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 몰라도 AI로 3일 만에 야구게임 뚝딱”…서버 열자 3만명 몰렸다

손종욱 기자 2026. 9. 13.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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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에 원하는 기능을 말로 설명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바이브코딩'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고 있다.

폭우로 일을 잠시 쉬게 되자 직접 해보고 싶은 야구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과 문구 작성, 디자인, 코딩, 수치 검증을 여러 AI에 나눠 맡겼다.

A씨 역시 "AI는 코딩과 반복 작업에는 강하지만, 게임의 재미와 실제 야구에 맞는 기록인지를 판단하고 균형을 잡는 일은 직접 해야 했다"며 "디자인에도 AI 특유의 표현이 남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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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 배운 적 없는 일반인, AI와 협업해 단기간에 게임 제작부터 서비스까지
1분기 신규 앱 출시 전년비 최대 104% 껑충…1인 개발 앞당긴 ‘바이브코딩’ 열풍
진입장벽 낮아졌지만…철저한 보안 점검과 독창적 사후 관리가 차별화 관건
프로그래밍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직장인, 자영업자가 야구 게임을 만들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게임 ‘더 루키 : 고교야구선수 키우기’, ‘이번 생은 야구다’ 갈무리


인공지능(AI)에 원하는 기능을 말로 설명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바이브코딩’이 아이디어를 현실로 옮기고 있다. 프로그래밍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 없는 자영업자가 직접 야구게임을 만들고, 퇴근한 직장인이 구상해 온 게임을 만든다. 개발 문턱이 낮아진 만큼 결과물을 검증하고 이용자 반응에 맞춰 개선하는 역량이 중요해진다.

13일 경기일보 취재에 따르면 AI를 통한 앱 개발이 간편화하며 올해 들어 앱 출시도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앱피겨스는 올해 1분기 전 세계 애플 앱스토어·구글플레이 신규 앱 출시가 전년 동기보다 60%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4월 들어선 전년 대비 104%까지 늘어났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AI로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공개하는 챌린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 ‘byun_daeseng’은 한 줄의 지시문으로 게임을 구현하고 결과물을 보완하는 영상을 올리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와 마인크래프트, 메이플스토리, 크레이지 아케이드 등 기존 게임을 소재로 삼았다. 12일 기준 해당 챌린지 영상 22개의 누적 조회수는 800만회를 훌쩍 넘었다.

경남 거제에서 일하는 자영업자 ‘거제갈매기’(닉네임) 씨는 AI를 활용해 야구선수의 성장과 은퇴를 다루는 게임 ‘이번 생은 야구다’를 개발 시작 사흘 만에 공개했다. 그는 간단한 홈페이지를 제작해본 경험은 있지만 게임 개발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다. 폭우로 일을 잠시 쉬게 되자 직접 해보고 싶은 야구게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기획과 문구 작성, 디자인, 코딩, 수치 검증을 여러 AI에 나눠 맡겼다.

혼자 즐기려던 게임은 야구 커뮤니티에 소개되며 이용자가 늘었다. 서버를 연 뒤 2주가 넘은 12일 기준 1만 8천529명이 게임을 진행했다.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후원금도 100만원을 넘어섰다.

지금도 약 14만명에 달하는 가상 선수를 시뮬레이션하며 게임 내 수치를 조정하고 있는 그는 “AI가 없었다면 코드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이런 식의 대량 시뮬레이션과 반복 검증까지 혼자 해볼 생각은 하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NS에서 큰 인기를 모은 바이브코딩을 활용해 게임을 제작하는 인스타그램 유저의 모습. 인스타그램 ‘byun_daeseng’ 갈무리


직장인 A씨도 AI를 활용해 약 1년간 ‘더 루키 : 고교야구선수 키우기’를 개발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기본적인 코딩은 할 수 있었지만 혼자 게임을 만들 역량은 없었다. 선수 능력치가 경기에서 어떻게 나타나야 할지 직접 기획한 뒤 클로드 코드로 구현하고, 이미지와 음악 등은 용도별 AI 도구로 제작해 검수했다.

평일에는 최소 5시간을 개발에 쓰고 출퇴근길에도 직접 플레이하며 오류를 점검했다. A씨는 “AI 없이 지금 수준의 게임을 혼자 만드는 건 불가능했을 것”이라 말했다.

7월17일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누적 접속 40만회를 넘어섰다. A씨가 제공한 운영 통계에 따르면 9월12일 기준 순 이용자는 3만 2천179명, 총 플레이타임은 8만 1천476시간에달한다.

두 사람이 게임 개발에 활용한 예산은 1달에 40만원~60만원 수준. 다른 개발자를 고용해 게임을 만든다면 예산이 몇 배는 더 들었을 것이다.

AI 남용으로 인해 저품질 AI 영상이 범람하자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는 지난달 21일 AI 슬롭 근절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했다. 반크 제공


한국바이브코딩협회 회장인 문형남 숙명여대 융합국제학부 교수는 이러한 변화를 ‘개발의 민주화’로 설명했다. 아이디어가 있어도 개발 인력과 비용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개인이 AI와 협업해 기획부터 개발·테스트·출시까지 수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순 없다. 게임을 만든 뒤에는 운영이라는 과제도 남았다. 거제갈매기 씨는 서버 설정을 수정하다 중요한 값을 백업하지 않고 덮어써 이용자들의 로그인이 한꺼번에 풀리는 일을 겪었다. 공식 계정으로 접속이 안 된다는 문의가 쏟아졌다. 그는 “문제가 생겼을 때 사용자에게 설명하고 복구하는 과정을 거치며 책임지는 일은 결국 사람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 역시 “AI는 코딩과 반복 작업에는 강하지만, 게임의 재미와 실제 야구에 맞는 기록인지를 판단하고 균형을 잡는 일은 직접 해야 했다”며 “디자인에도 AI 특유의 표현이 남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안상 문제도 뒤따른다. 문 교수는 “AI가 만들어준 코드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해서 안전한 코드라는 보장은 없다”며 “중요한 서비스일수록 보안 점검과 테스트, 개인정보 보호, 코드 리뷰 등에서 전문가의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슷한 기능과 화면을 갖춘 앱이 늘어날수록 제작자의 경험과 전문성이 차별화의 바탕이 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정 이용자의 불편을 깊이 이해하고, 실제 반응을 받아 서비스를 계속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AI로 하루 만에 앱을 만드는 것보다 실제 사용자의 반응을 듣고 수십 번 개선하는 과정이 훨씬 중요하다”며 “AI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개인이 축적한 경험과 전문성, 관점까지 똑같이 복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손종욱 기자 hand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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