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필석 낙동아트센터 관장 “주민과 지역 예술인이 자부심 느끼는 공연장 될 것”

김준현 2026. 9. 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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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산 첫 클래식 전용 극장
올해 자체 기획 100회 돌파
지역 예술인 주축 무대 제작
“주민이 즐겨 찾는 쉼터 되길”

“순식간인 것 같기도, 10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최근 부산 강서구 낙동아트센터에서 만난 송필석 관장은 첫 임기 1년을 채운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8월 서부산 최초 클래식 전용 극장인 낙동아트센터의 초대 관장으로 임명됐다. 낙동아트센터의 정체성을 설정하고 조직을 추스르는 과정을 회상하며 “속된 말로 머리가 터질 듯한 시간들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정말 많은 공연이 손을 거쳐 갔지만, 그중에서도 개관 기념 페스티벌 공연으로 선보인 말러 교향곡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송 관장은 가장 보람찬 공연으로 올해 1월에 올린 말러 교향곡 8번을 꼽았다. 공연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을지 몰라도,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첫 시도인 데다 지역 예술인이 주축이 되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 정식 개관한 낙동아트센터는 부산 문화예술계에 빠르게 안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낙동아트센터의 적극적인 공연 제작이 있다. 올해에만 100개가 넘는 공연을 자체적으로 기획하며 주민이 원하는 공연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원하는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는 덕분에 짧은 시간 내에 각계각층을 공연장으로 불러올 수 있었습니다. 만약 초청 공연 비중을 높였다면, 지금과 같은 평판을 받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기회’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실력 있는 지역 예술인들에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낙동아트센터는 ‘낙 시그니처 아티스트’ ‘영 솔로이스트’ 등 지역 예술인을 발굴하는 사업과 더불어 지난 7월에는 지역 오케스트라 단체들을 모으는 지역민간교향악축제를 기획하기도 했다.

송 관장은 이러한 성과에 대해 직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좋은 공연을 더 많은 관객이 볼 수 있도록 스스로 여러 가지 도전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최근 홍보 담당 직원이 ‘NAC 큐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관객이 처한 상황에 맞는 공연을 추천하는 책자를 만들었습니다. 스스로 그런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는데, 참 반가웠어요.”

그가 선보인 책자 앞면에는 ‘잠깐이라도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 때’ ‘매일 반복되는 하루하루가 똑같을 때’ 등의 문구가 적혀 있고, 뒷면에는 이런 감정을 겪는 관객들에게 추천하는 공연 목록이 실려 있었다.

이는 송 관장의 리더십과도 연결돼 있다. 그가 항상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단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다. 어려운 도전 앞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되는 방법을 찾아보자’는 뜻이다. 공연이 있는 날마다 누구보다 늦게 퇴근하는 그의 열정이 직원들에게도 전파되는 것이다.

그는 지난 1년의 송필석 관장에 대해 스스로 어떻게 평가할까. “5점 만점에 몇 점을 주고 싶냐”는 질문에 한참 뜸을 들인 그는 ‘4.5점’이라고 답했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만점은 아니더라도 4.5점은 스스로에게 주고 싶습니다.”

그는 미래의 낙동아트센터가 주민들의 휴식처와 지역 예술인의 무대가 되길 희망했다. 공연이 없는 날에도 주민들이 쉬어가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지역 예술인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철학이다.

“주민들과 지역 예술인이 자부심을 느끼는 극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글·사진=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