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AI 시대 블록체인, ‘신뢰 인프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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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판단하고 계약·결제까지 하는 변화를 앞두고 블록체인을 '가상자산 기술'이 아닌 디지털 신뢰 인프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AI가 만든 데이터와 콘텐츠의 출처를 확인하고 거래 권한과 책임 소재를 추적하려면 블록체인 기반 기록의 법적 효력부터 AI 에이전트 결제, 개인정보 보호까지 제도를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의원은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생성·유통 이력을 검증하고 권리와 거래를 기록하며 AI 에이전트 간 결제와 정산을 지원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며 AI 에이전트의 권한·자동결제 책임·개인정보 보호에 맞는 제도 마련을 주문했다.
AI 에이전트가 결제와 거래의 주체로 등장하면서 블록체인 정책의 논의 범위도 가상자산 규제를 넘어 데이터와 권리·결제 기록·책임 추적 등 디지털 인프라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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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언 “무역결제 제도 정비 시급”···AI 에이전트 신원·권한·프라이버시도 과제

| 서울=한스경제 전시현 기자 | 인공지능(AI)이 사람을 대신해 판단하고 계약·결제까지 하는 변화를 앞두고 블록체인을 '가상자산 기술'이 아닌 디지털 신뢰 인프라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AI가 만든 데이터와 콘텐츠의 출처를 확인하고 거래 권한과 책임 소재를 추적하려면 블록체인 기반 기록의 법적 효력부터 AI 에이전트 결제, 개인정보 보호까지 제도를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인공지능(AI) 시대, 디지털 신뢰 인프라 구축과 블록체인 산업 진흥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우영·황정아·최혁진·이주희 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가 주관했다. 토론회에서는 △AI 생성물과 학습 데이터의 출처·권리 △AI 에이전트 인증과 결제 △디지털 자산 인프라 △공개 원장과 개인정보 보호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개회사에 나선 김우영 의원은 "AI의 성능 경쟁을 넘어 데이터와 콘텐츠의 출처, AI가 수행한 거래와 판단의 책임을 증명하는 문제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블록체인은 데이터의 생성·유통 이력을 검증하고 권리와 거래를 기록하며 AI 에이전트 간 결제와 정산을 지원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며 AI 에이전트의 권한·자동결제 책임·개인정보 보호에 맞는 제도 마련을 주문했다.
황정아 의원은 축사에서 데이터 신뢰를 AI 산업 확산의 전제 조건으로 들었다. 황 의원은 "블록체인을 가상자산 규제에만 묶어둘 게 아니라 AI 데이터 거래와 콘텐츠 권리 보호·AI 에이전트 결제·실물연계자산(RWA)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블록체인이 데이터 위·변조 방지와 이력 추적, 권리 기록, 자동 정산을 담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혁진 의원은 "AI 산업 확대와 함께 안전·보안 문제가 제도 논의의 한 축이 돼야 한다"고 짚었다. AI의 악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해외 사례를 거론하며 개인정보 보호와 사이버 보안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역에 데이터센터만 들어서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기업과 산업까지 유치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 활용 제도를 손질하는 입법 필요성도 제시했다.
▲ "AI 자산엔 검증·정산·귀속 필요"
김종원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이사장은 "AI 시대의 경쟁력이 모델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AI가 만든 콘텐츠가 어디서 생성되고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하고 데이터와 콘텐츠 기여자에게 대가를 지급하며, AI 에이전트가 누구의 권한으로 거래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이사장은 "AI 생성물의 출처를 검증하는 체계와 기여자에게 정당한 대가가 돌아가는 정산 체계, AI 에이전트의 책임을 확인하는 귀속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블록체인을 가상자산 중심에서 벗어나 AI 데이터 거래·디지털 콘텐츠 권리 보호·분산 신원증명·RWA·자동 정산과 AI 에이전트 결제로 확장하는 정책 체계도 제안했다.
기조강연을 맡은 구태언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부회장 겸 법무법인 린 파트너 변호사는 AI 시대의 디지털 자산 인프라를 '검증·정산·귀속' 세 축으로 설명했다. AI가 생산한 글·영상 등 디지털 결과물이 경제적 자산으로 거래되려면 창작자를 확인하고 수익을 정산하며 최종 권리자를 가려낼 체계가 먼저 갖춰져야 한다고 밝혔다. 구 변호사는 "AI 자산은 검증·정산·귀속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으면 권리의 대가가 제대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 AI 결제 확산···"누가 권한 줬는지 남겨야"
양소희 카이아재단 일본 사업개발팀 매니저는 일본의 AI·블록체인 정책을 소개했다. 일본은 AI와 블록체인, 웹3, 스테이블코인을 각각의 산업으로 분리하기보다 금융 혁신과 디지털 인프라라는 하나의 정책선상에서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금융청·일본은행· 재무성·디지털청 등 관계 기관이 스테이블코인과 토큰화 예금, 금융 AI, 공공부문 온체인 활용을 나눠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수 수호아이오 대표는 AI 에이전트 결제에서 '누가 결제했느냐'는 기존 금융의 전제가 흔들린다고 지적했다. AI가 사람의 위임을 받아 거래하는 구조에서는 △에이전트의 신원 △부여된 권한 △거래 판단에 사용된 데이터 △사고 발생 과정 등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AI 결제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기술 표준뿐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가릴 기록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현옥 한양대 교수는 블록체인을 설계하는 단계부터 개인정보 보호를 포함하는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Privacy by Design)'을 제안했다. 블록체인에 개인정보 원본을 직접 올리는 대신 암호화된 값이나 검증에 필요한 정보만 기록하고 원본 데이터는 별도로 관리하는 방식이다. 공개성과 검증 가능성을 살리면서도 개인정보 노출을 막을 기술·제도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 정부·법조계 "규제 공백부터 걷어내야"
정부와 법조계에서도 규제 정비 필요성이 제기됐다. 서나윤 금융위원회 가상자산시장과장은 "현 소관을 넘어선 일반론이라는 전제를 달고 금융권 AI 에이전트 확산을 위해 △신용정보 활용과 동의 규율 △망분리 △AI 에이전트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 등 세 축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지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디지털사회기획과장은 "정부가 AI 시대에 필요한 블록체인 연구개발(R&D)과 비금융 분야 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화폐와 공공기관, 항만·농식품 이력관리 등 블록체인 적용 분야를 넓히는 한편 관련 법률 정비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과장은 산업 현장에서 "금지돼 있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가능한지 제시되지 않아 불확실성 때문에 사업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받은 적이 있다. 이에 대해 규제가 시작된 뒤 기술 개발에 들어가면 늦을 수 있는 만큼 연구개발과 제도 검토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련호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블록체인에 기록됐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기록에 동일한 법적 효력을 부여하기는 어렵다"며, "전자문서·전자서명처럼 법률상 효력의 틀을 마련하되 금융이나 행정, AI 학습 데이터 등 실제 적용 분야에 따라 구체적인 효력을 별도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블록체인이 범용 기록 기술인 만큼 어떤 기록에 어느 수준의 법적 효력을 부여할지는 개별 법률에서 정교하게 정해야 한다.
AI 에이전트가 결제와 거래의 주체로 등장하면서 블록체인 정책의 논의 범위도 가상자산 규제를 넘어 데이터와 권리·결제 기록·책임 추적 등 디지털 인프라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자체의 허용 여부보다 기록의 법적 효력을 어디까지 인정할지, AI가 위임받은 권한을 벗어나 거래했을 때 책임을 누구에게 귀속할지 등을 제도화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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