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 핵잠 도입, 타당한 이유 있어야"…복잡한 '동맹 기여' 과제들

김기성 기자 2026. 9. 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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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 관계자가 한국을 향해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며 분명한 군사적 필요성과 운용 목적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승인하고 핵연료 확보를 위한 후속 절차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지만 관련 협의는 1년 가까이 답보 상태다.

13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해군 관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하와이 기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과 만나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관련 질문에 "국격의 상징성을 위해 구입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승인하고, 이를 위한 후속 논의에 합의했지만 핵추진잠수함의 역할을 놓고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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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 = 중국 견제' 강조해 온 美…자주국방 강조 韓과 입장차
대미투자 등 각종 '기여' 요구한 美…복합 변수에 둘러 쌓인 핵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월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핵추진잠수함 기본계획 발표를 듣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5.26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미 해군 관계자가 한국을 향해 "핵추진잠수함을 보유해야 하는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며 분명한 군사적 필요성과 운용 목적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승인하고 핵연료 확보를 위한 후속 절차에 들어가기로 합의했지만 관련 협의는 1년 가까이 답보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견제'를 인도·태평양 안보 전략의 제1과제로 설정한 만큼,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과정에서도 대중 견제에 대한 역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주국방·美 부담 완화' vs '대중 견제'…韓美 핵추진잠수함 동상이몽

13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해군 관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하와이 기지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취재진과 만나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관련 질문에 "국격의 상징성을 위해 구입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타당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미국)가 그 이유를 찾아줄 수는 없다"며 "한국 스스로 찾아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승인하고, 이를 위한 후속 논의에 합의했지만 핵추진잠수함의 역할을 놓고는 미묘한 온도차를 보여왔다. 이번 미 해군 관계자의 발언 역시 이런 차이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그간 핵추진잠수함 도입 필요 이유로 자주국방을 통한 미국의 안보 부담 완화를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핵)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면 우리가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서 우리 한반도 동해·서해에 해역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많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디젤 잠수함이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을 추적하는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북중 견제' 목적도 언급했다.

또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지난 5월 핵추진잠수함 개발 '장보고 N 프로젝트'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우리 스스로 책임지겠다는 의지의 상징"이라며 " 북한의 잠수함 기반 핵·미사일 위협 등에 대응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 '대북 견제와 자주국방' 목적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9 ⓒ 뉴스1 허경 기자

반면 미측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이 중국 견제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강조해 왔다.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1월 방한해 기자들과 만나 "핵추진잠수함을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며 "중국의 회색지대 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우려되는 사안이다. 한국과의 파트너십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커들 총장은 "한국도 미국의 '핵심 경쟁적 위협'인 중국에 대한 우려를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한미가 중국과 관련된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라고도 말했다.

한미 범정부 대표단은 정상회담으로부터 반년이 넘은 지난 6월에야 핵추진잠수함 도입,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후속 논의를 위한 첫 회의를 가졌다. 당시에는 올해 7월 2차 협의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으나 현재까지 그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핵추진잠수함 관련 한미 협의에 속도를 붙이기 위해서는 한국이 핵잠의 군사적 필요성과 역할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제1도련선' 강조하는 美…한미연습 단축에도 한미일 연습은 유지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문제와 대중 견제를 결부하는 미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안보전략 문서 '국가안보전략'(NSS)에 담긴 대중 견제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NSS는 "'제1도련선'을 따라 해양 안보 문제를 연계해 (중국의) 대만 점령 시도 등을 저지할 미국과 동맹의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면서 "제1도련선 어디에서든 침략을 저지할 수 있는 군사력을 구축할 것이지만, 이는 미군 혼자 할 수 없다. 동맹국들이 집단 방위를 위해 훨씬 더 많이 지출하고 더 많은 것을 실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제1도련선은 일본 규슈·대만·필리핀·남중국해를 잇는 해상 방어선으로, 중국의 대만 침공과 태평양 진출을 막는 '봉쇄선'으로도 불린다.

미국의 제1도련선 전력 투사 의지는 지난달 하반기 정례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lchi Freedom Shield·UFS)를 앞두고 미8군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도 드러난다.

미8군은 올해 UFS 연습에서 "제1도련선 내에서 전투력을 신속하게 투사하고 핵심 지형을 확보할 수 있는 동맹의 능력을 입증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UFS 연습이 '한반도 유사시 상황을 대비하는 방어적 연습'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미 측에서 제1도련선으로의 전력 투사를 노골적으로 강조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UFS 연습 단축을 지시하면서도, 이달 4일부터 제주 동남방 해상에서 진행한 한미일 삼국 연합연습 '프리덤 에지'(Freedom Edge)는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동전쟁에서 한국이 돕지 않고 있다고 지적해 연합연습이 줄어들었다는 해석과 함께, 한반도 안보에 대한 한국의 분담은 높이는 '동맹의 현대화'와 '대중 견제 강화' 병진의 한 단면이란 평가도 제기됐다.

중동전쟁·대미투자·대중견제·쿠팡문제…핵잠 도입 둘러싼 美 협상카드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춤을 추고 있다. 2026.9.9 ⓒ 로이터=뉴스1

한국이 핵추진잠수함 도입을 위해 미국의 대중견제 노선에 발을 담근다고 해도 협상이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동맹의 기여'라는 표현 아래 서로 다른 협상카드를 단독, 또는 동시에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는 앞서 핵추진잠수함 도입 문제와 함께 3500억 달러(약 469조 원) 규모의 대미투자도 합의해 이에 대한 세부 이행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은 지난 2월 개전한 중동전쟁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동맹국들의 지원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한미정상회담 결과로 발표한 공동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JFS)의 '디지털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를 내세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의 '신병 보장' 약속이 없다면 안보 관련 협의를 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대미투자, 중동전쟁 기여, 중국 견제 동참, 쿠팡사태 등은 각각 독립된 요구사항이지만 핵추진잠수함 도입문제를 협상하는 데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제들이다. 미국의 요구에 부합하는 수준의 옵션, 기대에 부응하는 결과를 제시하지 못하는 이상, 한 가지 과제를 이행하더라도 다른 과제들에 대한 기여를 요구하며 협상을 끌 수도 있는 셈이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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