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선 찍은 코스피 또 흔들리나..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긴장'
유가 100달러·미 국채금리 상승…코스피 변동성 확대 우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급등했지만 외국인은 2.6조원 순매도
AI 반도체 기대 속 코스피 7000선 재돌파 가능성에 관심 집중
[지데일리] 지난주 코스피가 7000선을 넘나들며 강한 반등을 보였지만 이번주 증시는 다시 시험대에 오른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과 향후 통화정책 신호,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움직임이 한꺼번에 국내 증시를 흔들 수 있어서다. 특히 지난주 지수를 끌어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됐다는 점에서 상승장의 체력이 충분한지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코스피는 6909.91로 장을 마쳤다. 전주보다 222.70포인트, 3.33% 상승한 수치다. 지난 7일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강세에 힘입어 하루 만에 4.61% 급등한 6995.39까지 치솟았고, 9일에는 7051.64를 기록하며 33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70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고공행진은 오래가지 않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고 미국 국채금리까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가 다시 부각됐다. 코스피는 10일 7033.92로 밀린 데 이어 11일에도 1.76% 하락하며 6900선으로 내려왔다. 7000선 안착을 기대했던 시장에 경계심이 커진 배경이다.
지난주 상승장을 이끈 핵심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는 주간 기준 1.57% 오른 25만9500원, SK하이닉스는 10.02% 상승한 181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AI 투자 확대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렸다. TSMC의 견조한 매출 흐름도 AI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거래대금도 두 종목에 집중됐다. 지난주 SK하이닉스 누적 거래대금은 33조2794억원, 삼성전자는 25조2068억원으로 집계됐다. 두 종목의 합산 거래대금은 58조4862억원으로 거래대금 상위 50개 종목 전체의 54.6%에 달했다. 전주보다 14조7851억원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수급을 들여다보면 불안한 신호도 감지된다. 외국인은 지난주 삼성전자를 1조4391억원, SK하이닉스를 1조2074억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만 2조6465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 전체에서도 외국인은 2조1259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3조5900억원을 순매수했고, 기타법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 영향 등으로 8조4906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이번주 최대 변수는 미국 FOMC다. 연방준비은행(Fed)은 현지시간 15일부터 이틀간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금리 조정 가능성을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기준금리 자체보다 점도표와 경제전망,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발언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향후 금리 경로가 예상보다 매파적으로 제시되면 미국 기술주와 국내 반도체주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 역시 핵심 변수다. 지난주 10년물 금리가 4.8%대까지 오르면서 성장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금리 상승이 지속되면 미래 성장 기대를 주가에 반영하는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제유가도 변수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충돌 여파로 중동지역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브렌트유와 WTI 가격은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11일에는 브렌트유가 104.61달러, WTI가 100.05달러로 하락했지만 중동 정세가 다시 악화하면 유가가 재차 뛰어오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유가 상승은 물가 압력을 키우고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만큼 국내 증시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도체주가 이번주에도 증시 버팀목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지난 11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81% 올랐고 SK하이닉스 ADR도 0.94% 상승했다. 다우지수와 S&P500, 나스닥도 모두 상승하며 미국 증시는 반등했다. MSCI 한국지수 ETF와 코스피200 야간선물도 오름세를 보인 만큼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출발 여건은 마련됐다.
다만 AI 기대만으로 높은 변동성을 견디기에는 부담도 적지 않다. 반도체 대형주에 거래와 수급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외국인 매도 확대만으로 지수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유가와 고금리가 동시에 이어지면 기업 비용과 소비심리에도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14일부터는 국내 주식시장 거래 환경에도 변화가 생긴다. 코스피와 코스닥 애프터마켓이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운영되면서 정규장 이후 실시간 거래가 가능해진다. 거래 기회가 확대되는 만큼 투자자들의 대응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동시에 장외 시간대 해외 증시와 경제지표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이번주 국내 증시는 FOMC와 유가, 국채금리, 반도체 수급이라는 네 가지 변수가 맞물리는 구도가 될 전망이다. 코스피가 다시 7000선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외국인 수급까지 돌아서느냐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주 지수 상승만 바라보기보다 금리와 유가, 외국인 매매 방향을 함께 살펴야 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