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10년 묵혀도 소용없다”…연금수령 절세법 [머니 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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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을 한 번에 찾을까,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옮겨 연금으로 받을까.
박은희(사진) KB국민은행 골든라이프센터 부산센터장은 "IRP에 퇴직금을 오래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절세 기간이 쌓이지 않는다"며 "실제 연금수령을 시작한 시점부터 기간이 계산되는 만큼 은퇴 뒤 현금흐름에 맞춰 인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만 55세 이후라면 퇴직금을 IRP로 수령한 뒤 필요한 생활비만 꺼내 쓰고 나머지는 연금으로 나눠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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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초과 수령분 세 부담 더 낮아져
계좌 보유기간 아닌 인출기간 따져야
“퇴직금·세액공제 IRP는 따로 관리”
“은퇴 전 TDF, 수령기엔 현금 확대”

퇴직금을 한 번에 찾을까, 개인형퇴직연금(IRP) 계좌로 옮겨 연금으로 받을까. 은퇴 이후 현금흐름과 세금 부담을 가르는 선택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20년 넘게 수령하는 경우 세 부담이 더 낮아졌다. 퇴직금 인출 시점과 기간을 촘촘히 설계할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박은희(사진) KB국민은행 골든라이프센터 부산센터장은 “IRP에 퇴직금을 오래 넣어두는 것만으로는 절세 기간이 쌓이지 않는다”며 “실제 연금수령을 시작한 시점부터 기간이 계산되는 만큼 은퇴 뒤 현금흐름에 맞춰 인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퇴직금 설계의 첫 기준은 퇴직 시점의 나이다. 만 55세 이전에는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을 수 없어 목돈이 필요하면 일시금으로 찾아야 한다. 이때 연말정산 세액공제용으로 운용하던 IRP와 퇴직금을 받을 계좌를 분리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박 센터장은 “세액공제용 IRP에 퇴직금까지 함께 넣었다가 급전이 필요해 계좌를 해지하면 퇴직소득세는 물론 과거 세액공제분과 관련한 세 부담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 55세 이후라면 퇴직금을 IRP로 수령한 뒤 필요한 생활비만 꺼내 쓰고 나머지는 연금으로 나눠 받을 수 있다. 연간 연금수령 한도 안에서 인출하면 퇴직소득세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박 센터장은 “일시금과 연금의 비율은 보유 자산, 부양가족, 국민연금 수령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며 “향후 몇 년간 쓸 생활비와 비상자금을 먼저 떼어놓고 남은 퇴직금의 수령 기간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금 절세에서 가장 흔한 착각은 IRP에 돈을 넣어둔 기간이 길수록 혜택도 커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퇴직금을 연금으로 받으면 실제 수령 기간 10년 이내에는 일시금 수령 때 내는 퇴직소득세의 70% 수준이 적용된다. 11년째부터 20년까지는 60% 수준으로 낮아진다. 올해부터는 실제 연금수령 기간이 20년을 초과한 인출분의 세 부담이 일시금의 50% 수준으로 더 낮아졌다.
중요한 것은 계좌 보유 기간이 아니라 실제 인출 기간이다. 박 센터장은 “퇴직금을 IRP에 넣은 채 10년을 기다려도 연금수령을 개시하지 않으면 절세 기간은 시작되지 않는다”며 “매년 연금으로 인출해야 수령 기간이 쌓인다”고 강조했다.
개인연금도 노후 생활비의 보완 수단이다. 세액공제 납입금과 운용수익은 연금으로 받을 경우 연령에 따라 3.3~5.5%의 연금소득세가 적용된다. 박 센터장은 “퇴직연금만으로 생활비가 부족하다면 개인연금을 연간 1500만 원 이내에서 함께 꺼내 쓰는 방식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퇴직금은 은퇴 전까지는 불릴 돈이지만 은퇴 후에는 생활비가 될 돈이다. 박 센터장은 “은퇴 전에는 주식 등 성장 자산을 일부 담되 연금 수령기에는 병원비·생활비처럼 바로 쓸 돈을 현금성 자산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 운용이 어렵다면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활용을 권했다. 박 센터장은 은퇴까지 시간이 남았다면 주식과 채권 비중이 6대4 수준인 TDF 2040을, 은퇴 후에는 안전자산 비중이 높은 TDF 2025·2030을 예로 들었다. 그는 “퇴직금을 예금에만 넣어두면 물가를 이기기 어렵고 반대로 고위험 자산에 집중하면 손실을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연금 수령 시기와 투자 성향에 맞춰 자산 비중을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센터장은 연금을 통상 퇴직연금, 개인연금, 국민연금 순으로 수령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생기는 ‘소득 크레바스’는 퇴직연금으로 메우고 부족분은 개인연금으로 보완하는 식이다. 국민연금은 최대 5년 조기 또는 연기 수령이 가능한 만큼 건강 상태와 다른 소득원을 따져 시기를 정해야 한다.
건강보험과 상속 문제도 확인해야 한다. 퇴직연금 수령액과 운용수익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판단할 때 소득 요건에 반영되지 않는다. 다만 연금을 다 받기 전 사망하면 IRP에 남은 돈은 상속재산이 되는 만큼 가족에게 남길 자산까지 고려해 인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박 센터장은 “퇴직금은 단순한 목돈이 아니라 은퇴 후 생활을 떠받칠 현금흐름”이라며 “세금뿐 아니라 생활비, 건강보험, 상속까지 함께 놓고 인출 기간과 운용 방식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stop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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