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P 안 올리면 배신감 들 정도 된 9월 회의 [트럼프 스톡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중동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홍해까지 번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재차 넘어선 데다 이에 영향을 받은 물가지수까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15~16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을 전날 72.4%에서 86.5%로 높여 잡았다.
선거가 우선인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무력화하는 동안, 연준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발을 맞출지가 단기적으로 투자의 최대 변수가 됐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중동 전선 홍해까지 번지며 유가 100달러대
美경윳값도 최고치...농사·물류·난방 ‘비상’
관세 전쟁에 선거용 ‘배당금’까지 혼란 가중
PPI·CPI 낮지 않아...국채 금리는 이미 급등
9월 인상 확률 86.5%...안 올리면 시장 충격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수직 상승하고 있다. 중동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홍해까지 번지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재차 넘어선 데다 이에 영향을 받은 물가지수까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내 휘발유·경유(디젤) 가격도 덩달아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국채와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수세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를 이기면 성인 한 명당 5000달러(약 670만 원)을 나눠주겠다”는 폭탄 공약까지 내놓았다. 금리 인하를 강력히 원한다면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치명적인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 정책을 예고한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연준이 이달 금리를 동결할 경우 더 큰 충격을 받을 정도로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만약 이번에도 연준이 금리를 동결한다면 인플레이션 목표를 사수하겠다는 케빈 워시 의장의 의지에 대한 신뢰도 곧장 실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는 걸프 지역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해법을 이란과 직접 논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약세로 전환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과 이란의 외무장관은 오만의 주선으로 오는 14일 살랄라에서 회동하기로 했다. GCC 6개국과 이란의 고위급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2월 28일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걸프 국가들이 직접 출구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유가가 반락했지만, 시장 참여자들은 완전히 안도하지 못했다. 중동 전선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홍해 인근까지 확대된 탓에 브렌트유와 WTI가 각각 2.81%, 2.37%나 떨어졌는데도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AP통신 등은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의 주요 항구인 모카를 점령한 지 하루 만에 바브엘만데브 해협 내 요충지인 페림섬(마윤섬)까지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은 10일 페림섬에서 철수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티 반군 무장대원들이 바브엘만데브 해안선을 따라 배치되고 있다. 페림섬은 바브엘만데브 해협 한가운데서 물길을 나누는 전략적 요충지다.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뒤부터 홍해 수송로에 원유 수출을 의존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8월 원유 공급은 하루 평균 600만 배럴로 7월보다 230만 배럴 감소해 30여 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10일 두 차례 전화해 후티에 대한 공습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보도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도 11일 GCC 6개국 회동과 관련해 “미국의 해상 봉쇄와 경제 전쟁 등 공격적인 행동과 불법적인 개입이 계속되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자 미국 내 경유 가격도 사상 처음으로 갤런(약 3.79ℓ)당 6달러를 돌파했다. 유가정보 업체 가스버디는 10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갤런당 6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미국자동차협회(AAA)도 11일 경유의 평균 소매가격이 갤런당 6.06달러를 기록했다고 확인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갤런당 3.71달러에 비해 63.3%나 높은 가격이다.

경유뿐 아니라 국제유가에 연동하는 휘발유 평균 소매가격도 4.29달러까지 올랐다.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이란 전쟁 직전까지만 해도 2.98달러에 불과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11일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경유 가격이 중대한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다.
유가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니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11일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7월 대비 0.4%, 전년 대비 3.4%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에는 부합했으나, 연준의 목표치(2.0%)는 대폭 웃돌았기에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7월보다 0.3% 올라 시장 예상치 0.2% 상승을 웃돌았다. 게다가 10일 공개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7월보다 0.4%, 지난해 8월보다 5.4% 각각 상승해 CPI보다 더 가파르게 올랐다. PPI가 CPI의 선행지표로 평가받는 도매 물가이고 국제유가도 최근 들어 빠르게 상승했음을 감안하면, 소비자물가의 오름폭이 8월보다 9월에 더 클 수 있는 셈이다.
기름값 부담이 늘어난 탓에 이날 나온 미국 미시간대 9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도 8월 51.7보다 크게 내린 47.8로 조사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51.4도 밑돌았다. 이 수치가 그대로 확정될 경우, 이는 지난 5월의 44.8에 이어 역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 된다. 세부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1년과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8월 4.0%, 3.3%에서 9월 4.6%, 3.4%로 각각 높아졌다. 지수 집계를 관장하는 미시간대의 조안 슈 디렉터는 “소비자들이 유가 상승과 무역 긴장 고조로 가계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우려 확산으로 미국 국채 금리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11일 글로벌 채권시장의 추종지표(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0.027%포인트 상승한 4.971%로 올라 ‘마의 5%’에 한 발 더 근접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도 0.080%포인트 오른 4.630%에 거래를 마쳤다. 그나마 미국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가 되는 30년물은 0.003%포인트 내린 5.358%로 마감했는데, 시장에서 평가하는 금리의 심리적 저항선 5%는 여전히 크게 웃돌았다. 미국 재무부가 10일부터 국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기존 20억 달러에서 60억 달러로 늘렸음에도 부작용이 지속됐다. 지난달 사상 처음 40조 달러를 돌파한 연방정부 총부채 증가세와 유가 상승세가 그대로인 까닭이었다. 9일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지난달 29일~이달 4일 30년 만기 주담대 금리가 6.85%를 나타내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주담대 금리는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27일만 해도 5.98%에 불과했다.

월가가 이달 금리 인상 예측으로 돌아서 데 기름을 부은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트럼프 배당금’이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공화당이 하원과 상원을 모두 이긴다면 미국의 모든 성인에게 5000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에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서 “내가 뭔가를 말할 때 그건 진심”이라며 “5000달러 배당금은 미국인이 마땅히 받을 것이기 때문에 실현될 것이니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선심성 현금 살포 정책까지 내걸면서 인플레이션을 사전에 차단해야 할 필요성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구상이 재원 마련 대책도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미국 성인 2억 4000만 명에게 5000달러를 나눠주려면 최소 1조 2000억 달러가 필요하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가 1년 동안 갚는 이자 비용이나 국방비 1년치에 맞먹는 규모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NBC에서 미국에 오길 원하는 다른 나라 부자 10만 명이 500만 달러씩 내면 5000억 달러를 확보할 수 있다며, 이른바 ‘플래티넘 카드’를 거론했다. 플래티넘 카드는 500만 달러를 내면 외국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고도 미국에 연간 270일을 체류할 수 있는 제도다. 러트닉 장관은 또 재원과 관련해 지난해 8월 인수한 인텔 주식의 가격이 현재 5배 올랐다며 “500억 달러 이익을 봤다”고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에서 관세 수입을 언급했다. 현재 미국의 관세 수입은 연간 2000억 달러 안팎에 그치고, 이마저도 2월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로 상당분이 기업에 환급되고 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은 11일 블룸버그TV에서 의회를 통한 예산조정 절차를 거론했는데, 이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납세자의 돈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러트닉 장관의 말과 배치되는 아이디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사설에서 “터무니없는 액수”라며 “노골적인 매표 행위”라고 비판했다.
7월 24일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12.5%의 대체 관세를 부과한 뒤에도 캐나다 등과 계속 무역 전쟁을 벌이는 점도 인플레이션에는 불안 요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미 투자를 조건으로 반도체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연일 압박하고 있다.
이달 연준이 시장의 기대대로 금리를 인상할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 “인플레이션 둔화 징후가 뚜렷하다”고 보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연준 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인사들도 적지 않은 까닭이다. 분명한 것은 연준이 금리를 또 동결할 경우 시장이 이전보다 실망감을 크게 내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동결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7월 29일 FOMC 회의 직후에도 뉴욕 증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방관한다는 실망에 1.5~2.2%나 급락했다. 채권시장의 ‘자경단(Vigilante)’이 투매에 나서면서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더욱이 워시 의장은 지난달 28일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연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미팅) 때 “기저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지 않으면 할 일을 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스스로 꽤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메시지를 던져 긴축에 대한 시장 기대치를 그 사이 더 높였다.
국제적으로도 한국의 금융통화위원회가 7~8월 2연속으로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10일 유럽중앙은행(ECB)이 3대 정책금리를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시장은 일본은행(BOJ)도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 ‘1.0% 정도’에서 한 차례 더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거가 우선인 트럼프 대통령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무력화하는 동안, 연준이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에 발을 맞출지가 단기적으로 투자의 최대 변수가 됐다.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
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로또 1등 12억’ 기쁨도 잠시…당첨금 나눠준 형은 동생을 찔렀다
- “한국 관광객 때문에 못 살겠다” 민원 쏟아지더니…‘민박 규제’ 칼 빼든 도쿄
- 추석 앞두고 2650억 푼다…“어플 켜고 줄 서세요” 통 크게 쏜다는 ‘이 지역’
- “제니야 제발 떠나라” 난리 났다…아디다스 불매 운동에 날벼락 맞았다는데
- “이 정도일 줄이야” 전기차로 갈아탔더니 생긴 일…1년에 200만원 아낀다
- “민망해서 어떻게 입어” 말 나오더니 결국…찬밥 신세 된 레깅스, 주가 급락에 ‘비명’
- 카페서 60대 여성 시신 나왔는데…“내일부터 정상 영업” 소름 돋는 공지
- “여보, 나 1등이래” 복권 긁다 ‘싸한 느낌’…5억원 대박 터진 사연
- “독일이 전쟁을 원한다” 폭탄 발언 나왔다…세계대전까지 언급, 도대체 무슨 일?
- ‘이효리 남편’ 이상순, 건강 이상으로 활동 중단…“정밀검사 기다리는 중” 무슨 병이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