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가 부른 ‘키 맞추기’…강남의 ‘상승 바통’ 강북이 받았다

김희진 시사저널e 기자 2026. 9. 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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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는 지역이 강남권에서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강남·서초 아파트 가격이 4주 연속 하락한 반면, 성북·중랑·노원 등은 한 주 만에 0.5%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서울 평균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고가주택 대신 중저가 주택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가운데, 강남권에서는 세 부담을 의식한 매물까지 나오면서 서울 집값의 지역별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어 "반면 강남·서초는 최근 세제 개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지역"이라며 "주택 가격이 높은 만큼 보유세 부담도 크기 때문에 세금 납부 여력이 부족한 고령자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급매 위주의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최근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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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서초 집값 4주 연속 하락…성북·중랑·노원은 0.5%대 상승
고가주택 세·대출 부담 커져…외곽 전세→매매 전환 수요 가세

(시사저널=김희진 시사저널e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는 지역이 강남권에서 중저가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강남·서초 아파트 가격이 4주 연속 하락한 반면, 성북·중랑·노원 등은 한 주 만에 0.5% 이상의 상승률을 나타내면서 서울 평균 상승률을 끌어올렸다. 대출 규제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고가주택 대신 중저가 주택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가운데, 강남권에서는 세 부담을 의식한 매물까지 나오면서 서울 집값의 지역별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최근 서울 집값 상승세가 성북구와 노원구, 금천구 등 강북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성북구,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 '온도 차'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다섯째 주(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상승했다. 직전 주 0.29%보다 상승 폭은 0.07%포인트 줄어들었지만 오름세는 이어졌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7.56%로 지난해 같은 기간 4.83%보다 2.73%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서울 평균이 상승세를 이어간 것과 달리 강남권은 약세가 뚜렷해졌다. 강남구는 전주 -0.11%에서 -0.41%로 낙폭이 0.30%포인트 확대됐고 서초구도 -0.05%에서 -0.23%로 하락 폭을 키웠다. 두 지역 모두 4주 연속 하락세다. 송파구 역시 상승률이 0.09%에서 0.01%로 낮아지며 보합권에 근접했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전주 0.03% 상승에서 0.12% 하락으로 돌아섰다.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은 서울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성북구가 0.54%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고 이어 중랑구 0.52%, 노원구 0.50%, 강북·강서구 각각 0.45%, 관악구 0.43%, 동대문구 0.42%, 구로구 0.41% 등이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23곳이 상승했고 강남·서초만 하락했다.

이 같은 흐름은 한 주에 그치지 않는다. 직전 주에도 중랑 0.56%, 성북 0.55%, 강북 0.55%, 도봉·노원 0.54% 등 외곽 지역이 0.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남(-0.11%)과 서초(-0.05%)는 3주 연속 하락했다. 외곽 강세와 강남권 약세가 수 주째 이어지면서 서울 주택시장의 상승 주도 지역이 달라지는 흐름이다.

월간 통계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1.14% 오른 가운데 중랑구 2.25%, 성북구 2.08%, 노원구 1.95%, 강서구 1.86%, 구로구 1.81% 등 비강남 지역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다.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739만원으로 처음으로 16억원을 넘어섰다. 강북 14개 구 평균 아파트값은 11억8129만원으로 전월보다 1249만원 올라 강남 11개 구의 상승액 1226만원을 웃돌았다.

대출 규제에 따른 가격대별 수요 이동이 서울 외곽 지역의 가격 상승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가주택일수록 대출 한도가 낮아져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는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주택은 대출 활용 여력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가주택을 중심으로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면서 실수요자뿐 아니라 갈아타기 수요도 자금 부담이 덜한 중저가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 81%가 15억원 이하

실제 거래도 대출 활용 여력이 상대적으로 큰 15억원 이하 주택에 집중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15억원 이하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은 81.2%로 전월보다 4.9%포인트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 10건 중 8건 이상이 15억원 이하 가격대에서 이뤄진 셈이다.

거래시장에서도 15억원 이하 중저가 지역의 신고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성북구 길음동의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면적 59㎡는 9월5일 15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전월 최고 거래금액(15억원) 대비 9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중랑구 면목동의 '라온프라이빗' 전용 68㎡는 8월20일 11억5700만원에 손바뀜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4월 10억7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4개월 만에 8700만원 뛴 것이다.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한 '태릉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는 8월17일 14억4500만원에 거래되며 같은 달 14일 거래된 금액(13억4800만원)에서 9700만원 올라 처음으로 14억원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대출 규제에 따른 자금 조달 여건뿐 아니라 전세시장과 세제 변화도 서울 아파트값의 지역별 흐름을 가르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전세 매물이 줄어든 외곽 지역에서는 전세 수요 일부가 매매로 전환되면서 중저가 주택의 수요를 뒷받침하는 반면,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권에서는 세 부담을 의식한 매물이 나오면서 가격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가격 측면에서 보면 대출이라는 사다리를 상대적으로 활용하기 쉬운 15억원 이하 주택에 매수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서울 외곽 지역은 전세 매물도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든 상황이어서 전세 물량을 구하지 못한 수요가 매매로 전환되면서 중저가 주택의 가격을 밀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강남·서초는 최근 세제 개편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는 지역"이라며 "주택 가격이 높은 만큼 보유세 부담도 크기 때문에 세금 납부 여력이 부족한 고령자 등을 중심으로 매물이 나올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급매 위주의 손바뀜이 이뤄지면서 최근 가격 하락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거래 비중이 1월 12.9%에서 4월 15.2%, 5월 16.1%까지 오르며 고가주택 막판 매도 흐름에 동참했다가 8월에는 9.1%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반대로 성북·중랑 등 중저가 지역은 상대적으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며 강남 3구 외 비중이 8월 기준 90.9%까지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남권은 과세 강화와 대출 규제로 상급지 쏠림 현상이 숨을 골랐다"며 "반면 전월세 가격 불안과 매물 부족의 강도가 높고 대출이 좀 더 나오는 비(非)강남권은 수요 감소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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