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일대 ‘18회 퀴어문화축제’…반월당역선 맞불 집회도

조윤화 2026. 9. 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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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에서 열린 '제18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올해는 포토부스와 만들기 프로그램 등 체험형 부스를 확대해 참가자들이 행사장에 보다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신경 썼다"며 "폐현수막을 줄이기 위해 각 참여 단체가 현수막을 한 장씩 준비하도록 했는데, 제각기 다른 디자인이 모여 만들어 낸 다채로운 모습이 오히려 다양성을 존중하는 퀴어문화축제의 성격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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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기념중앙공원 앞 66개 부스 마련
강은희 교육감도 현장 찾아
1㎞ 떨어진 반월당선 맞불 집회
12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에서 열린 제18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행사장이 참가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조윤화 기자

12일 오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에서 열린 '제18회 대구퀴어문화축제' 현장. 평소 차량이 오가던 도로에는 다양한 굿즈와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66개 부스가 들어섰다. 참가자들은 부스를 오가며 성소수자 권리 증진의 의미를 담은 굿즈를 나누고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축제를 즐겼다.

12일 제18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서 부산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가 마련한 부스를 찾은 참가자가 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12일 제18회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스님들이 합장하고 있다. 조윤화 기자

이날 행사에는 대구뿐 아니라 광주와 인천, 부산 등 전국 각지의 단체들도 부스를 마련했다. 부산대 성소수자 동아리 '케세라' 회원 11명도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대구를 찾았다. 이들은 보석십자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참가자들이 마카로 도안의 칸을 하나씩 채워 무지갯빛 물결을 완성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이유정(25) 케세라 대표는 "여러 참가자가 한 칸씩 색칠하며 함께 무지개를 완성하는 방식"이라며 "각자의 작은 참여가 모여 하나의 큰 물결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처음으로 부스를 마련한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도 눈길을 끌었다. 익명을 요구한 위원회의 한 스님은 "불교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어떠한 편견이나 차별도 없다. 누구든 성적 지향이나 인종 등을 이유로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축제장을 찾은 개인 참가자들도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부산에서 혼자 온 김모(여·19)양은 "SNS를 통해 축제를 접한 뒤 언젠가 꼭 한번 와보고 싶었다. 마침 수시 전형도 끝나 용기를 내 대구를 찾았다"고 했다.

경남 양산에서 연인과 함께 온 김모(32)씨는 "보수적인 도시로 알려진 대구의 거리 한복판에서 이런 축제가 열린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내는 가시성은 중요하다"면서도 "도로를 이용하지 못해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들었고, 부스 밖을 지나는 일부 시민의 차가운 눈초리도 느껴졌다"고 말했다.

12일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 앞에서 열린 제18회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찾은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한 학생의 요청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조윤화 기자

배진교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장은 "올해는 포토부스와 만들기 프로그램 등 체험형 부스를 확대해 참가자들이 행사장에 보다 오래 머물 수 있도록 신경 썼다"며 "폐현수막을 줄이기 위해 각 참여 단체가 현수막을 한 장씩 준비하도록 했는데, 제각기 다른 디자인이 모여 만들어 낸 다채로운 모습이 오히려 다양성을 존중하는 퀴어문화축제의 성격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 현장에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강 교육감은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퀴어문화축제 현장을 직접 둘러보라는 권유를 받아 찾아왔다"며 "생각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12일 오후 대구 중구 반월당역 인근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 반대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퀴어(동성애)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조윤화 기자

같은 날 오후 2시쯤 축제장에서 약 1㎞ 떨어진 대구 도시철도 반월당역 인근에서는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측이 맞불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4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참가자들은 '퀴어(동성애)' 반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퀴어 축제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김영환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사무총장은 "퀴어문화축제가 극심한 교통 혼잡과 사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도로에서 개최해야 할 만큼 중대한 행사인지 의문"이라며 "시민 3만4천여 명이 축제 반대 서명에 참여한 만큼 집회 신고가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도로 개최를 허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다시 생각해볼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반대대책본부 측은 양측 참가자 간 충돌을 막기 위해 신중한 행동을 당부했다. 주최 측은 안내방송을 통해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퀴어문화축제 참가자들과 충돌이 생기지 않도록 말과 행동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거듭 안내했다.

조윤화기자 truehwa@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