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첨단산업 이끄는 바닷바람, 전남해상풍력이 그리는 미래

신안=정연 기자 2026. 9. 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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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전남 신안 앞바다로 1시간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자 수평선 위로 거대한 풍력터빈 10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 상업 운전에 돌입한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지역 첨단산업을 뒷받침할 차세대 청정전력 공급원으로서 늠름한 모습을 뽐냈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96MW)의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다. SK이노베이션 E&S와 덴마크 에너지 투자회사 CIP가 각각 지분 출자해 설립한 전남해상풍력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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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해상풍력 1단지, 지난해 상업 운전 돌입
국내 최대 규모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
2·3단지는 2028년 착공·2031년 상업 운전
호남반도체 등 지역 전력 수요 뒷받침 기대
지난 9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 북서쪽 공유수면해상에 위치한 전남해상풍력 1단지에 10MW급 풍력발전기가 위치한 모습. /사진=정연 기자
지난 9일 전남 신안 앞바다로 1시간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자 수평선 위로 거대한 풍력터빈 10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회전 직경만 200m에 달하는 블레이드는 바닷바람을 동력 삼아 힘차게 돌아갔다. 지난해 5월 상업 운전에 돌입한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지역 첨단산업을 뒷받침할 차세대 청정전력 공급원으로서 늠름한 모습을 뽐냈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국내 최대 규모(96MW)의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다. SK이노베이션 E&S와 덴마크 에너지 투자회사 CIP가 각각 지분 출자해 설립한 전남해상풍력이 운영하고 있다. 2017년 9월 발전사업 허가를 시작으로 약 5년 동안 개발했고 2년의 건설 기간을 거쳐 상업 운전을 개시했다.

이날 찾은 발전단지 역시 광활한 바다에서도 제 몫을 해내고 있었다.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 겸 전남해상풍력 대표이사는 "이곳의 풍력발전기 10기는 약 9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3억107만kWh)를 생산하고 있다"며 "하루 평균 91만3000kWh 발전량을 기록하는 등 일평균 발전 목표량을 안정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했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국내 해상풍력의 마중물로 주목받는다. 상대적으로 열악하던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일찌감치 뛰어들어 자금 조달 방식·제조 공급망 등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했다는 평가다. 김 부사장은 "별도 보증 없이 국내외 금융기관들로부터 약 6000억원을 조달한 비소구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어 "풍력발전기 타워·하부 구조물·송전 케이블 등 주요 기자재와 설치 장비의 약 75%를 국산화해 국내 공급망을 활성화했다"며 "대형 장비를 적재·조립하는 주요 배후항만을 직접 보강하는 건 물론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1호 프로젝트로서 국가 입찰 시스템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 전경. /사진=정연 기자
이제 시선은 2·3단지로 향한다. 전남해상풍력㈜은 1단지 개발·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크게 뛰어넘는 총 800M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달 환경영향평가를 마친 상태로 올해 하반기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을 거쳐 2028년 착공할 방침이다. 김 부사장은 "군 훈련구역·선박 통항로 등 인허가 제약이 최소화된 입지에서 개발 중인 만큼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2031년 상업 운전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완공 이후 핵심 전원으로서 존재감을 키울 전망이다. 3단지까지 해상풍력단지 조성이 마무리되면 2031년 총 설비용량은 900MW에 달한다. 이는 국내 원자력발전소 1기 설비용량과 유사한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태양광과 상호보완하며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사장은 "태양광은 낮에 발전량이 많지만 해상풍력은 밤에도 강하게 발전한다"며 "출력제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한편 재생에너지 특유의 계통 안정성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전남해상풍력 스카다(SCADA·실시간 원격 감시 시스템)를 확인한 결과 이날 새벽 3시쯤 이용률은 66%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제시한 연평균 이용률 30~35%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호남 반도체·AI 클러스터 등 지역 첨단산업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첨단산업단지는 인근 생산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해상풍력 사업자 또한 수도권까지의 장거리 송전 부담을 덜 수 있어서다. 김 부사장은 아직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없다고 언급하면서도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등이 들어서면 해당 수요에 맞춰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며 "여기서 생산한 전기를 서울까지 보내지 않고 지역에서 생산·소비하는 게 가능해질 거란 기대"라고 전했다.

신안=정연 기자 yeon378@sida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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