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韓日 에너지 협력서 SK이노 핵심"…AI·데이터센터 품고 사업 체질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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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도 에너지 기업인 만큼 한일 에너지 협력에서 할 수 있는 솔루션이 많고, 일본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살피며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에서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 중 에너지 협력 분야에서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이 회사, 저 회사의 포텐셜을 보고 있고 이런 아젠다로 계속 만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저도 빅테크를 만나고 회사의 다른 사람들도 계속 만나면서 (AI 데이터센터 관련) 협력 진척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가고 있다"며 "특히 울산은 거의 900MW까지 다 왔고 그게 다 끝나면 곧 발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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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화석연료 조달 넘어 재생에너지·수소·원전까지 협력 타진
빅테크와 울산 900MW 데이터센터 협의 진척…조만간 발표 예고
제조AI 데이터 플랫폼 강조…동서발전과 분산에너지 협력도 확인

[더구루(울산)=정예린 기자] "SK이노베이션도 에너지 기업인 만큼 한일 에너지 협력에서 할 수 있는 솔루션이 많고, 일본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을 살피며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울산시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에서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 중 에너지 협력 분야에서 SK이노베이션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지금은 이 회사, 저 회사의 포텐셜을 보고 있고 이런 아젠다로 계속 만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단지 화석연료를 구매하는 것만 가지고 말씀드리는 것은 아니고 미래에는 재생에너지부터 수소 에너지, 원자력까지 전부 협력 대상"이라며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에너지 분야에서는 확실하게 협력할 수 있고 곧 현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최근 일본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경제공동체의 첫 협력 분야로 에너지를 꼽고 공동 구매·비축·사용을 제안했다. 당시 양국 차원의 협력 틀을 제시했다면 울산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에너지 분야 역할을 짚으며 여러 기업의 잠재력을 타진하고 있다는 후속 구상을 내놨다. 기업 간 실무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며 실행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 SK이노, AI·데이터센터 품고 '에너지 솔루션' 진화
SK이노베이션의 역할론은 달라진 사업 포트폴리오와 맞물린다. SK E&S와의 합병으로 기존 정유·화학에 액화천연가스(LNG)·전력·재생에너지·수소 사업을 더했고, 미국 테라파워와는 나트륨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에너지 솔루션과 AI 데이터센터용 전기화 솔루션까지 더하면서 한일 에너지 협력에서 검토할 수 있는 사업 접점도 한층 넓어질 수 있다.
최 회장은 이같은 변화를 울산콤플렉스(CLX)를 포함한 SK이노베이션 전체의 사업 전환으로 설명했다. 석유 수요가 줄어들 경우 울산CLX의 부지와 설비, 인력 등 기존 자산을 새로운 사업에 활용하는 방향도 제시했다.
실제 포럼 전날 울산 AI 데이터센터와 울산CLX를 찾아 현장의 AI 전환(AX) 현황을 직접 살피기도 했다. 울산CLX에서는 구성원들이 AI를 활용해 만든 애플리케이션과 신규 솔루션 시연을 확인했다.
최 회장은 "(울산CLX 내) 방문한 곳마다 자기 애플리케이션을 어떻게 쓰고 새로운 솔루션을 만드는지 봤고 직원들이 스스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시연하는 것도 봤다"며 "굴뚝이라고 AI를 안 쓰는 것은 아니고 AI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7월 현재 추진 중인 100MW급 데이터센터에 900MW를 추가해 총 1GW 규모로 확대하는 계획을 내놨다.
최 회장은 "저도 빅테크를 만나고 회사의 다른 사람들도 계속 만나면서 (AI 데이터센터 관련) 협력 진척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가고 있다"며 "특히 울산은 거의 900MW까지 다 왔고 그게 다 끝나면 곧 발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용량을 채울 글로벌 빅테크 수요 확보와 전력망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의가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취지로 읽힌다.

◇ "수익 못 내면 AI 버블"…제조 데이터 스케일업 특명
제조AX와 시민 생활 속 AI 활용 등을 다룬 이날 포럼 세션을 끝까지 지켜본 최 회장은 마지막 클로징 스피치에서 데이터 플랫폼을 제조AI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았다. AI 기술 자체보다 이를 학습·활용할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모으고 규모를 키우느냐가 경쟁력을 가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제조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고 사업화할 주체를 만들어야 자생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봤다.
최 회장은 "울산 데이터를 다 모으게 되면 결국 대한민국 전체를 다 모으게 되고 필요하면 일본으로 가든 중국에서 데이터를 사오든 필요한 데이터 스케일을 크게 만들면 만들수록 제조AI 성공 확률은 훨씬 커진다"며 "빨리 시작하지 않으면 누군가 우리가 쫓아갈 수 없는 스케일로 가버리고 나면 제조AI 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산업을 바라보는 기준도 넓혔다. 기존에 강조해온 스피드(Speed)·스케일(Scale)·세이프티(Safety)에 비즈니스모델과 지속가능성을 더해 막대한 투자를 실제 수익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AI 사업이 자체적으로 돈을 벌어 다시 투자하는 구조를 만들지 못하면 현재의 대규모 투자 경쟁 역시 지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리소스를 다 넣고 리턴이 별게 없다면 이 자체가 버블처럼 다 꺼진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AI 산업이 돈을 벌어 투자까지 하는 구조여야 지속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울산의 미래상으로는 제조업과 시민 생활 전반에 AI를 접목한 'AI 네이티브 시티'를 제시했다. 제조AI와 데이터를 활용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시민 개개인에게 AI 에이전트를 제공해 복지·건강·교통·교육·일자리 등 생활 수요를 보다 세밀하게 파악하자는 구상이다. SK텔레콤(SKT)은 이날 개인 맞춤형 공공·복지 정보와 생활 서비스를 연결하는 실행형 AI 에이전트 '모두의 AI'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약 100만 명의 울산 시민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 보호를 전제로 시민별 수요를 정밀하게 파악해 연간 약 6조원 규모인 울산시 예산의 효율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청년층에는 사고력과 공감 능력, 변화에 대응하는 적응력, 몸으로 직접 익히는 기술을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으로 제시하며 대학과 기업의 교육·채용 방식에도 변화를 주문했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울산포럼은 울산의 미래를 지역사회와 함께 고민하자는 최태원 SK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후 기업과 지역사회가 울산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함께 논의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2026 울산포럼은 '리딩 AX, 스마트 라이프 울산(Leading AX, Smart Life 울산)'을 주제로 열렸다. 최 회장을 포함해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윤병석 SK가스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김종화 SK에너지 겸 SK지오센트릭 사장, 손현호 SK디스커버리 사장, 김종우 SKC 사장 등 SK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와 김상욱 울산시장, 이영해 울산시의회 의장, 이윤철 울산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 WAVE서 차세대 신기술 밀착 점검…분산에너지엔 질문도
최 회장은 포럼과 연계해 열린 'WAVE 2026(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 전시장도 둘러봤다. SK 부스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관련 설명을 듣던 중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에 관심을 보였고, 소개 화면을 직접 터치하며 관련 내용을 유심히 살폈다. 구성원들이 개발한 AI 에이전트 활용 사례와 사업장을 자율 순찰하는 대형 드론, 작업자가 직접 조종해 설비의 녹·부식 등을 확인하는 점검용 드론도 차례로 확인했다.
울산관에서는 지역 기업과 연구기관의 인재 양성·연구개발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현대자동차 부스에서는 '디 올 뉴 아반떼'에 탑승해 현대차의 대형언어모델(LLM) 기반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Gleo)' 시연을 지켜봤고, HD현대 부스에서는 건설기계 시뮬레이터를 직접 체험했다. 인터엑스와 고려아연 전시도 둘러봤다.
다른 부스에서 주로 설명을 듣거나 기술을 체험한 것과 달리 SK멀티유틸리티 부스에서는 울산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사업에 질문을 던졌다. 부유식 해상풍력과 산업단지형 태양광, 구역전기·집단에너지 등을 활용하는 지역 분산에너지 구축 방향을 살피고, "동서발전이랑은 어떻게 하는 거냐", "같이한다는 거냐" 등을 물으며 한국동서발전과의 협력 관계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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