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단수의 세상읽기] 명당

2026. 9. 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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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방식이 변하면서 장례 문화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흔히 명당이 자손의 부와 명예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아무리 좋은 명당이라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삶 자체가 가장 큰 명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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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단수 김효성 명상가
삶의 방식이 변하면서 장례 문화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조문을 다니다 보면 안타까운 장면을 종종 마주한다. 고인을 보내는 슬픔보다 장례 절차와 묘지 문제를 두고 가족들이 언성을 높이는 모습이다. 마지막 길을 함께 배웅해야 할 시간에 마음이 갈라지는 모습을 보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예전에는 매장이 당연한 선택이었다. 좋은 땅을 찾아 조상을 모시는 일을 자손의 도리로 여겼고, 풍수에 밝은 지관의 도움을 받아 명당을 찾는 데 많은 정성을 기울였다. 그러나 지금은 화장과 납골당, 수목장이 자연스러운 장례 문화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시대가 바뀌면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형식을 선택했느냐보다,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 길을 준비하느냐일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명당이 자손의 부와 명예를 결정한다고 믿는다.

나 역시 오랜 시간 많은 무덤과 사람들의 사연을 접하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망우리 일대를 둘러볼 때마다 묘한 평안함을 느끼곤 했다. 이름 없이 살아간 사람들, 시대를 견디며 한평생을 묵묵히 살아낸 이들이 함께 잠든 곳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그곳에서는 화려함보다 고요함이 먼저 다가왔다. 반면 세월이 흐르며 흔적조차 사라진 무덤들을 볼 때면 이름 없이 잊혀 간 영혼들의 안타까움이 마음 한편에 오래 남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잠든 국립묘지를 찾을 때마다 여러 생각이 교차했다.

영혼의 세계에는 높고 낮음이 없다고 믿는 나에게는, 죽음 이후에도 신분과 위치로 구분되는 모습이 때로는 낯설게 다가오기도 했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영적인 교감 속에서 느낀 감정일 뿐,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한 것은 어느 곳에 잠들어 있든 고인을 향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은 변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가끔 더 큰 복을 얻기 위해 조상의 묘를 옮겨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나는 그럴 때마다 쉽게 답하지 않는다.

욕심이 앞선 이장은 기대와 달리 더 큰 근심을 가져오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자리에는 오랜 시간 쌓인 기운과 인연이 있고, 사람이 함부로 계산할 수 없는 질서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복은 억지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태도 속에서 자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명당이라 하더라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꽃도 계절을 지나면 지고, 아무리 단단한 산도 오랜 시간 앞에서는 모습을 바꾼다. 세상에 영원히 완전한 자리는 없다.

그래서 죽은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최고의 땅을 찾는 것이 아니라, 편안히 쉬기를 바라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살아 있는 사람도 욕심을 내려놓을 때 비로소 평안을 얻는다.

하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 영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화려한 명당이 아니라 조용히 기억해 주는 한 사람의 마음일지도 모른다.

욕망은 잠시 머물다 사라지지만, 진심은 오래도록 남는다.

오늘을 성실하게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삶 자체가 가장 큰 명당이 된다.

[신단수 김효성 명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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