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부활했다지만 “반은 오디세이, 반은 쇼박스”

서영민 2026. 9. 12.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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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분기, 중국에선 숏폼 드라마 12만 편 이상이 공개됐다. 아무리 숏폼이래도, 스마트폰으로 대충 찍었을 수 있대도, 하루에 1,300편 이상이 나온단 게 가능할까? 싶지만 사실이다.

사실 오디세이 이전, 그러니까 7월까지의 수치만 보면 예년만 못했다.

2026년 1~8월 한국 영화 개봉 편수는 291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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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끝났다?

2026년 1분기, 중국에선 숏폼 드라마 12만 편 이상이 공개됐다. 아무리 숏폼이래도, 스마트폰으로 대충 찍었을 수 있대도, 하루에 1,300편 이상이 나온단 게 가능할까? 싶지만 사실이다. 비결은 AI다. 12만 편 넘는 영상 가운데 95%가 카메라도 배우도 없이 AI로만 만든 영상이다. 그러니까 중국에선 이제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짧으면 몇십초, 길어도 몇분인 영상을 보는 시대다.


'영화'가 끝난 것은 아닐 것이다. AI로 '딸깍'해서 만들 수 있으니까. 하지만 고급 카메라를 쓰고, 수백 명의 제작 인력을 동원해서 영화를 제작하던 시대, 무엇보다 '영화관의 시대'는 끝날지도 모른다.

사실 한국에서 이 트렌드가 시작된 건 2020년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다. 월별 관객 수를 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0년 3월 급감했던 관객은 2022년을 기점으로 조금 회복되나 싶었지만, 완전한 회복은 오지 않았다. 코로나 이전 수준은 결코 회복하지 못했다.

실제로 한국 영화산업은 코로나 이후 내내 힘들었다. 흥행 참패가 이어졌다. 개봉을 못 하니 후속 투자를 못 받고, 투자를 못 받으니 다음 작품을 못 만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자본은 넷플릭스 같은 OTT 드라마로 쏠렸다.

이건 지난달, 그러니까 2026년 8월이 되기 전까지의 얘기다.

자료 : 영진위 KOBIS


■ 코로나 이전 매출의 99%를 회복하다

반전이 일어났다. 2026년 8월까지의 누적 관객 수는 약 8,700만 명. 코로나 이후 최대치다. 특히 2021년 8월에 3,500만 명 수준까지 떨어졌던 걸 생각해 보면 두 배가 넘었으니, 회복세는 분명하다.

특히 앞서 월별 막대그래프에서 살펴봤듯(제일 마지막 빨간 막대기), 8월이 심상치 않다. 8월 관객 수는 1950만 명, 코로나 이후 최대치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 8월의 2,479만 명보다는 적어 보이지만, 관객 수가 아닌 매출로 보면 다르다.

자료 : 영진위 KOBIS


매출은 2,070억 원, 2019년의 2,089억 원의 99% 수준. 코로나 전 8월 성수기 수치에 거의 근접했다.

오디세이 한 편의 위력

비결은 딱 하나의 영화, '오디세이'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가 개봉한 게 8월 5일이다. 그리고 개봉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달성했다. 역대 8월 개봉 외화 최초의 천만 돌파다.


오디세이는 심지어 아날로그 영화다. 구하기도 힘든 70mm 아날로그 아이맥스 필름으로 100% 촬영했다. 특수효과도 최대한 배제했다. 바다 위 소용돌이는 배를 회전시켜 만들었고, 거인과의 전투는 원근법과 착시효과를 이용했다. 디지털의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듯한 이 영화문법이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돌려세웠다.

사실 오디세이 이전, 그러니까 7월까지의 수치만 보면 예년만 못했다. 7월까지 누적 관객 수(약 6,700만 명)는 2023년(약 7,200만 명)이나 2024년(약 7,400만 명)에도 미치지 못했고, 2019년(1억 3,100만 명)과 비교하면 겨우 51% 수준에 불과하다.

회복을 말하기 어려운 숫자였다가 오디세이와 함께 변화의 기점을 만들었다.

■ 배급사 '쇼박스' 천하

사실 오디세이 이전, 상반기에도 부활의 신호는 있었다. «왕과 사는 남자»가 관객 1691만 명, 매출 1631억 원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매출 1위에 올랐다. «군체»가 574만 명, «살목지»가 324만 명을 모으며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건 이 세 작품을 만든 곳이다. 배급사가 모두 쇼박스다. 상반기 배급 매출 점유율은 48.6%. 극장 티켓값의 절반 가까이가 한 회사의 작품들에서 나왔다. 신생 배급사로 시작해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쇼박스는 사실 2024년 «파묘»(1100만 명)로도 배급사 1위를 했었다. 업계에선 "짝수 해엔 쇼박스가 무적"이란 말이 나온다.


반갑긴 반가운데 마음이 편안하지만은 않다. 좋은 회사가 여전히 영화판에 있다는 이야기이긴 하지만, 쏠림이 심했다는 의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혹시 회복이 쏠림이었던 것은 아닐까?

■ 개봉 편수는 계속 줄고 있다

더 근본적인 흐름은 국산 영화 시장의 축소다. 한국 영화 개봉 편수는 계속 줄고 있다. 2026년 1~8월 한국 영화 개봉 편수는 291편이다. 코로나 이후(2020~2025년) 중 가장 적다. 2021년(552편) 이후 5년째 감소세다. 한국 문화의 영향력 확대에 따라 산업 전반에 투자가 늘어나면서 2021년까지도 개봉영화 수는 늘었지만, 이후 영화관의 암흑기에 꾸준히 줄었다. 그 하락의 추세는 사실 관객 수와 무관하게 계속 지속되고 있다.

클로드로 제작, 자료는 영진위 KOBIS


OTT가 한 축이다. 이제 평범한 드라마 영화나 중소형 작품은 넷플릭스를 이길 수 없다. 그 결과 영화 산업 전체가 대작 위주로 재편되고 있다. 만드는 영화는 줄고, 그 안에서 대작 몇 편이 시장을 떠받치는 구조다.

그래서 이 부활은 복합적이다.

극장의 힘은 아직 살아 있다. 한국 영화도 꿈틀대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가 최고 히트 영화에 등극했고, «오디세이»가 추세를 바꾼 점이 그 힘을 증명한다. 그 결과 코로나 전의 99% 수준에 육박했다.

그러나 산업의 흐름은 여전히 내리막이다. 개봉 편수는 5년째 감소 중이고, 회복을 이끄는 건 소수의 대작과 소수의 배급사일 뿐이다. 영화관의 시절은 돌아온 듯 보이지만, 아직 예전 그 생명력 넘치던 영화판이 돌아온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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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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