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범용 제품 안 만듭니다”...세계 1위 MLCC 제조사의 폭탄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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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업체인 일본 무라타가 소비자용 범용 제품부터 일부 전장용까지 기존 MLCC 라인업을 대거 정리한다.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형·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늘자 한정된 생산능력을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2016년 일본 TDK가 수익성이 낮고 수요가 적은 MLCC 280개 품번의 생산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무라타도 GRM43·GRM55 등 대형 MLCC 제품을 단종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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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용 고부가 수요 급증 영향
삼성전기 2040년까지 15조 투자
AI가 MLCC 생산전략까지 바꿔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소형·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늘자 한정된 생산능력을 고부가 제품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세계 2위 삼성전기도 최근 1조원이 넘는 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따내는 등 AI 중심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라타는 최근 고객사에 제품수명종료(EOL) 통지를 보내고 GRM·GRJ·GRT 등 9개 MLCC 시리즈의 일부 품번을 차례로 단종하기로 했다. 마지막 주문은 2028년 3월 말, 최종 출하는 2029년 3월 말이다.
단종 대상에는 소비자용 범용 제품뿐 아니라 산업·자동차용 제품도 일부 포함됐다. 실제 GCM·GRT 등은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규격인 AEC-Q200을 충족하는 제품이다.
이번 무라타의 조치는 MLCC 사업 축소보다는 생산능력의 ‘선택과 집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무라타 역시 일부 품번을 정리해 다른 제품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무라타가 단종 제품의 생산능력을 AI용으로 전환한다고 밝힌 것은 아니지만 공급망에서는 AI 서버 등 첨단 제품 수요 확대와 맞물린 생산 포트폴리오 재편으로 보고 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보다 전력 소비량이 많고 24시간 가동되는 만큼 MLCC에도 높은 용량과 신뢰성이 요구된다.
업계에 따르면 AI 서버 한 대에 탑재되는 MLCC 수는 일반 서버의 10배 이상이다.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해 기술 장벽도 높고 생산할 수 있는 업체 역시 제한적이다.

삼성전기는 이달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1조722억원(7억8000만달러) 규모의 AI 서버용 MLCC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 내년 1년간 공급하는 계약으로 삼성전기의 MLCC 장기공급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현재까지 회사와 LTA를 확보한 글로벌 고객사는 10여곳으로 늘었으며 추가 계약도 협의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AI용 제품 확대는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삼성전기의 올해 2분기 컴포넌트사업부 매출은 1조649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 증가했다. AI 서버와 네트워크 등 데이터센터용 MLCC 판매 증가가 성장을 이끌었다.
회사는 생산 거점도 AI에 맞춰 재편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 7월 부산사업장에 2040년까지 약 15조원을 투자해 AI 데이터센터 서버용 MLCC와 반도체 패키지기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부산사업장을 고부가 MLCC와 고성능 패키지기판의 핵심 생산·연구개발 거점으로 키워 미래 사업 부품 사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생산능력 재편은 과거 MLCC 시장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당시에는 전장용 수요 확대가 계기였다. 2016년 일본 TDK가 수익성이 낮고 수요가 적은 MLCC 280개 품번의 생산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무라타도 GRM43·GRM55 등 대형 MLCC 제품을 단종한바 있다.
이후 주요 업체들의 잇따른 제품 단종과 고용량 제품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2017~2018년 MLCC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나타났었다.
당시 전장이 MLCC 생산능력 재편을 촉발했다면, 이번에는 ‘AI 서버’가 새로운 MLCC 핵심 수요처로 떠오른 셈이다.
AI 투자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넘어 MLCC와 패키지기판 등 주변 부품으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AI 서버용 MLCC 시장은 지난해 14억달러에서 2030년 58억달러로 커져 연평균 약 34%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GPU와 HBM에서 시작된 AI 투자 열기가 이제 MLCC의 제품 구성과 생산능력 배분까지 바꾸고 있다”라며 “AI 서버가 반도체를 넘어 핵심 전자부품 업계의 생산 전략을 바꾸는 새로운 수요처로 자리 잡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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