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하던 AI, '슬로다운' 국면...AI 최전선 기업들 "개발 속도 조절한다"
앤트로픽, 평가자 접근권 부여·자율규제·글로벌 공조 제시
앤트로픽, 이란·중국·러시아 연계 조직 AI 오남용 실태 공개…업계 위기감 고조
![AI로 만든 이미지 [사진=제미나이]](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3/552779-26fvic8/20260913143849078ngra.png)
질주를 거듭하던 AI 업계가 일제히 '슬로다운' 국면에 들어서는 분위기다. AI 최전선 기업들이 자사 사업모델의 근간인 개발 속도에 스스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연구자 사퇴로 촉발된 내부 위기감과 국가 연계 조직의 AI 무기화 실태가 잇따라 공개되며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아모데이가 제시한 프런티어 페이싱은 3단계로 구성된다. △제3자 평가자에게 직원급 배지·워크스테이션·시스템 접근권을 부여해 독립적인 감시 체계를 구축하고 △업계 전반의 자율규제 체계를 신속히 마련하며 △민주주의 진영과 권위주의 진영 정부 간에도 AI 개발 속도 자체를 조율하는 글로벌 공조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다만 아모데이 CEO는 정부 간 조율의 검증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점도 에세이에서 인정했다. 그는 "모델 학습이나 기술적 진전을 멈추자는 게 아니다"며 이번 제안이 개발 중단이 아닌 '속도조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에는 경쟁사도 빠르게 호응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에세이 공개 수시간 만에 X(옛 트위터)에 "다리오의 말이 맞다. 우리도 AI 개발 속도 조절에 동참해야 한다"며 동일한 안전장치 도입을 약속했다. 같은 날 올트먼 CEO는 미국 경제지 포천과 인터뷰하면서 안전 이슈를 이유로 "올해 기업공개(IPO)는 시기상조"라고 언급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xAI CEO도 "다리오가 옳다"고 지지 의사를 밝히며, AI 최전선 기업 수장들의 속도조절론이 하루 만에 공감대를 이뤘다.
아모데이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8일 오픈AI·앤트로픽에서 3년간 사전학습 연구를 담당했던 제이컵 콕슨 연구원의 사퇴와 연결된다. 그는 "두 회사 모두 무책임하게 자기개선형 초지능으로 돌진하며 목숨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며 사퇴를 선언해 하루 만에 9000만뷰를 넘기며 파장을 일으켰다.
콕슨은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경쟁 압박 아래 있으면 감독 절차를 건너뛸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전했다. 앤트로픽의 정렬 스트레스테스트 책임자 에반 허빙거는 콕슨 주장에 "AI가 10년 내 인류를 멸종시킬 확률을 10% 이상으로 본다"고 공개 동조하기도 했다.
이번 에세이를 촉발한 흐름은 지난 7월 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 메타 등 주요 AI 기업 소속 직원 1300여 명은 "재귀적 자기개선 위험에 대응할 기술·거버넌스 수단을 마련해 달라"며 미국 정부에 국제 공조를 요청하는 '프런티어 페이싱(Pacing the Frontier)' 성명에 서명했다.
서명자 명단에는 아모데이는 물론 오픈AI 수석과학자 야쿱 파초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셰인 레그, 메타 슈퍼인텔리전스랩 수석과학자 성지아 자오 등 라이벌 기업의 핵심 연구진이 대거 포함됐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한 인터뷰에서 "모든 기업과 국가가 동시에 멈춘다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하며 조율된 속도조절 가능성에 공감을 표한 바 있다. 반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같은 시기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를 통해 오히려 AI 접근성 확대에 무게를 두는 정반대 주장을 내놓아 빅테크 내부에서도 속도조절을 둘러싼 온도 차가 뚜렷하다는 평가다.
앤트로픽은 에세이 공개 하루 전인 11일에는 154쪽 분량의 'AI 오남용 감지·대응' 보고서를 내놓으며 국가 연계 조직의 AI 무기화 실태를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GTG-30005'로 명명된 이란 연계 위협조직은 클로드를 활용해 공개된 군사 사진, 위성사진, 군함·항공기 위치 데이터를 종합해 중동 주둔 미 해군 함정의 동선을 추적하고 통신·제어 시스템 취약점을 집중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앤트로픽은 이를 사전에 적발해 계정을 정지하고 당국과 공조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예멘 후티 반군 연계 조직(GTG-87001)은 클로드로 사거리 2000㎞ 이상인 탄도미사일·극초음속 활공체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도했다. 중국 정부 연계 세력은 시리아 내 위구르족 언론인 감시와 아시아 종교지도자 내사에 클로드를 동원했으며, 러시아 연계 세력은 우크라이나 전선 데이터를 학습시켜 자율살상 드론 군집을 구축하고 아프리카 지역 친러 선전에 활용하려 시도한 정황이 보고서에 담겼다.
앤트로픽은 "안전장치가 요청 다수를 차단했으나 전부를 막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특정 국가 연계 세력이 클로드로 생물무기 개발을 시도하다 적발돼 차단한 사례도 있다고 밝혔으나 관련국은 공개하지 않았다.
- "AI 개발 속도 늦춰야" 아모데이 제안에 올트먼·머스크도 호응 | 아주경제
- 추미애 지사, AI로 전세사기 막는다...'경기 부동산 콘퍼런스'서 거래 안전망 논의 | 아주경제
- [진정자의 AI, 네 현자의 AI 이야기 | 진리·정의·자유] 프로메테우스의 두 번째 불 'AI' | 아주경제
- KT, '모두의AI' 별도 앱 개발…다음·무신사·직방으로 접점 확대 | 아주경제
- LG디스플레이, 실무자 주도 'AX 스쿼드'로 AI 전환 가속화 | 아주경제
- 최태원 "울산, 제조AI 전초기지로 구축"…'AI시티' 청사진 제시 | 아주경제
- 삼성전자, 교실로 찾아가는 '갤럭시 AI 클래스'…2학기 7만명 교육 | 아주경제
- [가보니] 라이다 단 아이오닉5 옆엔 '아트리아 AI' 아이오닉6…AI 자율주행 키우는 포티투닷 | 아주
- "현대차 자율주행은 모든 게 AI"…2028년 레벨 2+·2029년 아트리아 AI 양산 | 아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