노석조 기자 2026. 9. 14.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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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돌파’ 사흘 만에 자진 사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발표 기자회견을 마친 후 나서 차량에 오르고 있다./뉴스1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사흘 전까지 청문회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다 13일 전격 사퇴한 데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직접적인 자진 사퇴 권유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주말 사이 청와대 측과 악화한 민심을 공유한 뒤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을 통해 용 후보자의 ‘결단’을 요구했다. 이에 용 후보자는 결국 장관직 대신 기본소득당의 유일한 비례대표 의원직을 택한 것이다.

용 후보자는 민주당이 위성정당 꼼수를 통해 재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고, 청와대가 장관 후보로까지 지명했다. 그런데 민주당이 그를 다시 끌어내린 셈이 됐다. 민주당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용혜인 사퇴시킨 與…“진보 세력 연대엔 박차”

용 후보자 못지않게 여권의 책임도 크지만 민주당은 용 후보자의 의원직 겸직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만 문제 삼았다.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이날 “비례대표 겸직이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 눈높이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했다”며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제가 용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용 후보자도 민주당으로부터 “결단해 달라”는 뜻을 전달받았다고 했다. 사흘 전인 10일만 해도 40여 분간 기자회견을 열어 각종 논란을 반박하며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고, 11일에도 “국민만 믿고 설명하겠다”고 했지만 여당 대표의 직접적인 사퇴 권유가 전달되자 입장을 바꿨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용 후보자가 사퇴한 후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용혜인 의원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 세력과의 연대 및 정치개혁 논의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장관 후보직에서는 용 후보자를 정리했지만 범여권 연대를 위한 정치적 파트너로는 계속 함께하겠다는 뜻이다.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사퇴 요구가 소수 진보 정당에 대한 일방적 ‘손절’로 비치면서 범여권 연대에 균열이 생기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퇴의 대가로 다음 총선에도 위성정당을 또 만들고 용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을 챙겨주겠다는 뜻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비례 1석 있어야 年 11억… 두 번의 ‘위성정당’이 만든 생존 기반

용 후보자는 장관 후보직은 내려놓으면서도 비례대표 의원직은 끝까지 유지했다. 그 결과 기본소득당의 원내 지위와 연 11억원 규모의 국고보조금 등 기존 정치·재정적 기반도 그대로 남게 됐다.

현재 기본소득당의 국회의원은 용 후보자 한 명뿐이다. 그가 의원직을 내려놓으면 당은 원외정당이 된다. 원내 1석 등을 토대로 받는 경상보조금도 현재 연간 약 11억원 규모다. 의원실 보좌진과 특별당비 등 당의 조직·재정 기반도 의원직과 맞물려 있다. 여기에 배우자 등 가족이 당 운영에 관여했다는 ‘가족정당’ 논란까지 겹쳤다.

기본소득당은 과거 국고보조금을 노린 정당 정치를 ‘기생충 정치’라고 비판하며 국고보조금 폐지를 주장했고, 용 후보자도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자신들이 비판했던 제도의 혜택을 용 후보자가 장관직을 버리고 의원직을 선택함으로써 끝까지 누리려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통령엔 “송구”… 의혹에는 끝까지 “떳떳”

용 후보자는 사퇴 회견에서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했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가짜 정보”라고 표현했다.

이 대통령에게는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리고, 소임을 미처 다해내지 못하여 송구하다”며 “끝까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국민을 향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의원직과 장관직을 동시에 유지하려 한 판단이나 위성정당·가족정당 논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용 후보자에게 의원직까지 사퇴하라고 했다. 장동혁 대표는 “장관직을 버리고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를 선택했다”며 “후보직에서 물러났다고 해서 그간 제기된 불법·편법 의혹이 덮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용 의원이 누린 특혜와 불공정은 바로 민주당이 제공한 것”이라며 “기본소득당을 두 번 연속 원내 정당으로 만든 데 대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이 책임 있는 반성과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논의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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