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울산포럼' 클로징 세션서 미래상 제시 "AI가 스스로 이익 내고 재투자하는 구조까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SK이노베이션 울산CLX을 방문한 모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 투자 열기를 두고 "수익 없이 거품처럼 꺼질까 봐 걱정한다"고 밝혔다.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만큼 AI가 스스로 돈을 벌어 다시 투자하는 지속가능한 모델로 가야 하며, 그 출발점은 규모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라는 진단이다.
13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 클로징 세션 등을 통해 "(많은 기업들이) AI에 막대한 투자를 했는데, 수익 없이 거품처럼 꺼질까 봐 걱정한다"며 "지금은 기업들이 앞뒤를 보지 않고 투자하는 구조인데, 결국 중요한 건 AI를 통해 돈을 벌어서 투자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AI 시대의 핵심 트렌드로 제시해온 속도(Speed)·규모(Scale)·안전(Safety) 등 '3S'에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지속 가능성'을 새 과제로 더했다. 그는 "막대한 자원을 투입한 만큼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상업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플랫폼 구축에서도 속도와 규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제조 AI는 기술이 중요하며, 생산성을 높여야 하지만 규모 있는 데이터 플랫폼이 없다면 쉽지 않다"며 "필요한 데이터의 규모를 키우는 것은 울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문제이며, 이것이 선행돼야 제조 AI의 성공 확률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은 울산의 미래상으로 'AI 시티(City)'를 제시하며 제조AI와 '모두의 AI', '아트(Art) 울산' 등 세 가지 방향을 강조했다. 그는 "미래 울산은 AI 시티의 모습이 되어야 한다"며 "제조AI에 기술과 제조 관련 솔루션 및 데이터를 더해 발전시키고, '모두의 AI'를 통해 울산 시민들의 행복을 높여 나가며, 도시에 감성을 더해 예술이 있는 산업 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모두의 AI'는 SK가 구상 중인 시민용 AI 에이전트다. 개인 맞춤형 공공·복지 혜택과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범용 챗봇에, 행정·교통·의료·교육 등 기관·기업 서비스를 연계해 이용자의 요청을 직접 수행하는 실행형 AI를 결합한 형태다.
청년들에게는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생각 근육'과 '공감의 힘', '적응 근육', '피지컬(Physical) 근육' 네 가지를 제시했다. AI에 사고를 맡기기보다 문제의 본질을 고민하고, 타인에게 공감하며, 실패를 딛고 일어서는 회복탄력성과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학습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그는 "AI 툴을 가지고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가야 하는 교육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마존웹서비스(AWS)와 1기가와트(GW) 규모로 추진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에 대해 "울산은 거의 900메가와트(㎿)까지 (협의가) 다 왔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어서 곧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지론인 '한일경제공동체'와 관련해선 "한일 간에는 재생에너지부터 수소 에너지, 원자력까지 전부 다 협력 대상"이라며 "양국 합산 3000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가 이뤄지고 있는데, '에너지 아일랜드'로 떨어져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함께 에너지 안보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윤병석 SK가스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김종화 SK에너지 겸 SK지오센트릭 사장, 손현호 SK디스커버리 사장, 김종우 SKC 사장 등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와 김상욱 울산시장, 이영해 울산시의회 의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올해 5회째인 울산포럼에는 울산지역 대학생과 시민 등 1만900여 명이 현장과 온라인으로 참여했다. 전년 대비 5.7배로 역대 최대 규모다. 최 회장은 "울산포럼이 상시 플랫폼 형태로 자리 잡았다"며 "가능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모아 울산의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포럼과 연계된 'WAVE 2026(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은 10일부터 사흘간 UECO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