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서비스도 ‘품질 경쟁’…“우수 사업자에 인센티브 확대해야”

배현정 2026. 9. 12.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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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SS 설립 10주년 세미나…민관협력 산업생태계 모색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KHSS) 설립 10주년 기념 세미나
주택의 경쟁력이 입지와 시설에만 머물지 않고 입주 이후 제공되는 주거서비스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거서비스의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인증제를 활성화하고, 우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금융·기금 등의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공공임대에서 축적한 품질평가 체계를 인증제로 발전시켜 민간과 공공의 주거서비스 수준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KHSS)는 1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설립 1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었다. ‘민관협력을 통한 주거서비스 산업생태계 조성’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주거복지·부동산 분야 학계와 공공기관, 민간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거서비스 인증제 개선부터 고령자 주거서비스 산업화, 노인복지주택 운영 사례까지 아우르며 주거서비스의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KHSS는 2016년 주거서비스의 학술적 개념을 정립하고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했다. 강순주 KHSS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AI 기술의 급부상, 초고령사회 진입, 1인 가구 증가와 청년 주거 문제 등 거대한 환경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공공의 안정적인 제도적 지원과 민간의 혁신적인 기술·서비스 역량이 결합할 때 지속 가능한 주거서비스 산업 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우 한국주거복지포럼 이사장은 주거서비스의 역할이 더욱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이사장은 “급속한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 지역소멸과 주거취약계층 확대 등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며 “앞으로의 주거서비스는 주거공간을 중심으로 돌봄·복지·건강·커뮤니티·지역사회·스마트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사람 중심의 통합적 서비스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첫 세미나에서는 주거서비스 인증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송재형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차장은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주거서비스 인증제의 운영 현황을 소개하며 인증이 단순한 자격 획득을 넘어 사업자 간 서비스 품질 경쟁을 유도하는 장치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2025년 HUG와 한국부동산원이 실시한 주거서비스 인증은 예비인증 31건, 본인증 42건, 갱신인증 38건 등 총 111건이다. 본·갱신인증 80건 가운데 최우수 24건, 우수 44건으로 상위 두 등급이 85%를 차지했다. 인증제가 자리 잡으면서 사업자들이 더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경쟁이 나타나고 있지만, 등급 간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평가지표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재 최우수 인증 단지는 갱신 신청을 한 차례 면제받을 수 있고, 우수·최우수 등급에는 기금 출자심사 때 가점이 주어진다. 송 차장은 인증 유인을 높이기 위해 기금 출자심사의 가점 폭과 적용 기간을 확대하고 보증료 우대 등 실질적인 혜택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인증 대상을 소규모 단지와 고령자 주택 등으로 넓히고, 고령자 주거의 경우 식사·생활지원·응급안전·돌봄 등 특성을 반영한 별도 평가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공공임대에서 시행 중인 주거서비스 품질평가를 인증제로 발전시키자는 제안도 나왔다. 조인숙 KHSS 연구원장은 LH가 2019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주거서비스 품질평가 사례를 소개했다. LH는 입주민과 현장,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평가지표를 개선하고 전문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민간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운영을 확대해왔다.

장용동 한국주거복지포럼 상임대표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서는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참석자들은 공공에서 축적한 주거서비스 모델을 민간으로 확산할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비용 부담을 해결하지 못하면 지속 가능한 서비스가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초기 시설비보다 식사·생활지원 등 서비스를 장기간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고령화에 맞춰 주거서비스를 새로운 산업으로 키우기 위한 논의도 이어졌다. 두 번째 세미나에서는 윤영호 KHSS 공동상임대표가 ‘주거서비스 산업의 구조 전환: 정책·복지에서 산업·시장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민간의 고령자 주거서비스 비즈니스 모델과 공공의 케어안심주택 운영 전략 등도 함께 다뤄졌다.

마지막 세미나에서는 동해약천온천실버타운과 굿네이버스 미래재단의 더네이버스타운, 백운호수 푸르지오 숲속의 아침 등 실제 노인복지주택의 운영 사례가 소개됐다. 고령자 주거에 건강·돌봄·커뮤니티 등을 어떻게 결합하고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로 만들 것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논의를 관통한 화두는 ‘주택 공급 이후’였다. 집을 얼마나 공급하느냐를 넘어 입주자가 그 안에서 어떤 서비스를 받으며 살아갈 것인지가 주거정책과 주택산업의 새로운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품질을 평가할 인증체계와 사업자의 참여를 끌어낼 인센티브, 지속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할 사업모델 등이 과제로 꼽혔다.

기조연설을 맡은 하성규 KHSS 명예이사장은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 명예이사장은 “중앙정부만으로 주거서비스 국가가 될 수는 없다”며 “중요한 것은 민간이다. 주거서비스의 관리·운영을 민간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문 주거서비스 기업 육성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주거·복지·의료 연계 등을 향후 과제로 제시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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