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타워 높이 풍력발전기 '쌩쌩'…9만가구 밝히고 공급망 키운다[르포]

신안(전남광주)=김지현 기자 2026. 9. 14.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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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 자은고교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약 한 시간을 달리자 바다 한가운데 남산타워와 맞먹는 높이의 거대한 해상풍력발전기 10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최대 민간 주도 해상풍력단지'9만가구용' 전력 생산━총 96㎿(메가와트) 규모의 전남1은 지난해 5월 본격 가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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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개발 국내 최대 해상풍력 단지 '전남1' 가동 현장
2028년 전남2·3 착공…약 900㎿로 확대
메가 프로젝트 호남 반도체 팹 전력 공급원으로 기대
전남해상풍력단지 사업 개요/그래픽=김지영

지난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신안군 자은고교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약 한 시간을 달리자 바다 한가운데 남산타워와 맞먹는 높이의 거대한 해상풍력발전기 10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10기의 발전기 날개가 쉴 새 없이 도는 이곳은 국내 민간 개발 해상풍력 단지 중 가장 큰 '전남해상풍력 1단지(전남1)'다.
국내 최대 민간 주도 해상풍력단지…'9만가구용' 전력 생산
총 96㎿(메가와트) 규모의 전남1은 지난해 5월 본격 가동을 시작해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설치된 풍력발전기 10기(각 9.6㎿)는 국내 평균 기준 약 9만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인 3억107만kWh(킬로와트시)를 생산할 수 있다.

전남1은 SK이노베이션 E&S와 덴마크 투자회사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CIP)가 각각 51%와 49%를 출자해 만들어졌다. 2017년 9월 발전사업 허가, 2022년 7월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 등 빼곡한 인허가 관문을 넘어 2023년 3월 육·해상 공사에 돌입했다.

전남해상풍력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은 "처음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만 해도 많은 경험도 없었고 자금 마련도 쉽지 않았지만 환경 조사와 주민 소통 등을 이어가며 보증 없이 자체 신용만으로 약 60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고 했다.

지난 9일 전남해상풍력 1단지에서 김진철 SK이노베이션 E&S 부사장이 사업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풍력산업협회
국내 공급망 키운 전남1…2031년 전남2·3까지 총 900㎿로 확대
전남1은 국내 해상풍력 밸류체인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스틸산업의 하부구조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등 주요 기자재와 설치 장비의 약 75%를 국내 기업에서 조달했다. 국내 최초로 자켓이 아닌 모노파일 하부구조물을 적용한 사업이기도 하다. 지반 조건에 따라 적용이 까다롭지만 자켓 방식보다 비용을 낮출 수 있는 모노파일을 국내 해상풍력에 처음 도입해 하부구조물 선택의 폭을 넓히고 국내 기업의 제작·설치 경험을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다.

SK이노베이션 E&S는 해상풍력 사업 확대를 위한 또 한 번의 준비에 나서고 있다. CIP와 2028년부터 전남해상풍력 2단지(399㎿), 3단지(399㎿)를 건설해 2031년까지 약 900㎿급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원자력발전소 1기 설비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달 19일 환경영향평가를 완료했으며 올 하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김 부사장은 "2·3단지 입지는 군 훈련구역, 선박 통항로 등 인허가에 제약이 있는 지역을 모두 피한 곳으로 선정했다"며 "여기에 1단지를 추진하며 얻은 경험을 더해 계획대로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3단지 준공 시 현장 인력도 30여명에서 100여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지난 9일 전남해상풍력 1단지 모습 /사진=김지현 기자
지역 경제 활력 더하는 해상풍력
해상풍력단지 건설은 신안군 지역경제에도 뚜렷한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정수 신안군 신재생에너지국장은 "해상풍력단지 직원들이 신안군을 생활권으로 두면서 소득세와 주민세 등을 내고 있다"며 "이에 더해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로 2019년 2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주민들에게 지급한 풍력 발전 관련 이익공유금이 약 55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에너지 수요가 커지면서 '깨끗하고 안정적인' 전력원으로서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업계는 '3대 메가프로젝트'로 늘어날 지역 내 산업 전력 수요를 뒷받침할 공급원으로 해상풍력에 주목하고 있다. 야간에도 발전할 수 있어 태양광의 공백을 보완하면서 반도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수요를 충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기대다.

김 부사장은 "전남 지역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면 해당 시점에 맞춰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해상풍력을 통해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해 수도권으로의 송전 부담을 줄이고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신안(전남광주)=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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