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열로 감자 키우고, 항만엔 녹색 전력…튀르키예의 기후 실험

김윤지 2026. 9. 1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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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찌르는 냄새가 짙어지고 파리가 몰려들었다.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약 40㎞ 떨어진 ITC 통합 고형폐기물 처리시설.

메흐메트 귈테킨 ITC 보건·환경·품질 담당 이사는 "시설에서 조금 떨어진 온실에서 폐기물로 얻은 열로 토마토와 딸기, 오이를 키운다"며 "그중에는 흙 없이 키우는 감자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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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자원순환 현장을 가다]①
앙카라 폐기물 시설, 메탄으로 발전 ·폐열은 온실로
재활용 교육 넘어 “처음부터 버릴 것부터 줄여야”
흑해선 해양금융 논의…환경 보호 산업·투자로 연결

[앙카라·트라브존=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코를 찌르는 냄새가 짙어지고 파리가 몰려들었다.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 도심에서 약 40㎞ 떨어진 ITC 통합 고형폐기물 처리시설. 시내에서 하루 5500t씩 수거되는 생활폐기물이 컨베이어 벨트 위를 쉼 없이 흘렀다. 설비 주변의 작업자는 드물었다. 선별·처리 과정 대부분이 자동화된 시설에서 상황실 직원 6명이 모니터 7개로 가동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TC 통합 고형폐기물 처리시설에서 분리되는 생활 폐기물(사진=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쓰레기의 여정은 매립으로 끝나지 않았다. 재활용할 물질을 골라내고 유기성 폐기물에서 나온 메탄가스로 전기를 생산했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도 다시 썼다. ITC 측은 이렇게 얻은 전력과 폐열로 시설의 난방과 조명을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폐열이 향하는 곳에는 온실도 있었다. 메흐메트 귈테킨 ITC 보건·환경·품질 담당 이사는 “시설에서 조금 떨어진 온실에서 폐기물로 얻은 열로 토마토와 딸기, 오이를 키운다”며 “그중에는 흙 없이 키우는 감자도 있다”고 말했다.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회수한 에너지가 작물 재배를 돕는 것이다. 남는 폐열은 인근 이케아 매장에도 공급한다.

지난 2002년 관리되지 않던 매립지를 복구하며 출발한 사업은 튀르키예 10개 도시로 확대했다. 폐기물에서 재활용 자원과 연료, 전기와 열을 최대한 회수하는 방식이다. 버려지는 것의 쓰임을 찾아내는 ‘제로 웨이스트’가 이곳에서는 설비와 온실로 연결돼 있었다. 앙카라 시내 알튼다으 제로 웨이스트 교육센터에서는 같은 과제가 다른 모습으로 펼쳐졌다. 음료수 뚜껑과 신문지로 만든 드레스, 키보드를 활용한 그림이 놓여 있었다. 음식물 쓰레기의 퇴비화 과정을 보여주는 장비도 눈에 띄었다. 2022년 12월 문을 연 뒤 4만2000명 넘는 학생이 이곳을 찾았다.

에크렘 일드름 환경·도시·기후변화부 제로웨이스트 실천 담당 부서장이 강조한 것은 재활용보다 앞선 단계였다. 그는 “쓰레기 자체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버린 뒤 처리하는 기술에 앞서 생산과 소비 단계에서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튀르키예는 2017년 에미네 에르도안 대통령 부인 주도로 제로 웨이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정부에 따르면 당시 13%였던 자원회수율은 지난해 말 37.53%로 높아졌다. 2017년 이후 회수한 폐기물은 약 9000만t, 이를 통해 창출한 경제적 가치는 약 3650억리라(약 10조996억원)에 달한다.

호주 해양정책 특별대표(Ocean Sherpa) 앤서니 오르비 박사(사진=튀르키예 대통령실 소통국)
지난 10~11일 흑해 연안도시 트라브존에서 열린 ‘해양 및 바다 고위급 대화’에서는 자원과 경제를 함께 보는 논의가 바다로 이어졌다. 오는 11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를 앞두고 열린 회의의 화두는 해양 생태계를 지키면서 해운·항만·에너지·수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블루 이코노미’였다.

앤서니 오르비 호주 해양정책 특별대표는 “바다는 기후변화의 최전선인 동시에 해결책의 핵심이다”며 “바다에 투자하는 것이 곧 경제에 투자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해수면과 수온 상승은 도서·연안국의 생계를 위협하지만 이를 감당할 자금과 기술은 부족하다.

COP31 의장 지명자인 무랏 쿠룸 튀르키예 환경·도시·기후변화부 장관은 ‘블루 파이낸스’라는 금융수단의 발전을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그린 포트’ 인증제로 항만의 재생에너지 사용과 장비 전기화, 정박 선박에 대한 육상 전력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보조금과 장기 저리대출도 활용한다. 앙카라의 폐기물 처리장과 트라브존의 회의장을 잇는 과제는 환경 보호를 실제 설비와 생활방식, 투자로 옮기는 일이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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