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에 갇힌 ‘국민 커피’… 수출 족쇄 찬 ‘맥심’의 속앓이

나경연 2026. 9. 13. 05: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점유율 90%의 압도적인 '국민 커피' 타이틀도 글로벌 진출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이때 맺은 합작계약에 따라 맥심 등 주요 커피 브랜드의 해외 상표권과 판권은 몬델리즈 측이 갖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상표권과 판권 문제로 공식적인 해외 수출은 막힌 상황이지만, 계속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에 맞는 제품을 확대하고, 캡슐커피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맥심 커피. [연합뉴스]


점유율 90%의 압도적인 '국민 커피' 타이틀도 글로벌 진출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설립 당시 외국계 파트너사와 맺은 합작 계약이 수출 발목을 잡는 '상표권 족쇄'로 남았기 때문이다.

K-푸드가 해외 시장을 발판으로 성장하는 사이 국내 커피 시장 1위 동서식품은 내수에 발이 묶였다.

주력 브랜드 '맥심'과 '카누'가 국내에서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췄지만, 동서식품의 지주사인 ㈜동서의 합작투자사 몬델리즈가 상표권과 판권을 소유하고 있어 직접 수출이 제한돼 있다. 설상가상으로 동서식품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마저 축소되면서 서둘러 새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위기감은 더 커졌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농식품과 농산업을 합친 'K-푸드+' 수출액은 83억2000만달러(약 11조160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농식품 수출은 63억달러로 5.2%, 농산업 수출은 20억1000만달러로 5.5% 늘었다.

국내 식품기업들이 내수 부진을 수출로 돌파하고 있지만 동서식품은 수출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처지다. 회사 설립 때 만들어진 합작 지배구조 때문이다.

동서식품은 지난 1968년 ㈜동서와 글로벌 식품기업 제너럴푸드가 지분을 각각 50%씩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다. 이후 제너럴푸드는 크래프트푸즈홀딩스에 인수됐고, 사명은 몬델리즈홀딩스로 바뀌었다. 두 회사는 몇 번의 지분 변동을 거쳤고, 그 결과 ㈜동서와 몬델리즈가 지분을 절반씩 갖게 됐다.

동서식품을 대표하는 맥심, 맥스웰 등의 커피 브랜드는 회사 설립 당시 제너럴푸드와의 제조기술 제휴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이때 맺은 합작계약에 따라 맥심 등 주요 커피 브랜드의 해외 상표권과 판권은 몬델리즈 측이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동서식품이 직접 제품을 수출하거나 해외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비해 동서식품 후발주자들은 K-푸드 열풍에 올라타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믹스커피 시장 2위인 남양유업은 믹스커피 브랜드 '프렌치카페'와 '루카스나인'을 앞세워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일부 해외 소매점에서 동서식품의 맥심·카누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이는 동서식품의 공식 수출품은 아니다. 보따리상이나 병행수입업자들이 국내 유통 물량을 해외로 가져가 판매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이 계속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도 동서식품의 고민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 규모는 2023년 1조3243억원, 2024년 1조3038억원, 2025년 1조2299억원으로 매해 감소 중이다. 동서식품은 인스턴트커피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는 만큼 시장 축소에 따른 매출 감소 여파가 크다.

동서식품은 국내 시장의 성장 둔화와 해외사업 제약이라는 이중고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 식품기업들이 국내 시장의 한계를 해외 매출 확대로 보완하는 것과 달리 동서식품은 잘나가는 상품을 제쳐 두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다시 찾아야 하는 처지다.

동서식품이 최근 캡슐커피 사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 2023년 자체 캡슐커피 시스템인 '카누 바리스타'를 출시하고, 머신과 전용 캡슐뿐 아니라 네스프레소·돌체구스토 호환 제품까지 확대하며 홈카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상표권과 판권 문제로 공식적인 해외 수출은 막힌 상황이지만, 계속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커피 취향에 맞는 제품을 확대하고, 캡슐커피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