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가 급등에 '전시법' 동원…정유능력 확대 검토

이은서 기자 2026. 9. 1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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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물자생산법 활용 여부 논의 중
유가 안정이 중간선거 성패 가를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전쟁 여파로 기름값 폭등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해 자국 내 정유 능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로이터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미국 정유업체 10여곳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논의가 이례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백악관이 가격 안정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DPA 활용 방안을 실제로 추진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향후 추가 논의를 거쳐 최종 방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DPA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물자의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민간 기업에 생산을 요청하거나 정부 차원의 자금 지원 등을 할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폭넓은 권한을 부여하는 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4월에도 미국의 원유 생산과 정유·운송 인프라 확충에 DPA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신규 정유공장을 짓는 것보다 기존 시설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설비를 추가하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공장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데다 완공까지 수년이 걸리는 만큼, 연방정부의 자금을 기존 정유시설 개선에 투입하는 편이 단기간에 공급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취지다.

미국 정유업계가 처한 여건도 녹록지 않다. 현재 미국 정유공장 가동률은 98%에 가까워 추가 생산 여력이 크지 않다. 지난 10년간 수익성 악화로 일부 정유시설이 폐쇄되면서 전체 정제능력도 줄었다. 주요 정유시설이 멕시코만 연안에 편중돼 있다는 점 역시 공급망 측면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급등한 기름값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지난 10일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 11일 기준 평균 소매가격은 갤런당 6.06달러로, 1년 전 3.71달러보다 63.3% 올랐다. 휘발유 평균 가격도 갤런당 4.29달러까지 상승했다.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2.98달러와 비교하면 44.0% 높은 수준이다.

국제유가를 둘러싼 불안 요인도 이어지고 있다. 중동에서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 차질이 지속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까지 겹치면서 공급 불안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정유능력 확대의 성패를 가늠할 첫 사례로는 텍사스주 브라운스빌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거론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약 50년 만에 추진되는 미국 신규 정유공장 프로젝트로 브라운스빌 사업을 직접 언급했다. 다만 해당 사업이 DPA에 따른 연방정부 지원 대상이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은서 기자 eun96@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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