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없다는 정부에 농심 ‘부글부글’

박재혁 2026. 9. 14.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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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법 개정으로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에 대한 처분명령이 의무화되면서 농지은행 위탁·매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반이 적발된 농지와 장기 유휴농지 등은 처분하도록 하고, 필요시 농지은행이 매입하거나 위탁받아 청년 농업인 지원, 마을 영농형 태양광 설치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특히 고령으로 직접 경작이 어려워진 농민이 민간에서 농지를 처분하지 못하고, 영농 여건까지 좋지 않아 농지은행의 위탁·매입도 어려울 경우 마땅한 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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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울리는 농지법
농지은행 위탁·매입 불가 ‘다수’
미이행시 매년 25% 이행강제금
도내 65세 이상 농민 53% 차지
“고령농 등 현실적 대책 마련을”

농지법 개정으로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에 대한 처분명령이 의무화되면서 농지은행 위탁·매입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경사지 등 영농 여건이 좋지 않은 대부분 농지는 농지은행마저 이용하기 어려운 사각지대가 되고 있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8일 시행된 개정 농지법은 처분의무 기간 내 농지를 처분하지 않은 소유자에게 지자체가 처분명령을 내리도록 의무화했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감정평가액과 개별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매년 부과될 수 있다.

정부는 투기 목적으로 취득한 농지가 방치되거나 불법으로 임대되는 것을 막고 농지가 농업경영에 이용되도록 관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위반이 적발된 농지와 장기 유휴농지 등은 처분하도록 하고, 필요시 농지은행이 매입하거나 위탁받아 청년 농업인 지원, 마을 영농형 태양광 설치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할 예정이다.

정부가 농지 활용의 출구 중 하나로 제시한 농지은행 이용은 증가세다.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강원지역 농지 임대수탁 실적은 3802건·1708.1㏊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59건·1257.4㏊보다 각각 28.5%, 35.8% 증가했다. 상속농지도 154건·105㏊에서 173건·104㏊로 계약 건수가 12.3% 늘었다.

문제는 모든 농지를 농지은행에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상속농지는 소유 기간이 3년 미만이어도 위탁할 수 있지만 임야화됐거나 진입로가 없어 경작하기 어려운 농지는 수탁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공동상속된 한 필지의 일부 지분만 맡기거나 토지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위탁이 어렵다.

농지 처분 절차에 들어가면 선택지는 더욱 줄어든다. 농지법 제10조에 따라 지자체가 처분대상으로 최종 결정한 농지는 임대수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처분명령을 받은 소유자는 농어촌공사에 매수를 청구할 수 있지만 지장물이 있거나 경계가 불분명한 농지, 진입이 어렵거나 황폐화돼 다시 임대하기 곤란한 농지는 매입되지 않을 수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강원지역본부 관계자는 “위탁·매입 여부는 농지의 이용 형태와 상태, 임대한 뒤 영농이 가능한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특히 고령으로 직접 경작이 어려워진 농민이 민간에서 농지를 처분하지 못하고, 영농 여건까지 좋지 않아 농지은행의 위탁·매입도 어려울 경우 마땅한 출구가 없다.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잠정)’를 보면 강원도내 농가인구 15만8781명 가운데 65세 이상은 8만4379명으로 53.1%를 차지했다.

농지 투기나 방치 목적이 아니라 고령이나 건강 악화로 더 이상 농사를 짓지 못하는 농민까지 처분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광수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원도회 부회장은 “부동산 중개시장에서 농지를 사겠다는 문의가 사실상 없다. 도로가 없는 경사지 농지는 농기계가 들어갈 수 없어 농사를 짓기도 어렵고 민간에서 팔리지도 않는다”며 “현실적인 출구를 마련한 뒤 제도를 집행해야 한다”고 했다. 박재혁·안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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