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애플 말고 뭘 사지?", 빌리 빈에게 배우는 '머니볼 투자법'[인치범의 주식투자 부트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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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영화 <머니볼>(2011)에서 피터 브랜드(조나 힐)가 빌리 빈(브래드 피트) 단장에게 새로운 선수 평가 시스템을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가치 투자의 관점에서 본 초보 투자자의 문제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초보 투자자들이 자신이 사고파는 주식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매매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만 투자자가 꾸준한 관찰과 공부로 해당 주식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이것이 현재의 가격 등락을 인내할 수 있는 심리적인 버팀목이 됩니다.
그래서 가치 투자자는 "이 주식이 오를까?"라는 질문보다 스스로 이것을 물어볼 줄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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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브랜드: "통계를 우리가 해석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다른 누구도 볼 수 없는 선수들의 가치를 찾아낼 겁니다." ( "Using the stats the way we read them…We'll find value in players that nobody else can see" ) < 영화 <머니볼>(2011)의 대사 >
야구 영화 <머니볼>(2011)에서 피터 브랜드(조나 힐)가 빌리 빈(브래드 피트) 단장에게 새로운 선수 평가 시스템을 설명하는 장면입니다. 이 영화는 당시 야구계의 통념과 달리, 통계를 새롭게 해석해 기존 평가에서 저평가된 선수들의 가치를 찾아내고 제한된 예산으로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든 실화를 영화화한 것입니다.
영화 속 빌리 빈은 실존 인물로 미국 프로야구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Oakland Athletics)의 단장이었습니다. 그는 1997년 단장으로 취임한 뒤 '뛰어난 재능에 비해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수들을 발굴해 경쟁력 있는 팀을 만드는 전략'을 추진했습니다.(단장 재임 기간: 1997년 10월 17일~2015년 10월 4일)
'실력이 좋으나 연봉이 상대적으로 적은 선수들로 팀을 만드는 전략'. 제게는 가치투자에 대해 말해 주는 것처럼 들립니다. 가치가 높으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식을 매수하는 가치투자 방식과 닮아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가격이라는 환상을 넘어 가치의 본질을 분석하고 투자 의사 결정에 반영하는 '가치투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매일 이용하는 PC와 스마트폰은 매 순간 주가 정보를 쏟아냅니다. 투자자는 이에 끊임없이 반응합니다. 어떤 때는 안도하고 어떤 때는 불안해합니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반응은 더욱 커집니다. 변동성이 심한 장세나 완연한 하락 장세 들어서면 매수한 주식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이 사라집니다. 이른바 '닥치고 투자' 에 동조했던 이들이 '어쩌지 이거'라며 시름이 깊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이익을 확정지으려 조급하게 매도 버튼을 누릅니다. 손실이 커지면 손절매(Stop-loss)를 못한 채 '손실의 비대칭성 늪'에 빠집니다. 흔히들 말하는 '비자발적인 장기 투자자'가 되어 버립니다.

물론 투자자의 신중한 판단과 상관없이 주가는 출렁입니다. 다만 투자자가 꾸준한 관찰과 공부로 해당 주식의 가치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이것이 현재의 가격 등락을 인내할 수 있는 심리적인 버팀목이 됩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지난 칼럼(7화)에서 언급했던 일상의 관찰 사례 등을 다시 보겠습니다. '새로운 화장품이 유행하면 올리브영 앱의 인기 순위가 먼저 바뀝니다. 인기를 끄는 새로운 패션 브랜드는 무신사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식문화가 변하면 컬리의 인기 상품이 달라집니다. 생활 소비 습관이 달라지면 쿠팡의 베스트 상품도 빠르게 바뀝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저 평범한 소비일 뿐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는 이를 미래 트렌드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초기 신호(signal)로 읽어냅니다.'
피터 린치는 개인투자자가 생활 속에서 기업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을 중요한 투자 기회로 제시했습니다. 매일 사용하는 제품, 주변 사람들이 반복해서 찾는 브랜드, 내 쇼핑리스트에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 어느 순간 눈에 띄게 늘어난 서비스가 가치 투자 아이디어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좋아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있다고 그 회사 주식을 바로 사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주식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훈련 중 하나가 <가격과 가치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주가는 매초 움직이지만, 기업의 경제적 가치는 대체로 천천히 변합니다. 물론 실적이나 경쟁환경, 미래 전망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면 기업의 가치도 빠르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워런 버핏이 자주 인용한 표현이 있습니다.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 이처럼 가격은 시장에서 지금 거래되는 숫자입니다. 반면 가치는 기업이 앞으로 만들어낼 이익과 현금흐름,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바탕으로 투자자가 추정하는 경제적 가치입니다.
둘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별개의 것도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기업이 만들어내는 경제적 성과는 주가에 영향을 줍니다. 다만 시장 가격이 언제, 얼마나 정확하게 그 가치를 반영할지는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치 투자자는 "이 주식이 오를까?"라는 질문보다 스스로 이것을 물어볼 줄 알아야 합니다.

결국 가치투자에서 말하는 좋은 투자는 가치가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이해하고, 그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지 않은 가격에 자본을 맡기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가가 올랐는지 떨어졌는지만 볼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치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면밀하게 봐야 합니다. 즉 가격이 아닌 가치의 변화를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져야 합니다. "내가 투자한 기업의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고 있는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가가 오를 때도, 떨어질 때도 같은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식 가격은 매일 변합니다. 기업의 가치도 변합니다.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은 그 변화를 구분하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결국 가격의 환상을 넘어 가치의 본질을 바라봐야 합니다. 내가 만든 부를 어디에 맡길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가치투자의 여정입니다. 그리고 노동의 결실을 생산적인 자산으로 옮겨놓고, 시장의 변덕을 견디며 그 가치의 성장을 관찰하는 것. 이것이 부를 지키고 키워가는 투자의 정도(正道)일 것입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니 한번 꿰어보겠습니다. 영화 머니볼처럼 주식투자에서도 '제한된 돈으로 무엇을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글의 마무리에 앞서, 라임(Rhyme,각운)이 맞고 주식투자와 연관있는 두 단어 '머니 볼'과 '스노우 볼(Snowball)'을 연결시켜 보겠습니다. 워런 버핏의 스노우볼은 작은 눈덩이를 긴 언덕 아래로 굴리듯, 일찍 시작한 투자에 시간과 복리가 더해지면서 자산이 커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버핏은 이 비유를 통해 좋은 투자 대상뿐 아니라, 충분한 시간과 복리의 힘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즉 머니 볼이 '가치를 발견하는 기술'이라면, 스노우 볼은 '그 가치를 시간으로 키우는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연결해보면 머니볼의 관점으로 저평가된 <가치를 발견>하며, 스노우볼처럼 시간과 복리로 그 <가치를 키워가는 것>입니다. 다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하나의 인과 관계로 연결해 볼 수 있다는 것이지 각각의 단계가 같다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분석해 높은 가격에 매수하고 10년 동안 보유한다면 장기투자이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가치투자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가치투자자가 저평가된 주식을 샀지만 기업의 가치 대비 급격히 가격이 오르거나 반대로 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해 단기간에 매도한다면 가치투자지만 장기투자는 아닐 수 있습니다.
가치 투자자의 격언을 끝으로 마무리 짓겠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아는 것이, 똑똑해지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더 유용하다" ("Knowing what you don't know is more useful than being brilliant.") —찰리 멍거 (Charlie Munger), 2014년 2월, 데일리 저널(Daily Journal Corp) 연례 주주총회
[필자소개]
인치범 전무는 금융(삼성생명), IT(안랩, 한글과컴퓨터, SK커뮤니케이션즈), 유통(삼성테스코) 등의 분야에서 30년 간 일관되게 기업 커뮤니케이션 업무(PR·IR·ESG·CSR)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는 케이피아이투자자문에서 투자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관련 서적을 집필하는 데 힘쓰고 있다. '주식투자성공은 무엇보다 돈을 다루는 올바른 습관을 자동화하는 과정에서 비롯된다'는 지론을 갖고 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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