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빨리빨리!”…광주 가족운동회서 뛰고 웃은 아빠와 아이들

제진아 인턴기자 2026. 9. 1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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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즐겨요! 가족 운동회’ 가 보니
동구 15년째 운영 ‘행복한 아빠교실’
엄마에 집중되는 육아 부담 나누기
줄다리기·달리기 등 함께 ‘구슬땀’
“주말 함께 놀며 육아도 자연스럽게”
아빠 참여 늘려 가족 돌봄 확산 기대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청소년수련관 체육관에서 열린 '아빠는 육아왕 함께 즐겨요! 가족 운동회'에서 아빠와 아이들이 대형 튜브를 밀며 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진아 인턴기자

"다들 준비! 아빠 손 꽉 잡고 시작!"

"청팀 아버님들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12일 오전 10시30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이하 전남광주시) 동구청소년수련관 체육관. '아빠는 육아왕 함께 즐겨요! 가족 운동회'가 시작되자 체육관 곳곳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아빠들의 응원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운동회는 동구가 자체 예산 600만원을 투입해 운영하는 '아빠는 육아왕 행복한 아빠교실'의 세 번째 프로그램이다. 아빠와 자녀가 다양한 체험을 함께하며 정서적 유대감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사업으로, 동구 양성평등아동과가 주최한다.

15년째 이어진 '행복한 아빠교실'
올해로 15년째 이어지고 있는 '행복한 아빠교실'은 꾸준한 참여가 이어지는 동구의 대표 가족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엄마에게 집중되기 쉬운 육아 부담을 가족이 함께 나누고, 아빠의 지속적인 육아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핵심 취지다.

올해는 지난 8월 22일 시작해 토요일을 중심으로 모두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첫 회차 체육교실 '아빠표 놀이터'를 시작으로 국악교실 '도깨비 방망이', '함께 즐겨요! 가족 운동회'가 차례로 진행됐으며, 마지막 회차에서는 아빠와 자녀가 함께하는 요리교실 '내 얼굴 케이크 만들기'가 예정돼 있다.

프로그램은 매회 사전 신청을 통해 참가자를 모집하며, 접수가 빠르게 마감될 만큼 꾸준한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동구청 양성평등과 관계자는 동구청과 동구육아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를 비롯해 지역 어린이집에 안내 공문을 보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홍보를 통해 프로그램을 알게 된 뒤 꾸준히 참여하는 가족들도 상당수라는 설명이다.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청소년수련관 체육관에서 열린 '아빠는 육아왕 함께 즐겨요! 가족 운동회'에서 아빠들이 훌라후프를 잡아주자 아이들이 몸을 숙여 통과하며 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진아 인턴기자

아빠·아이 30가정, 체육관서 '구슬땀'
이날 운동회에는 동구 주민인 4~7세 영유아와 아빠 등 30가정, 100여명이 참여했다. 훌라후프 넘기와 볼풀공 던지기, 줄다리기, 달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으며,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와 아빠도 함께 뛰며 구슬땀을 흘렸다.

"아빠, 빨리빨리!"

체육관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재촉에 아빠들이 바닥을 힘껏 내달렸다.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달리는 아빠가 있는가 하면, 뒤처진 아이의 속도에 맞춰 발걸음을 늦추는 아빠도 눈에 띄었다.

흰색 상의를 맞춰 입은 가족들은 서로 손을 잡고 설레는 표정으로 체육관에 들어섰다. 청색과 홍색 조끼를 나눠 입은 가족들은 진행자의 안내에 따라 자리에 앉아 운동회를 준비했다.

"시작합니다! 청팀, 홍팀 함성 한번 들어볼까요?"

진행자의 구호가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아빠 손을 꼭 잡고 "와아" 하고 함성을 터뜨렸다. 체육관은 금세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가족들의 응원으로 가득 찼다.

아빠 손 꼭 잡고 '와아'…체육관 가득 웃음
운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아빠들의 줄다리기가 시작되자 아이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손을 움켜쥔 채 옆에서 응원했다. 팽팽하던 줄이 홍팀 쪽으로 기울자 체육관에는 홍팀 아이들의 환호와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훌라후프 넘기와 볼풀공 던지기에서는 승패보다 가족이 함께하는 과정이 눈길을 끌었다. 훌라후프 동작을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아빠가 옆에서 기다려주는 모습이 보였고, 볼풀공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자 가족들이 서로 마주 보며 웃기도 했다.

4살 때부터 프로그램에 참여해온 김로희(7)양은 "오늘 경품도 타고, 아빠와 볼풀공 던지기 놀이가 가장 재밌었다"며 "아빠와 재미있게 놀고 집에 가는 길에 맛있는 것도 먹을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놀이로 배우는 육아…집에서도 이어져
동구 주민 김진주(40)씨는 "주말에 아빠교실에 참여하면 또래 아빠들이 어떻게 육아하는지 자연스럽게 볼 수 있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내용을 집에서도 아이들에게 실천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에서 했던 줄넘기 놀이를 집에 와서 하더니 그 모습을 보고 시큰둥했던 둘째도 다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프로그램이 알차고 집에서도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놀이를 배울 수 있어 참 좋다"고 덧붙였다.

손녀와 함께 청소년수련관을 찾은 김모(57)씨는 프로그램 운영 시간이 더 길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씨는 "아이들이 아빠와 유대관계를 더 깊게 형성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 시간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80분간 이어진 운동회가 끝나자 아빠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땀방울이 맺혔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쉬운 듯 아빠의 손을 잡고 체육관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이날 운동회는 승패보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뛰고 웃으며 추억을 쌓는 데 의미를 뒀다.

"육아는 가족의 몫"…아빠 참여 지속 지원
김윤희 양성평등과 과장은 육아 부담을 엄마에게만 맡기지 않고 가족이 함께 육아를 분담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아이들이 갓 태어났을 때는 아빠들도 공동육아에 참여하고 육아휴직을 사용하지만, 아이들이 4~7세가 되면 육아의 많은 부분을 엄마가 맡는 경우가 많다"며 "동구는 아빠의 육아 참여가 지속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