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자식 죽으니 30년 만에 나타난 엄마…“사망보험금 달라” [어쩌다 세상이]

전종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p@mk.co.kr) 2026. 9. 13.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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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한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키우지 않았다고 해서 상속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개정 민법은 직계존속이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공동상속인이 법원에 그 사람의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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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하고 양육비·교류 없던 엄마
아들 사망하자 상속인으로 나타나
전처에 상속권 상실 청구한 아버지
법원, ‘구하라법’ 적용…상속권 박탈
[연합뉴스]
이혼한 부모 중 한쪽이 자녀를 키우지 않았다고 해서 상속권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함께 살지 않고 연락도 하지 않고 양육비 한 푼 보태지 않았어도 법적으로는 여전히 부모입니다. 그래서 자녀가 세상을 떠나면 수십 년간 얼굴 한 번 비추지 않았던 부모도 상속인으로 나타나 재산을 받아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최근 민법이 개정돼 상속권 상실 제도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관련해 최근 판결 사례를 소개합니다.

A씨는 80년대 결혼해 아들을 낳았습니다. 열심히 생계를 꾸려가던 중 아들이 초등학교에 가기 전 아내인 B씨와 협의이혼을 하게 됐고, B씨가 양육을 포기하면서 A씨가 아들을 홀로 키우기로 했습니다.

이혼 당시 A씨는 아들을 보고 싶을 때 언제든 보러 와도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B씨는 제대로 아들을 찾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아들이 안쓰러워 직접 아들을 데리고 B씨를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B씨는 오히려 반가운 기색 없이 매몰차게 A씨와 아들을 돌려보냈습니다. 그 이후로도 B씨는 아들이 성년이 될 때까지, 그리고 그 이후로도 아들과 특별한 교류를 갖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성인이 된 아들은 안타깝게도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습니다. 그러자 미혼이었던 아들의 상해사망보험금이 문제가 됐습니다. 민법상 상속인은 직계존속인 A씨와 B씨 두 사람이었습니다. 30년 가까이 아들을 홀로 키운 A씨와 이혼 후 단 한 번도 찾아오지 않은 B씨가 나란히 상속인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A씨는 법원에 B씨를 상대로 상속권 상실을 청구했습니다. B씨가 미성년자였던 아들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개정 민법은 직계존속이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한 경우, 공동상속인이 법원에 그 사람의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A씨의 청구를 전부 받아들였고, 결국 B씨는 아들의 상속인 지위를 잃어 남은 재산은 온전히 A씨에게 돌아가게 됐습니다.

부모 자격을 스스로 저버린 사람이 자녀의 죽음 앞에서 상속인으로 돌아오는 상황은 그동안 법으로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을 제한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개정된 상속권 상실 제도는 바로 이런 경우를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자녀를 사고로 잃은 경우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사망보험금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며 “상대방이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저버린 경우라면 먼저 상속권 상실 소송을 통해 상대방이 상속받을 권리를 상실시키는 과정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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