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향으로 여는 추석 한 상…내국양조 능이주·송이주 [이복진의 술래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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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추석 상차림에 어울리는 전통주를 찾는다면 충남 논산 내국양조의 능이주와 송이주가 눈에 들어온다.
능이주는 능이버섯 특유의 구수하고 은은한 감칠맛을, 송이주는 송이버섯에서 연상되는 싱그러운 솔잎과 숲의 향을 중심에 둔다.
전 박사는 송이주에서 솔잎·송순·허브·적사과 향이 풍부하게 느껴지고, 입안에서는 스파이시한 후추와 감초 계열의 뉘앙스가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내국양조는 능이주와 송이주 외에도 '내국동주'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술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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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추석 상차림에 어울리는 전통주를 찾는다면 충남 논산 내국양조의 능이주와 송이주가 눈에 들어온다. 이번 ‘이복진의 술래잡기’에서는 내국양조의 대표 술인 능이주와 송이주를 놓고 이복진 기자와 전통주 소믈리에 전진아 박사가 각각 시음했다.
두 술은 모두 알코올 도수 13도의 살균약주다. 버섯을 활용해 서로 다른 향과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능이주는 능이버섯 특유의 구수하고 은은한 감칠맛을, 송이주는 송이버섯에서 연상되는 싱그러운 솔잎과 숲의 향을 중심에 둔다. 가족이 함께하는 명절 식탁에서 육전, 불고기, 생선구이, 나물 등 한식과 두루 어울릴 만하다.

능이주는 잔에 따르면 연한 노란빛과 누룽지색에 가까운 색감을 드러낸다. 코를 가까이 대면 곡물과 누룽지를 떠올리게 하는 구수한 향이 먼저 올라오고, 뒤이어 은은한 버섯 향이 이어진다. 입안에서는 곡물의 구수함과 능이버섯 특유의 감칠맛이 부드럽게 퍼진다.

전진아 박사는 능이주에서 곡물·버섯·허브·청사과 향을 느꼈다. 부드러운 단맛과 풍부한 감칠맛, 은은한 쌉싸름함의 균형이 좋고 목넘김도 매끄럽다는 평가다. 전 박사는 단맛을 5점 만점에 3.5점, 신맛을 3점, 바디감을 3.5점으로 봤다. 여운은 중간 정도로 이어진다.
능이주의 구수하고 부드러운 맛은 육전이나 냉수육의 질감을 한층 살리고, 고기에서 오는 느끼함도 덜어준다. 훈제오리와 훈제보쌈, 나물류, 맑은 모시조개탕, 바지락술찜처럼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 있는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송이주는 능이주보다 향의 인상이 더욱 선명하다. 연한 황금빛을 띠는 술에서 솔잎과 송순, 허브를 닮은 산뜻한 향이 올라온다.
이복진 기자는 적사과의 상큼함과 함께 대추 또는 금귤을 연상시키는 향, 은근한 매콤함도 느꼈다. 맛은 약간 달콤하지만 무겁지 않고, 산도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한다. 식사 전 입맛을 돋우는 식전주로 마시기 좋으며, 차갑게 준비하면 산뜻한 인상이 더욱 또렷해진다.

송이주는 고등어구이처럼 비린 향이 남을 수 있는 생선 요리를 산도로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해산물 세비체와 육회, 송이버섯구이, 불고기, 잡채 등과도 잘 맞는다. 특히 향을 살린 버섯구이나 간장 양념의 불고기와 함께하면 술의 향긋함과 음식의 감칠맛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두 술의 성격은 비교적 뚜렷하게 갈린다. 능이주는 곡물과 버섯에서 오는 구수함, 부드러운 질감, 감칠맛이 중심이다. 반면 송이주는 솔잎·송순·허브 계열의 싱그러운 향과 산뜻한 산미가 강점이다.
같은 버섯을 활용한 전통주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잔에서 드러나는 개성은 다르다. 능이주는 전과 고기, 국물 요리처럼 따뜻하고 구수한 명절 음식과 어울리고, 송이주는 생선구이와 해산물, 식전 음식에 곁들이기 좋다. 두 술을 함께 준비하면 한 상 안에서 서로 다른 맛의 대비를 즐길 수 있다.
버섯 향을 낯설게 느낄 수 있는 소비자도 있지만, 두 제품 모두 향이 과도하게 치고 나가기보다 쌀술의 부드러운 질감 위에 자연스럽게 얹히는 편이다. 전통주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도 비교적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담은 내국동주
내국양조는 능이주와 송이주 외에도 ‘내국동주’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술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 제품은 ‘하늘’, ‘바람’, ‘별’, ‘시’ 4종이다. 양조장은 이들 제품을 묶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세트도 판매하고 있다.
내국동주는 윤동주 시인의 시집 제목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하늘’은 오크를 침출한 45도 보리소주, ‘바람’은 20도 쌀소주다. ‘별’은 올벼, 즉 찐 찹쌀로 빚은 15도 약주이며, ‘시’는 딸기로 만든 13도 과실주다.
버섯 약주부터 쌀 증류주와 과실주까지 폭넓게 갖춰, 명절 선물과 가족 모임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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